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용 고무장갑 환경호르몬 검출

주방용으로 쓰이는 PVC(염화비닐) 소재의 국내 고무장갑과 일본 수입 고무장갑에서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하지만 PVC 장갑에서 검출되는 환경호르몬을 직접적으로 규제할 법적 장치가 미비해 보건 사각지대란 지적이 일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의 소비자리포트는 올해 1월24일부터 2월7일까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9개 회사 제품의 고무장갑을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국내 ㅁ사의 신소재 주방용 고무장갑과 일본 수입제품인 ㅇ사 고무장갑에서 다량의 내분비 교란물질인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검출된 물질은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디에탈헥실프탈레이트(DEHP·일명 DOP)와 최근 새로운 환경호르몬 의심물질로 떠오른 디에틸헥실아디페이트(DEHA)이다.

소비자리포트에 따르면 ㅁ사의 장갑에서는 DEHP가 19만2천ppm, DEHA는 3만1천1백73ppm이 검출됐고 ㅇ사의 장갑에서는 DEHP가 36만6천4백30ppm이 나왔다.

DEHP는 플라스틱에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첨가되는 무색무취의 불용성 물질로 인체에 흡수될 경우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며, DEHA는 미국 환경보호청 등에서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이들 고무장갑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을 직접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다만 이번 검출 실험을 맡은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 이선희 연구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고시된 식품공정의 제6항 기구 및 용기 포장의 기준규격 규제치에 따르면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면 안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며 “이 규제치에 따르면 이번 고무장갑에서 나온 환경호르몬의 양은 심각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ㅁ사 관계자는 “PVC 장갑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가소제를 넣을 때 DEHP나 DEHA 성분이 들어간 것”이라며 “음식 조리나 설거지 할 때 쓰이는 주방용이어서 인체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ㅇ사측은 “식품용이 아니고 설거지용으로 쓰이는 고무장갑”이라며 “표지에 일본어로 ‘식품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적혀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연구원은 “해당 장갑이 뜨거운 물과 닿아 환경호르몬이 나와 그릇이나 음식에 묻어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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