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여 갤러리 참여…동시대 현대미술 망라, 역사적 명작까지
프리즈 9일, 키아프는 10일까지 전시·판매
행사장 밖 즐길 만한 부대행사들 풍성…한국미술 주목 여부도 관심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술품 거래시장(아트페어) 개막을 앞두고 미술계가 분주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국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의 ‘프리즈 서울’과 국내 대표 아트페어인 한국화랑협회의 ‘키아프(Kiaf) 서울’이 다음달 6일 서울 코엑스에서 나란히 막을 올린다.
두 아트페어에 참여해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갤러리만 세계 330여 개에 이른다. 동시대 원로부터 신진작가의 다양한 장르 현대미술품을 중심으로 미술사에서 언급되는 유명 작가 작품들, 고대 유물까지 망라돼 새 주인을 찾는다. 작가와 컬렉터 등 국내외 미술계 관계자들도 모여들고, 아트페어 행사장 밖의 미술관·갤러리들에서도 특별전, 부대행사들이 열린다.
두 아트페어는 지난해 뜨거운 관심 속에 7만여 명이 찾았다. 거래금액도 수천억원 대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미술시장 불황 속에 이번 아트페어가 지난해의 흥행을 이어갈 수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작가, 작품들이 얼마나 주목받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프리즈, 올해도 ‘대박’날까
2회 째인 프리즈 서울은 6일 주요 인사 등 초청자 사전관람(VIP 프리뷰)으로 개막해 9일까지 열린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120여개 갤러리가 참여해 전시·판매 부스를 꾸린다.
본행사와 더불어 올해에도 특별 섹션으로 아시아지역 기반의 신생 갤러리들이 꾸미는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 고대 유물부터 희귀 서적·20세기 걸작 예술품을 한자리에 모은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 등이 마련된다. 지난해 큰 주목을 받은 프리즈 마스터스에는 세잔·프로이트·마티스와 피카소·르누아르·실레·윌리엄 터너 등이 종이에 그린 작품이 일괄 소개되는가하면 솔 르윗·온 카와라·로렌스 위너를 비롯해 데이비드 호크니·알렉스 카츠·루치온 폰타나 등 유명 작가 작품들이 선보인다.
또 13세기 크메르제국의 신상(神像), 인쇄문화사를 살펴볼 수있는 필사본·희귀 서적 등도 나온다. 갤러리 현대는 이성자 작가의 개인 부스를 마련한다. 프리즈 마스터스 디렉터인 네이슨 클레멘-질리스피는 “출품작들은 과거의 예술이 현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동시대 작품들과 상호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혜정 두산갤러리 수석큐레이터 등이 참여한 포커스 아시아는 작가 10명의 솔로 부스로 구성된다. 유신애·우한나 등 한국 작가와 유코 모리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프리즈 측은 주목할 만한 갤러리 부스 등으로 데이비드 코단스키 갤러리, 박서보·하종현·최욱경·정연두·양혜규 등의 작품을 소개하는 국제갤러리, 윤형근·정창섭·유영국·구정아 등의 작품을 선보이는 PKM갤러리, 이건용·요시토모 나라·로버트 나바·로렌스 와이너 등의 작품을 소개하는 페이스갤러리, 이불·서도호·성능경을 비롯해 다양한 세대·지역을 아우르는 작품을 소개하는 리만머핀, 최정화·이형구·김지영·최하늘의 작품 소개하는 P21, 캐서린 번하드·쿠사마 야요이·마마 앤더슨 등의 작품을 선보이는 데이비드 즈워너 등을 꼽았다.
이밖에 하우저앤워스는 필립 거스턴·루이즈 부르주아·존 체임벌린·조지 콘도 등의 작품을, 로빌란트 보에나갤러리는 15세기 종교화부터 18세기 베니스 풍경화, 피카소와 칸딘스키·브라크·샤갈 등 서양 근대회화의 선구 작가들, 제프 쿤스·데미안 허스트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프리즈 서울의 디렉터 패트릭 리는 “서울은 아시아에서 가장 흥미로운 예술 도시로 떠오르고 있고, 미술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며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도 다양한 작가·작품의 큐레이션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키아프, 한국미술의 역동성 알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이자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키아프 서울도 6일 사전 관람으로 개막한다. 프리즈보다 하루 더 문을 열어 10일까지 열린다. 국내 갤러리 130여개 등 모두 210개 갤러리가 참여해 1300여명 작가의 작품을 출품한다.
키아프는 본행사와 함께 ‘키아프 플러스’ ‘키아프 하이라이트’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 등 여러 섹션으로 구성된다. ‘키아프 플러스’는 젊은 갤러리들이 신진 작가들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본행사장에 마련됐다. 백향목(갤러리 스탠)·노아 엘 하켐(갤러리 아아)·캐스퍼 강(갤러리 구조)·필립 제럴드(투스데이 투 프라이데이)·야마노우치 요스케(비스킷 갤러리) 작품 등이 나온다.
신설된 ‘키아프 하이라이트’는 아트페어 참여 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하나다. 참여 작가들 중 20명을 선정해 작품을 소개한다. 이 중 3명의 작가에게는 ‘키아프 하이라이트 어워드’(가제)를 통해 창작지원금도 수여한다.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은 국내 뉴미디어 아트의 생생한 현황을 보여준다. 고휘·무니페리·문준용·스튜디오 아텍·신기운·이이남·이예승·장승효·최성록·한국미디어아트협회 소속 작가 그룹 등이 참여한다. 다른 특별전 ‘그대로의 색깔 고향’은 박생광·박래현의 작품을 통해 전통 채색화의 아름다움을 살펴본다.
본행사에서는 장승택(학고재)·이건용(리안갤러리)·백남준(표갤러리)·박서보(박여숙화랑)·이배(조현화랑)·윤형근(갤러리 BHAK)·이숙자(선화랑) 등 국내 유명 작가를 비롯해 안드레 마손(디갤러리)·세바스찬 쇼메론(화이트스톤갤러리) 등 해외의 다양한 장르 작품이 출품된다.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키아프 서울은 한국의 재능 있는 작가와 갤러리들을 국제 무대에 보다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보다 젊고 역동적인 작가와 작품들에 초점을 맞춰 소개한다”고 밝혔다.
행사장 안팎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풍성
아트페어 개막을 전후해 서울 곳곳에서는 갖가지 문화예술 행사들도 열린다. 키아프는 인천공항에서 ‘인천공항 특별전’을 열며, 프리즈 서울은 ‘프리즈 뮤직’, ‘프리즈 필름’ 등도 준비했다. 특히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한남동·청담동·삼청동에선 밤 늦게까지 전시 관람이 가능한 ‘한남 나이트’(5일) ‘청담 나이트’(6일) ‘삼청 나이트’(7일)가 이어진다.
키아프·프리즈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기획한 ‘토크 프로그램’도 7~9일 코엑스에서 열린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뉴미디어 아트의 오늘과 내일’ ‘아시아의 아트페어’ ‘미술계의 기후변화’ 등의 주제를 다룬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아트페어 기간 동안 해외 미술계 인사 18명이 국내 작가 12명의 작업실을 방문하는 프로그램 ‘2023 Dive into Korean Art: Seoul’을 추진한다. 한국 작가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다. 이희준·김지영·권혜원·류성실·김인배·민성홍·윤향로·심래정·이진주·홍승혜·박그림·이재이 등의 작업실이 방문 대상이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경매사 소더비와 협력한 전시 ‘러브 인 파라다이스: 뱅크시 앤드 키스 해링’ 전을 5일부터 11월까지 연다. 뱅크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Love is in the Bin’(2018)이 국내 처음 공개되는 등 뱅크시와 해링의 작품 30여점을 만난다. 앞서 1일부터는 ‘운석’을 주제로 한 ‘2023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도 마련된다.
세계적 갤러리 화이트 큐브는 아트페어 개막에 맞춰 5일 ‘화이트 큐브 서울’ 개관전을 연다. 서울 개관전에는 카타리나 프리치·트레이시 에민·크리스틴 아이 추를 비롯해 이진주 등 7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화이트 큐브 서울의 양진희 디렉터는 “서울관 개관에 따라 한국시장에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 등 활발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 경매사 필립스옥션은 1일부터 9일까지 특별전 ‘Briefly Gorgeous-잠시 매혹적인’을 송원아트센터에서 마련한다. 알렉산더 칼더·데이비드 호크니·헤르난 바스·스콧 칸을 비롯해 이유라·오세·김호재 등 30여명 작가 작품이 나온다. 필립스 측은 “거장들과 주목받는 작가 작품들을 함께 선보여 아시아 지역의 컬렉터·미술 애호가들에게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밖에 대다수 미술관·갤러리들도 ‘아트페어 특수’를 겨냥한 기획전, 각종 이벤트 등을 마련하고 있다.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