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태 “사재 털어 만든 연극…내 연기를 위한 투자”

배우 유지태(31)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연극에 출연한다. 15일 정동 세실극장에서 열린 연극 ‘귀신의 집으로 오세요(이지나 연출·박수진 작)’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창작활동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저는 상업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지만 대안영화나 소극장 연극활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비를 털어 만들긴 하지만 도전하면서 자극받고 얻는 게 많아 저 자신에게 하는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연극 ‘귀신의…’는 그가 2005년 설립한 영화·연극 제작사 ‘(주)유무비’ 작품이다. (주)유무비는 2005년 단편영화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 연극 ‘육분의 륙’ 등을 제작했다. 영화 ‘장님은…’은 2006년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단편 영화제와 일본 쇼트쇼트필름페스티벌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는 ‘유무비(有無飛)’가 “있으나 없으나, 뜨나 안뜨나 창작은 계속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 출신 배우들이 연극무대에 서는 것을 긍정적으로 봐주기를 바랐다.

“‘1회성 아니냐’고도 하지만, 1회성이든 아니든 그들이 와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장을 열어주는 계기가 된다면 서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잘못된 자세로 연극의 순수성을 망친다면 문제이겠지만 하고 싶어하는 욕망이나 에너지를 단절시키는 건 안좋지 않을까요.” 그는 뉴욕에서 메릴 스트립이 무료공연을 여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4월10일부터 무대에 오르는 연극 ‘귀신의…’는 나병에 걸린 딸을 돌보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유지태는 30년 동안 한결같이 노인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원안을 구상했다.

“어머니를 존경해요. 어머니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병원에 가는 생활을 30년동안 하셨죠. 남을 돕겠다는 투철한 정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일이 어머니께 참 잘 맞아요. 잘났으면서도 잘난 줄 모르고 사시는 분이죠.”

이 작품에서 그는 인간세계와 귀신세계의 중간자 입장에서 모녀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정령(精靈), ‘인우’ 역할을 맡았다.

“영화연기가 자기를 비우는 과정을 통해서 ‘날 것’이 되는 것이라면 연극은 계속해서 자기 세계를 그려나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실재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어떻게 그려야 할까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연출과 극작에도 꿈을 품고 있는 그는 스스로를 ‘자기 학대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저는 느린 배우예요. 생각은 많고 쇼맨십은 부족하고…그래도 조금씩 가다보면 나아지는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은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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