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야생아닌 가금류서 AI 확인

세계 최대 가금류 수출국의 하나인 프랑스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가금류의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이 확인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농무부는 25일 남동부 앵 지역의 한 칠면조 농장의 칠면조가 감염된 AI가 인체에 치명적인 H5N1 바이러스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독일 등 8개 EU 국가에서 H5N1이 발견됐지만 이는 모두 야생 조류에서 나타난 것이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재빨리 방송에 출연해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며 침착한 대응을 호소했다. 그는 AI가 발병한 지역에서 가져온 칠면조 고기를 직접 먹는 모습을 연출하며 “가금류 고기나 달걀을 먹는 것이 전혀 위험하지 않다. 근거 없는 공포심을 유발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은 앞다퉈 프랑스산 가금류 수입을 중단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일본이 프랑스산 ‘푸아 그라(거위 간)’ 등 가금류 생산품 수입을 일시 중지한 데 이어 홍콩과 브라질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프랑스는 이미 지난 18일 야생 오리의 AI 감염 사실이 보고되는 바람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가금류 수출액이 25~30% 정도 격감한 상태다.

프랑스에 이어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H5N1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자 EU는 전 세계 교역 상대국을 상대로 “과잉 대응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프랑스의 AI 감염 사례에 대해 “교역 상대국들이 과잉 대응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는 25일 27세 여성이 AI로 숨져 인도네시아 내 20번째 희생자가 됐으며 중국에서도 2명의 여성이 H5N1에 감염돼 상태가 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모두 양계장을 방문하거나 죽은 닭 등을 손으로 만진 뒤 고열과 폐렴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전세계의 AI 감염 사망자는 93명으로 대부분 베트남(42명), 인도네시아(20명), 태국(14명), 중국(8명), 캄보디아(4명) 등 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했다.

〈손제민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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