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필씨 “기획탈출은 탈북자에 더 고통 줘”

탈북자 취재 중 중국 공안에 체포돼 16개월간 억류돼오다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난 오영필씨(34·경향신문 7월10일자 6면 보도)가 일부 국내 단체의 ‘기획탈북’ 시도에 대해 위험성을 지적하는 양심선언을 했다.

오영필씨 “기획탈출은 탈북자에 더 고통 줘”

오씨는 “기획탈북은 궁극적으로 북한정권의 붕괴를 노린 것으로, 이로 인해 탈북자들은 더 큰 피해를 보게 된다”며 “기획탈북에 이용된 것이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두리하나선교회측은 “오씨의 주장은 탈북 문제의 본질을 도외시한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오씨는 13일 서울 내수동교회에서 경향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기획탈북을 계획하는 단체들은 북한 이주민들의 계속적인 탈출을 부추겨 북한정권의 몰락을 조장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북한과 중국의 외교관계를 어렵게 만들어 북한을 고립시켜 결국은 붕괴에까지 이르게 하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또 “기획탈북이 이뤄지면 중국의 탈북자 감시가 더 강화되고 탈북이주민들의 생활고는 자연스레 가중된다”며 “소수의 기획탈북 때문에 30만명으로 추산되는 탈북이주민들은 더 고단한 삶을 살게 된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같은 의도를 지닌 기획탈북에 철저하게 이용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귀국해 사건의 전말을 알고 보니 탈북자를 취재하기 위해 중국에 간 것이 아니었다”며 “일본 ㄷ방송사와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대표가 계획한 ‘기획탈북’에 철저하게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법원의 판결문, 일본 방송사가 맺은 각서를 공개하며 ‘천기원의 지시를 받고’ ‘ㄷ방송과 오영필은 합의했다’는 등의 문구를 증거로 제시했다.

오씨는 “탈북자에 대한 보다 깊은 문제의식과 고민 없이 이번 일에 참여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나와 함께 영사관에 진입하려다 체포된 5명의 탈북이주민들에 대해서도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천대표는 “오씨에게 처음부터 가지 말 것을 종용했으며 각서라고 하는 것도 ㄷ방송과 오씨의 독자적인 계약”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돈을 벌 목적으로 중국에 간 오영필씨가 기획탈북에 이용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오영필을 위한 대책본부’는 ㄷ방송에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하고, ‘기획탈북’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알리는 대국민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선근형기자 s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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