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오는 4륜구동 세단 “더 부드럽게 모시겠습니다”

전병역기자

자동차의 바퀴 4개에 모두 엔진의 힘을 전하는 방식을 4륜 구동이라고 한다. 비포장도로나 산길 등 험한 길을 달릴 때 좋은 방식이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많이 이용된다. 4륜 구동 방식이 최근 대형 고급 세단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쌍용자동차가 선보인 체어맨 W는 국내에서 만든 세단으로는 처음 4륜 구동을 적용했다. 세계 유수의 메이커들은 이미 세단에도 첨단 4륜 구동 기술을 다수 적용했다. 하지만 4륜 구동은 차값이 비싸지고, 기름을 더 먹는 단점이 있다. 우리나라 같은 지형과 기후에서 굳이 세단에 4륜 구동 방식을 적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달려오는 4륜구동 세단 “더 부드럽게 모시겠습니다”

◇ 4륜 구동 장·단점=일반적으로 2륜 구동 차량은 길이 미끄럽거나 파여 구동하는 바퀴의 접지력이 약해지게 되면 주행성에 문제가 생긴다. 기본적으로 후륜구동(뒷바퀴 굴림) 차량은 앞으로 전진하는 데 더 힘을 발휘하고, 전륜구동(앞바퀴 굴림) 차량은 멈추는 데 유리하다. 반대의 경우에는 약점이 있다는 얘기다. 반면 4륜 구동은 4바퀴에 모두 힘이 전달되기 때문에 두 가지를 모두 잘한다.

초기 기술은 대체로 앞뒤 바퀴간 힘의 배분에만 신경 썼으나, 최근 기술은 노면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전후·좌우 바퀴간 힘 배분까지 해준다. 오르막을 오를 때도 구동력을 극대화하면서 4바퀴 모두에 엔진 힘을 최적 배분한다.

국산 첫 4륜 구동 세단인 체어맨 W를 내놓은 쌍용차는 “SUV의 4륜 구동 기술을 세단에 접목시켰다”며 “출발이 부드러우며 빗길·눈길 안전성이 우수하고 코너링, 핸들링이 좋다”고 자랑했다. 엔진 힘을 앞 바퀴에 40%, 뒷 바퀴에 60% 전달하는 식이다. 다만 4륜 구동 모델은 연비가 떨어진다. 체어맨 W 3600㏄의 경우 후륜 구동은 연비가 ℓ당 7.8㎞인 데 비해 4륜 구동은 7.5㎞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SUV 이외 세단에는 4륜 구동을 달지 않았다. “비용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었다. 수입차 업체 중에서도 BMW는 4륜 구동 세단을 아직 국내에 들여오지 않았다.

◇ 가변형 바퀴 제어=수입차 업체들은 이미 4륜 구동 세단을 국내에 많이 들여왔다. 이 차들의 4륜 구동 기술은 앞뒤나 좌우 바퀴에 힘을 배분하는 것을 넘어 도로 상황에 따라 자동조절해 줄 정도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아우디의 ‘콰트로(quattro)’다. 2006년 기준으로 아우디의 33.1%가 콰트로를 달고 나온다. 콰트로의 중심인 ‘내부 가속 차동장치’는 도로의 상태에 맞게 자동으로 동력을 분배해준다. 다른 4륜 구동 차량과 달리 콰트로는 별도의 브레이크 조작 없이도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혼다 레전드 모델에 첫선을 보인 ‘SH-AWD’도 발전된 기술이다. 기존 기술들이 앞 바퀴의 좌우 구동력만 배분하는 정도였다면, 레전드 SH-AWD는 앞뒤 바퀴에 7대 3 또는 3대 7의 구동력을 배분하고, 뒷바퀴도 좌우 0대 100에서 100대 0까지 배분하는 4륜 구동력 자유 제어 시스템이다. 예컨대 왼쪽 급커브 주행시 차는 오른쪽 뒷바퀴에 가장 큰 힘이 실린다. 이때 SH-AWD 기능이 자동으로 다른 바퀴의 구동력을 최소화하고 오른쪽 뒷바퀴에 가장 많은 힘을 배분한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4륜 구동 시스템(4매틱)은 평소 앞·뒤 바퀴 구동력을 4 대 6 비율로 운행한다. 그러나 빗길이나 눈길에서는 전후, 좌우 바퀴로 힘을 재분배해 안정성을 높인다. 최고급 4륜 구동 세단인 ‘뉴 S500 4매틱 롱’(2억960만원)에 장착돼 있다. 특히 벤츠의 전 차량에 달린 전자식 주행안정 프로그램(ESP)과 연동해 차량이 미끄러질 경우 바퀴가 헛돌거나 지면과 접촉되지 않는 것을 감지해 엔진 토크를 줄이고 한개 이상 바퀴에 제동을 걸어 안정시킨다.

볼보의 고급 세단 ‘올뉴 S80 V8’은 마른 직선 노면에서는 앞 바퀴에 힘을 95%까지 배분해 안전성과 접지력을 유지하다가, 급커브 같은 열악한 조건이나 급가속 상황에서는 파워를 50%까지 뒷바퀴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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