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열일곱살이에요’ 신카나리아씨 별세

‘나는 열일곱살이에요’ 신카나리아씨 별세

원조 ‘꾀꼬리 가수’가 지상에서의 삶을 마감했다. ‘나는 열일곱살이예요’를 부른 원로가수 신카나리아씨(본명 신경녀)가 24일 오전 5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1912년 10월26일 태어난 고인은 함남 원산시 루시여고 재학중인 28년 ‘뻐꾹새’로 데뷔했다. 32년 조선예술단에 입단한 뒤 시에론 레코드사, 빅타 레코드사, 콜롬비아 레코드사의 전속가수로 활동했으며, 40년부터는 신태양 등 악극단을 무대로 활약했다.

고인은 꾀꼬리 가수의 원조라는 별칭과 함께 국내 가요계에서 최초로 예명을 사용했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인기곡으로는 ‘나는 열일곱살이예요’를 비롯해 ‘강남제비’ ‘노들강변’ ‘그 님은 떠나고’ 등이 있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울분을 달래줬던 고인의 주옥같은 노래들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사람들 사이에서 즐겨 불린다. 고인은 특유의 간드러진 목소리로 40년대에 고(故) 이난영·황금심씨 등과 더불어 최고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였다. 지난해 공전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국군 낙오병이 부르는 노래로 등장했던 ‘승리의 부기’란 곡도 고인이 54년에 취입한 노래다. 2002년 10월 KBS가요무대 800회 특집 때 잠시 얼굴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이후 지병인 심장병으로 대외활동을 자제해왔다. 고인은 98년 문화포장을 비롯해 제22회 가수의 날 공로대상, 제4회 대한민국연예발전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아울러 한국무대예술원 중앙위원, 가수협회 부회장, 원로연예인상록회 최고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대중가요계 발전을 위해 애써왔다.

유족으로는 외동딸 이혜정씨와 사위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회장으로 치러친다. 발인은 26일 오전 10시30분, 장지는 국립임실호국원이다. (02)2072-2011

〈백승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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