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돈 안 받으면 비싼 포도주 줘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1일 “돈을 받은 검사들은 어쨌든 옷을 벗어야지요”라고 말했다. 사제단 총무를 맡은 김신부는 지난달 29일 김용철 변호사를 대신해 삼성비자금을 폭로했다. 충북 청주 금천동 성당에서 만난 김신부는 한시간반동안 김변호사의 제보경위와 추가 폭로 내용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오는 5일에도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는데.

삼성 “돈 안 받으면 비싼 포도주 줘라”

“우리가 아닌 시민단체가 발표할 것이다. 사제들이 발표하는 것보다 시민단체가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참여연대와 발표방식 등에 대해 협의 중이다. 오늘 오후에 급하게 이렇게 하기로 바뀌었다.”

-기자회견 주된 내용은.

“이건희 회장의 지시사항이 담긴 문건을 공개할 것이다. 이 문건내용은 ‘로비의 기술’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검이나 지방검찰 쪽은 계열사 사장이 맡고 중앙지검쪽은 그룹차원에서 맡는다’ ‘돈 안받으면 비싼 포도주 줘라. 돈 안받는 추미애 의원 같은 사람은 이렇게 하라’고 써 있다.(추의원 직접 거론) 이밖에 ‘시민단체도 관리하라’ ‘검사 한명당 500만~1000만원, 검사장급은 1000만원가량’ ‘법무부 장관, 차관도 로비의 대상이 된다’(이름은 없고, 급으로 나와 있다)고 써 있다.”

-앞으로 나올 내용은.

“지금까지 나온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자세한 로비 수법, 이재용 전무의 재산형성과정, 비자금 조성 경위 및 내역이고 가장 마지막으로 떡값 검사들의 명단이다.”

-검사 명단은 언제 나오나.

“분명 밝혀야 한다. (돈받은) 검사 옷 벗겨야 하지 않겠는가. 다만 타이밍이 문제다. 추이를 지켜보며 결정하겠다.”

-김변호사도 5일 기자회견에 나오는가.

“월요일 기자회견에서 모두 풀어놓을 수도 있다. 김변호사가 직접 나와서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주말회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김변호사가 풀어놓은 내용이 어느 정도인가.

“김변호사가 풀어놓은 대략적인 내용만 A4 용지로 13장 분량이다. 김변호사 머리 속에 더 많은 내용이 들어있겠지. 김변호사가 구속까지 각오하고 감행하는 것이다.”

-김변호사는 삼성에서 어떤 존재였나.

“김변호사는 구조본 내에서 S(Super)급 임원이었다. 김변호사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재판을 지금과 같은 결론이 나도록 조작했던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김변호사가 왜 돌아섰나.

“에버랜드 재판에서 재판장에게 30억원을 주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 김변호사가 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 내부에서 따돌림을 당하다시피했다. 김변호사가 했던 재판조작이라는 것이 에버랜드 사건의 실질적 책임자는 이학수인데 허태학이 대신 뒤집어 썼다는 내용이다. 이때 누구는 어떻게, 누구는 어떻게 식으로 증인의 진술 내용까지 일일이 김변호사가 지시했다. 이런 사람이니 틀릴리 없다.”

-삼성 비자금에 대한 김변호사의 주장은.

“주요 임원급이 2000명 정도 되는데 모두다 차명계좌 비자금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최소한 50억원으로 따졌을 때 규모가 10조원은 된다는 이야기였다.”

-비자금 조성은 어떻게.

“삼성 내에서 비자금을 각 계열사별로 사장에게 지시한다. 예를 들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적자가 상당한 회산데 50억원을 해와라’하고 지시가 내려온다. 델타 30㎏짜리 가방이 있는데 그 가방을 삼성그룹 본부 앞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로 27층으로 바로 올라간다. 이 돈은 전략기획팀 내 관재팀(재산관리팀) 직원들이 관리한다. 직원들은 이건희 회장의 돈이려니 하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변호사는 어디 있는가.

“서울 모처에서 사제단이 보호하고 있다.”

-김변호사가 말하는 내용을 들었을 때 사제단 내부 반응은.

“김변호사가 찾아왔을 때 고해성사처럼 하는 과정에서 원로 신부님들이 많이 혼내기도 했다. 본인은 이미 다 돈 벌고 이제와서 고해성사하느냐고 호통도 쳤다. 그러나 신부들이 판단하기에 작은 도둑이 큰 도둑을 잡는 것이라 보고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임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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