<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눌와)가 13년 만에 완간됐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사진)는 13년간 2500쪽 분량의 6권을 펴냈다. 도판만 2650여 개를 실었다. 유 교수는 17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연 기자회견 모두에 “이렇게 두꺼운 책이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제1권 ‘선사, 삼국, 발해’ 편을 시작으로 제6권 ‘조선: 공예, 생활·장식미술’까지 한국미술사 흐름을 정리했다. 출판사는 “한 명의 저자가 일관된 시각으로 한국미술 전반을 다룬 통사를 쓴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했다.
유 교수는 6권 ‘책을 펴내며’에 “회화사가 전공인 내가 한국미술사 전체의 통사를 쓴다는 것은 마치 피부과 의사가 의학개론을 쓰고, 민법학자가 법학개론을 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고 적었다. “타 분야사에 대한 많은 공부가 필요했고, 상반된 학설들을 일일이 소개하기 위하여 많은 설명이 필요했다”고 한다.
이번에 나온 제5권 ‘조선: 도자’는 “예로부터 한국미의 정수로 칭송되어 왔고, 그만큼 많은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조선 도자”를 분석한다. 유 교수는 “나는 회화사를 전공으로 삼았지만 정작 한국미술사의 진수를 느낀 것은 도자기였다. 항아리와 병에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시대양식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고 했다.
제6권은 “삶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인간 노력의 산물”인 공예를 들여다본다. 익명성 때문에 미술사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했던 장식화, 민화, 자수까지 미술사의 체제로 편입하며 다뤘다.
유 교수는 회견에서 “끝까지 미술사가로 기억에 남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