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마저 툭하면 연착

‘연착 잦은’ KTX. ‘세계 수준의 고속열차’를 부르짖어온 KTX가 운행시간을 지키지 못하면서 승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0일 철도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TX는 지난 4월 개통 이후 6월 말까지 6분 이상 연착한 경우가 987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운행횟수(1만1천6백70회)의 8.5%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6~9분 연착이 797회 ▲10~29분 연착 167회 ▲30~49분 연착 14회 ▲50분 이상 연착 9회 등이다.

철도청은 나머지 열차(1만6백83회, 91.5%)는 정시 또는 5분 이내 연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시에 도착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조금씩 연착한다는 게 승객들의 지적이다. 실제 서울역, 대전역 등 주요 역사의 전광판을 기자가 확인한 결과 정시도착을 의미하는 ‘0’으로 쓰인 경우보다는 ‘2’ ‘4’ 등으로 지체된 시간을 표시한 경우가 더 많았다.

‘연착 KTX’에 의한 승객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대전에서 사업을 하는 김모씨(39)는 지난 17일 오전 8시42분 대전역을 출발해 동대구로 가는 열차를 타려다 이 열차가 29분이나 연착하는 바람에 큰 낭패를 봤다. 김씨는 대전역측이 이 열차 대신 권유한 8시57분 KTX를 탔지만 이 열차도 10분 연착하는 바람에 거래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최근 한국에 1주일가량 머물면서 KTX의 연착을 경험했다는 한 일본인 관광객은 “일본의 신칸센은 거의 대부분 정시에 도착한다”며 “고속열차가 정시운행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철도청 관계자는 “KTX만 달리는 철로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 일반열차와 철로를 공동으로 쓰다 보니 운행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전|윤희일·이주영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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