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감시·협력·비판···‘K컬처’ 키워내는 건 바로 나!

김종락 대안연구공동체 대표

<3> 서울 마포구립서강도서관 ‘지금, 여기 K-마포’의 재발견

서울 독막로 마포구립서강도서관은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명문이다. 지난 10년간 해마다 빠짐없이 프로그램을 열었다. 2018년 ‘인디, 지속 가능한 자가발전을 꿈꾸다’란 주제로 연 프로그램은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최우수상, 2020년과 2021년에는 잇달아 우수상을 받았다. 마포의 특성과 주민의 삶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며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인문학으로 자리 잡은 덕이다.

이 도서관이 ‘다시, 지금, 여기 K-마포’라는 주제로 열었던 2022년 프로그램도 마포라는 지역의 색깔과 주민의 삶이라는 화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을 담당한 송미선 사서에 따르면 마포는 한류, 혹은 이른바 K컬처의 중심이다. 디자인과 인디, 그리고 젊음으로 대표되는 홍대입구와 상수동, 한국 출판의 거점이자 중심인 연남동과 서교동, 최신 문화예술 콘텐츠가 생산되고 발신되는 디지털미디어시티, 그리고 머잖아 완공되는 한류공연 관광 콤플렉스 등은 마포를 넘어 K컬처의 핵심 인프라이기도 하다. 송 사서는 K컬처의 중심으로서 마포의 특색을 하나 더 꼽았다. 타 문화에 열려 있는 개방성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강의한 심두보 성신여대 교수님도 강조했습니다. K컬처가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중요한 이유가 혼종성, 즉 타 문화에 열린 태도 덕분이라고요.”

서울 마포구립서강도서관이‘다시, 지금, 여기 K-마포’란 제목으로 진행한 2022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중 동네의 재발견’ 탐방에 참가한 이들이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포구립서강도서관 제공

서울 마포구립서강도서관이‘다시, 지금, 여기 K-마포’란 제목으로 진행한 2022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중 동네의 재발견’ 탐방에 참가한 이들이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포구립서강도서관 제공

이 도서관이 K-마포란 이름으로 프로그램을 연 것은 K컬처의 중심이자 주역으로서 마포의 현재와 가능성을 재발견하기 위해서였다. <오징어 게임>이나 BTS로 대표되는 영화, 드라마, 음악은 물론이고 그림책, 문학, 클래식 음악, 음식 등 문화 전반에서 ‘K’가 붙는 장르들을 마포의 입장에서 인문학적으로 조명해 보자는 것이었다. 프로그램은 K컬처에 대한 북 큐레이션을 시작으로 전문가 초청 강연과 장르별 집중 강연, 문화 탐방 및 후속 모임 등으로 다채롭게 펼쳐졌다.

“전문가들의 집중 강연을 통해 듣는 한국의 음악과 그림책, 문학, 클래식 등은 놀랍고 감동적이었습니다.”

10개로 나눠 진행된 프로그램에 빠짐없이 참여한 서효숙씨는 세계로 뻗어가는 K컬처의 활약상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말한다. 국제 그림책 상에서 한국 작가들은 단골 수상자가 된 지 오래고, 수입만 하는 것으로 알았던 소설·시·에세이 등도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었다. 세계의 콩쿠르를 석권하는 K클래식의 활약상은 눈이 부셨고, 비빔밥과 불고기, 라면, 만두 같은 K푸드 또한 세계 MZ 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었다.

“K컬처에는 세 가지 차별성이 있습니다. 멀티 능력을 갖춘 생산자와 크리에이터의 탁월성, 지지자이자 감시자·협력자·비판자의 역할을 두루 갖춘 소비자의 차별성, 그리고 결과물의 신선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K컬처, 빛과 그림자’란 제목으로 강연한 강유정 강남대 교수의 말이다. K컬처가 지속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소비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도서관이 ‘K-마포’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한류 중심지인 마포 주민들이 좋은 소비자이자 K컬처의 주역으로서 역할도 감당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끝낸 뒤에 깊이 있는 독서와 사유를 유도하기 위해 후속 북 큐레이션과 동아리 구성 등에 관심을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마포 주민들도 이에 호응한다. 감시·협력·비판…

프로그램에 참가한 김근자씨는 “나처럼 보통 사람도 K컬처의 주역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도서관 등지의 인문학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며 공부해 K컬처의 멋진 지지자이자 예리한 비판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 도서관의 올해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에는 북 큐레이션 전시를 참관한 4500여명을 포함, 연인원 4800여명이 참여했다.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10년]지지·감시·협력·비판···‘K컬처’ 키워내는 건 바로 나!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10년]지지·감시·협력·비판···‘K컬처’ 키워내는 건 바로 나!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10년]지지·감시·협력·비판···‘K컬처’ 키워내는 건 바로 나!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10년]지지·감시·협력·비판···‘K컬처’ 키워내는 건 바로 나!
서울 마포구립서강도서관은 10년간 마포라는 지역의 색깔과 주민의 삶에 초점을 맞춘 인문학 프로그램을 해마다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올해 ‘다시, 지금, 여기 K-마포’라는 주제로 진행된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장면. 위에서부터 ‘동네의 재발견’ 상암동 하늘공원 탐방, K-그림책, K-푸드, K-컬처, K-클래식 강연, ‘동네의 재발견’ 증산로 문화비축기지 탐방. 서강도서관 제공.

서울 마포구립서강도서관은 10년간 마포라는 지역의 색깔과 주민의 삶에 초점을 맞춘 인문학 프로그램을 해마다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올해 ‘다시, 지금, 여기 K-마포’라는 주제로 진행된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장면. 위에서부터 ‘동네의 재발견’ 상암동 하늘공원 탐방, K-그림책, K-푸드, K-컬처, K-클래식 강연, ‘동네의 재발견’ 증산로 문화비축기지 탐방. 서강도서관 제공.


Today`s HOT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400여년 역사 옛 덴마크 증권거래소 화재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장학금 요구 시위하는 파라과이 학생들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케냐 의료 종사자들의 임금체불 시위 2024 파리 올림픽 D-100 솔로몬제도 총선 실시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