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제주까지 “재협상·이명박 퇴진”읽음

송진식·김다슬기자

“20일까지 재협상 안하면 국민항쟁 돌입할 것”

끝없는 촛불행렬 10일 밤 ‘100만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의 촛불 행렬이 서울 광화문에서 숭례문까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가득 메워 마치 은하수에 별가루를 뿌려놓은 듯 길게 흘러가고 있다.  강윤중기자

끝없는 촛불행렬 10일 밤 ‘100만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의 촛불 행렬이 서울 광화문에서 숭례문까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가득 메워 마치 은하수에 별가루를 뿌려놓은 듯 길게 흘러가고 있다. 강윤중기자

‘100만 촛불대행진’이 열린 10일 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촛불 물결이 해일처럼 쏟아졌다.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는 1987년 6·10 항쟁 이후 21년 만에 최대 규모인 50여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쇠고기 재협상” “이명박 퇴진”을 외쳤다.

예닐곱 아이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농민부터 대학 교수까지,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은 촛불행렬은 ‘저항’을 넘어 ‘직접 민주주의’를 보여준 현장이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정부가 20일까지 재협상을 벌이지 않으면 국민들은 항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 쇠고기 정국에서 또하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00만 촛불대행진은 오후 7시20분 세종로 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막이 올랐다. 촛불문화제의 단골 메뉴인 ‘자유발언’에서는 쇠고기 문제뿐 아니라 대운하·교육·의료 민영화·경제위기 등 국내 문제 전반에 대해 정권과 이명박 대통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승수 총리 등 내각이 총사퇴를 밝혔지만 시민들의 분노를 달래기엔 부족한 듯했다.

일과를 마친 시민·학생과 개별 집회를 마친 시민·사회단체들이 합류하면서 시위 참여인원은 급격히 불어났다. 8시30분쯤 세종로 사거리부터 숭례문까지 시민들이 밝힌 촛불로 가득찼다.

9시10분부터 이어진 거리행진에서는 주최측 추산 50여만명(경찰추산 15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종로·을지로·세종로 등을 가득 메운 채 밤 늦게까지 가두시위를 벌였다.

노동·교육·종교 단체들은 낮부터 궐기대회 등을 잇따라 열고 촛불대행진에 합류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연맹·금속연맹·서비스연맹 등은 총궐기대회를 통해 ‘하투(夏鬪)’와 ‘쇠고기 정국 투쟁’을 병행키로 선언하고 촛불행진에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을 ‘교사 행동의 날’로 선포하고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 전면 전환”을 촉구하며 시위에 합류했다. 교사들은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겠다”며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책임자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을 즉각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불교환경연대 등은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각각 쇠고기 재협상과 대운하 철회를 요구하는 행사를 마친 뒤 촛불집회에 가세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경찰의 폭력진압을 규탄하며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고려대는 이날 하루 동맹휴업을 한 뒤 촛불시위에 참여했다. 한국외대와 성균관대 총학생회는 학교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자체 행사를 열었다.

주최 측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6·10 국민행동 참가지침’을 마련해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촛불행진에 전국민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다. 시민들은 지침에 따라 낮 12시와 오후 6시에 일제히 차량경적을 울리며 촛불대행진을 지지했다. 네티즌들은 청와대·한나라당과 보수언론사에 항의전화·팩스를 보냈고 휴대전화로 이웃과 친구들의 촛불행진 참여를 독려했다. 8시39분쯤에는 네티즌들이 집단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동시접속,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시민들의 모금·후원 및 현장 자원봉사 대열도 이어졌다. 한 오디오 동호회에서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문구가 적힌 일명 ‘국민주권 타월’ 2500장을 만들어 나눠줬다. 재미교포 미주 주부모임에서는 김밥 5000줄을 보내왔으며 건강단체연합에서는 보약을, 인터넷사이트 ‘마이클럽’에서는 옷가지를 지원했다. 농민들도 명동에서 시민들에게 떡을 나눠주며 촛불행진 동참을 독려했다.

<송진식·김다슬기자>

[현장26신/오전10시]경찰 강제진압으로 시위 마무리

10일 시작된 ‘100만 촛불행진’이 11일 오전 9시50분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마무리됐다.

서울서 제주까지 “재협상·이명박 퇴진”

[화보] 6·10 촛불집회 결국 강제연행으로 마무리(25장)
경찰은 이날 날이 밝아오는 6시20분께부터 강제진압을 시작, 오전 9시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더 이상 여러분의 불법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며 “여러분들은 집시법 위반 현행법으로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경찰은 진압을 시작하며 전원 연행 방침을 거듭 알렸다.

이에 촛불문화제 참가 시민들은 연좌시위로 맞섰다.

서울서 제주까지 “재협상·이명박 퇴진”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의 서대문과 종로 방면을 막고 서울시청 쪽으로 시위대를 몬 뒤 진압했다. 끝까지 남았던 시민 20여명이 경찰에 강제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금속노조 한 노동자가 갑자기 쓰러져 응급차에 실려가는 일이 발생했다. 아직 이 노동자의 상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재 금속노조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정문 앞에서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쇠고기협상 무효화, 재협상쟁취’ 집회를 따로 열고 있다. 도로 1차선을 점거하고 있지만, 나머지 도로들은 정상화됐다.

<고영득·이성희·서상준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25신/오전 7시]경찰 강제진압 시작…시민들 야유

11일 오전 7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 참가자들과 경찰이 광화문 사거리를 두고 대치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20분께부터 진압작전을 시작했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종로와 서대문 방면을 막아서고 있다.

경찰은 오전 7시7분 또다시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자진해산을 하지 않을 경우 강제진압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광화문 사거리에 남아있는 시민들은 크게 개의치 않고 있으며, 경고 방송에 야유를 퍼붓고 있다.

한편 컨테이너 위에는 몇몇 인부들이 용접 해체 작업을 하고 있다.

<이성희 온라인뉴스센터 기자>

[현장24신/11일 오전 5시]

11일 날이 밝아지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경찰이 막아놓은 컨테이너에 올라갔다. 오전 5시 현재 컨테이너 위에는 20개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서울서 제주까지 “재협상·이명박 퇴진”

컨테이너에 올라가는 시민들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또 컨테이너에는 ‘소통의 정부, 이 곳이 MB식 소통인가’라는 대형 현수막도 펼쳐졌다.

또 깃발이 다 내려온 후에는 스티로폼을 올려보내 태극기를 꽂아놓기도 했다.

시민들은 “우리는 이명박을 밟고 넘어섰다”며 환호하고 있다.

<이성희 온라인뉴스센터 기자>

[현장 23신/04:30분]컨테이너 위로 올라간 시민들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광화문사거리에 시민들의 자유발언을 위해 설치한 스티로폼 단상의 위치와 운영방식을 놓고 오전 3시부터 긴 논쟁이 이어졌다.

논쟁의 발단은 오전 3시경 경찰이 설치한 컨테이너에서 1m정도 간격이 떨어진 자유발언대 위치를 컨테이너 바로 앞으로 옮기는 문제로 야기됐다.

자유발언의 진행을 맡은 인권단체는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단장을 옮기는 작업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흥분한 시민 몇명이 돌출 행동을 벌이면서 단상을 옮기는 시간이 지연됐다.

컨테니어 위로 올라가거나 자유발언대 위에 깃발을 꽂는 돌출행동이 더 해지면서서 잠시 혼란이 일기도 했으나 이런 행동들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과 시민단체, 예비군들의 노력으로 다시 질서를 찾았다.

이후 오전 4시부터는 단상의 운영을 놓고 다시 다양한 의견이 나오며 “깃발 10개를 컨테이너 위에 꽂는데 사용하자”, “한번에 10명씩 컨테이너 위를 보고 오자”는 등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 설전과 고성이 오갔다.

결국 시민 20여명이 컨테이너 위로 올라가 태극기와 각 단체별 깃발을 흔들며 “고시 철폐” “이명박 퇴진하라”를 외쳤다.

한편, 세종로는 오전 4시 30분을 전후해 서대문과 종로 양방향으로 차량이 오가기 시작했고 밤새 연좌를 한 시민들도 아침을 맞아 천천히 이동을 하면서 광화문에서 청계광장 주변으로 그 수가 줄어든 상태다.

<손봉석 온라인 뉴스센터 기자>

[현장22신/오전 3시30분]

6·10민주항쟁 21주년을 맞이해 10일부터 열리는 ‘전국 100만 대규모 촛불집회’ 단연 최고의 인기를 끄는 것은 ‘자유발언’ 시간이다.

시민들은 자유발언 시간이 되면 온갖 이목을 집중시키며, 큰 환호성을 질렀다가 함께 즐거워하고 이명박 정부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자유발언을 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은 수십여명씩 기다려야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동대문에서 장사를 한다는 50대 아주머니가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이다일 기자

동대문에서 장사를 한다는 50대 아주머니가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이다일 기자

시민들은 한결같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이 대통령을 비유해 ‘쥐박이’, ‘누가 먹고 남은 음식은 쥐도 안 먹어’ 라며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촛불집회가 시작되고 하루가 훌쩍 지난 11일 새벽. 촛불문화제는 이미 ‘MT놀이문화’로 승화되면서 시민들은 다 같이 민중가요 등을 부르며 즐거워했다.

떠돌이 수행자라고 밝힌 한 스님은 “6월이 되면 민중의 가슴이 뜨거워진 것을 느낀다”며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비 민주계 종교계의 대표들을 만나서 국민의 목소리를 다 듣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불만을 토해냈다.

또 “종교계 일부가 국민의 대표가 되는 시기는 지났다”면서 “썩지 않은 양심 있는 수행자들이 아직은 많다”며 희망을 불어넣자고 말했다.

어떤 여성은 자유발언을 ‘창’으로 대신하며 “광우병 쇠고기를 먹으면 우리 국민들 3년안에 다 죽소. 이거 니가 다 쳐 먹고 먼저 XX라. 그러면 국민들의 함성을 알게 될 거다”라며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에게 큰 박수 갈채를 받았다.

특히 20대 시민은 자유발언을 마치고 난 후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 시민은 작은 쓰레기봉지를 뒷 호주머니에 묶고 다니고 홀로 버려진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었다. 시민들은 이 같은 마음에 박수를 보냈다.

11일 새벽 3시30분 취재에 열을 올리던 기자들도 아기 유모차를 끌고 왔던 시민들도 하나둘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대학생을 비롯 민주노총, 교육계 등 3만여명의 시민들은 피곤한 몸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침을 비판하면서 끝까지 자리를 함께 했다.

<서상준 온라인뉴스센터기자 ssjun@khan.co.kr>

[오전2시30분]“명박산성, 더러워서 안 넘는다”

“무서워서 못 넘어가는게 아니라 더러워서 안 넘는다.”

11일 오전 1시30분경. 경찰이 쳐놓은 컨테이너 박스(시민들은 이를 ‘명박산성’이라 명명했다) 앞에 스티로폼 무대가 등장했다.

윤할유(그리스)가 발라진 컨테이너를 넘어서기 위해서가 아니다. 청와대에 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 시민들의 자유발언대가 진행되고 있다.

5000여명의 시민들이 에워싼 스티로폼 연단 높이는 컨테이너와 1m 차이에 불과하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스티로폼을 컨테이너로 바싹 붙여 “컨테이너 위로 올라가라” “자유발언만 하려면 탑을 왜 쌓았냐”며 청와대로 가자고 제안했고, 스티로폼 연단을 준비한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우리의 목적은 컨테이너를 넘어서는 게 아니다. 진정한 민주주의 시민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너무 위험하다”며 이를 만류하고 있다.

이에 예정된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새벽 3시께 일부 시민들이 주축이 돼 스티로폼을 컨테이너에 붙여 쌓았다. 이들의 생각은 컨테이너를 넘어가겠다는 것보다 그 위에서 자유발언을 하겠다는 것. 쌓인 스티로폼을 통해 한 남성이 컨테이너 위에 올라가기도 했다. 그러나 대열의 뒤에 서 있는 시민들은 “비폭력”과 “쌓지마”를 연호했으며, 컨테이너에 한 시민이 올라가자 “내려와”“위험해”고 외치며 크게 반발했다. 이후 시민들은 컨테이너에 붙인 스티로폼을 해체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현장의 한 시민은 “이것이야말로 시민들이 직접 만든 민주주의의 현장”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이 현장에 나와 목격하고 국민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 지 새겨들어라”고 호소했다.

2시30분 현재 일부 참가자들은 현장을 뒤로 하고 있으며, 광화문 대로 곳곳에서는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밤을 지새우고 있다. 평소에 차벽(전경버스) 위 방패막 사이로 비쳤던 경찰의 모습은 이날 따라 유난히 눈에 띄지않고 있다. 이날 집회도 별다른 충돌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고영득·이성희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20신/오후12시] 자정 넘기면서 시위대 크게 줄어

10일 서울 서대문 광화문에서 열린 ‘100만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쇠고기 재협상” 외치며 광화문에서 서대문 방향으로 가두 행진을 하고 있다. <김영민기자>

10일 서울 서대문 광화문에서 열린 ‘100만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쇠고기 재협상” 외치며 광화문에서 서대문 방향으로 가두 행진을 하고 있다. <김영민기자>

서울 안국동, 서대문, 서울역 등으로 분산됐던 시위대는 자정 무렵부터 광화문 4거리로 집결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의 귀가가 시작되면서 시위대 규모는 3만여명(경찰 추산)으로 줄어들었다.

서대문 방향으로 가두 행진을 벌인 수만명의 시민들은 11시께부터 광화문으로 발길을 돌렸다. 시민들은 서울시립역사박물관 앞부터 세종로 4거리까지 차로 중앙선에 ‘이명박 심판’ 손팻말을 깔고 양 옆으로 촛불을 가지런히 놓았다. 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흑인 분장을 하고 “미국인도 안 먹는 미친소” 피켓을 든 이색 참가자가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대문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이동한 3000여명의 시위대도 11시45분께 광화문 4거리로 방향을 틀었다.

안국동에서 경찰과 대치한 시민들도 11시50분 무렵부터 광화문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앞서 시민들은 ‘자유발언대’를 개최하고 풍물패 공연, 랩공연을 여는 등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위를 벌였다.

평택에서 올라왔다는 40대 농민은 “6월10일이 내 생일인데 싸우라고 만들어진 날인 것 같다”며 “21년 전 여기서 지랄탄을 세 방 맞았는데 오늘은 안 맞아도 될 만큼 시대가 변해 기쁘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위대 규모에 대해 당초 8만여명에서 자정 무렵 3만7100명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집회를 개최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측은 이날 참가자 수가 서울에서만 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사회부경찰팀>

[현장19신/오후11시40분]시민들, 경찰에 캔 커피 건네기도

보수단체 회원들의 구국기도회가 몇시간째 계속되자 경찰들이 때아닌 곤혹을 치렀다.

10일 오후 시작된 보수단체의 기도회는 늦은 저녁 11시가 넘어서까지 계속되고 있다. 곳곳에서 벌어지던 촛불집회 참가자들과의 충돌도 지금은 잦아든 상태다. 통제선을 치고 이들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들도 모두 의자에 앉아 있다.

“기도는 집에 가서 해라. 교회로 가라” “태극기는 왜 들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던 시민들도 점차 관심을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대신 경찰통제선 안에 앉아있는 경찰들에게 “피곤하겠다. 무슨 죄냐”고 오히려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20대의 한 여성 시민은 인근 편의점에서 사온 것이라며 경찰들에게 캔커피를 건네기도 했다.

이들의 기도회 연단은 오후 9시 불이 꺼졌고, 10시30분께 연단을 꾸렸던 무대차량도 철수한 상태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여러분의 뜻은 이미 잘 전달됐다” “관객을 위해 노래를 바꿔달라. 고생했다”고 소리치고 있다.

경찰들은 오후 11시20분께부터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촛불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11시 20분경 다시 광화문을 향해 돌아오고 있다.

이들은 광화문 앞을 떠나 좌측으로 길을 나서 서대문 사거리로 간 후 서대문 경찰서와 경찰청을 돌아 광화문으로 돌아왔다.

각 사회단체의 깃발을 선두로 행진해 오는 인파는 30분 가까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들 외에도 여러 갈래로 나눠진 행진 참여자들은 안국역과 종각, 서울광장, 청계천 광장 등에 모여서 구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부르며 이명박 정부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등 다양한(?) 실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같은 시간, 광화문에 설치된 자유발언대에서는 한 시민이 “우리는 청와대 앞까지 가서 이명박 대통령과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소통하고 대화를 하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청와대 담을 넘을 만큼 저질이 아니라는 걸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자유발언 후에는 트럼펫 연주자가 ‘산자여 따르라’, ‘아침 이슬’ 등을 연주하자 시민들이 곡조에 맞춰 합창을 이어갔다.

코리아나 호텔 옆 조선일보 현관과 동아일보사 사옥 부근에는 두 신문의 보도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주장을 담은 스티커가 어지럽게 붙어있다.

200여명의 시민들이 조선일보사 앞에서 “불꺼라” “폐간하라”고 외치며 규탄대회를 벌이고 있다.<이다일기자>

200여명의 시민들이 조선일보사 앞에서 “불꺼라” “폐간하라”고 외치며 규탄대회를 벌이고 있다.<이다일기자>

200여명의 시민들은 조선일보사 앞에서 규탄대회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환한 불이 켜져있는 건물을 향해 “불꺼라” “폐간하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경비직원 10여명이 이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현관 앞을 지키고 있다.

이모씨(29)는 “노무현 정권때 조중동이 광우병에 대해 문제있다 해놓고 논조를 완전히 바꿨다. 이런 적 한 두번이 아니다. 언론이 바로 섰으면 지금 오늘처럼 수십만명의 국민이 들고 일어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흥분했다.

밤 11시 20분쯤 민주노총 조합원인 40대 남성이 세종로 컨테이너 박스에 ‘맨몸’으로 올라가서 “정찰 차원”에서 사진을 찍은 뒤 다시 내려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그는 “내가 산악등반회 대장이어서 이정도 벽 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30초 정도 걸려서 공업용 윤활제(그리스) 안 바른 쪽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올라가서 뒷편을 봤더니 컨테이너 박스 뒤쪽으로도 전경버스 차벽이 3겹 더 있고, 그 뒤로 전경과 살수차도 보였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박스 위로 올라가도 뚫을 수 없는 ‘명박산성’이었다는 것. 그가 올라가자 안전 및 충돌을 우려한 시민들이 “내려와”를 연호했다.

<사회부 경찰팀, 손봉석·고영득·안광호·이성희 온라인뉴스센터 기자>

[현장18신/오후11시]예비군 복장 시민 등장 질서정리

‘6·10 항쟁’ 21주년을 맞은 10일 저녁 '100만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일대와 태평로·청계광장을 가득 메우고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과 이명박 정권 심판을 외치고 있다.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에서 반정부 구호가 나오기는 21년만에 처음이다.  <김영민기자>

‘6·10 항쟁’ 21주년을 맞은 10일 저녁 '100만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일대와 태평로·청계광장을 가득 메우고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과 이명박 정권 심판을 외치고 있다.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에서 반정부 구호가 나오기는 21년만에 처음이다. <김영민기자>

100만 촛불 대행진에 나선 시위대가 ‘컨테이너’ 앞에서 멈춰섰다.

오후 10시 46분 광화문 컨테이너 장벽 앞에는 예비군 복장을 한 시민 100여명이 등장해 평화라인 줄을 잡고 시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세 걸음 물러나달라”고 요청을 하고 있다.

오후 10시 33분 광화문 컨테이너 근처에서는 4~5명의 전의경 부모들이 울면서 시민들에게 호소를 하기도 했다.

전의경 부모라고 밝힌 한 아버지는 “같은 국민이다. 전의경들이 무슨 죄가 있냐. 열흘동안 우리 아이들도 길거리에서 먹고 자고, 화장실만 왔다갔다”고 호소했다. 한 어머니는 “아이들한테 제발 물건을 던지지 말라”고 애원했다.

안국동 방향으로 향하던 시위대는 아직 특별한 긴장감은 없는 상태다. 일부 시민들은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일부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또 청와대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안국동 컨테이너’ 앞에서는 ‘촛불소녀’ 옷을 입은 8명의 소녀들은 ‘이명박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시민들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는 등 눈길을 끌었다.

앞서 오후 10시 27분쯤 경찰청 근처에 있던 금속노조원들은 이동중에 시민들과 합류하면서 도로에 있는 자동차 운전수들에게 “경적을 울려주세요”라고 외쳤다. 이에 운전자들은 일제히 호응, 경적을 누르며 시민들에게 환호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10시 50분쯤 독립문 근처에 있는 시위대들은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오면서 시위대들은 ‘72시간 집회’ 분위기가 재연되고 있다. 시민들은 ‘아리랑’ 응원가를 소리높여 부르고 함성을 지르며 축제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안국동 시위대 앞에서는 랩공연이 흥겹게 진행중이다.

한편 경찰은 세종로 사거리에 설치한 컨테이너 장벽에 대한 비판여론이 고조되자 밤 9시30분쯤 해명에 나섰다. 컨테이너에 붙였던 대형 태극기 2개는 자진 수거했다.

경찰측은 “시민과 경찰들 충돌을 막고 시위대 안전을 위하 설치한 것”이라며 “(장벽에 바른) 태극기는 세종로 사거리에 녹슨 대형 컨테이너를 설치하다보니 흉물스럽다는 비난 여론이 있고 일부 과격 시위대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 제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측은 “그러나 윤활제(그리스)를 (컨테이너 외벽에) 발라놔서 태극기가 오염·훼손돼 태극기를 모독한다는 여론이 있어서 오후 6시쯤 자진 철거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인터넷에 떠도는 ‘인화물질(그리스) 발라서 화재 유도한다’는 네티즌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리스는 강제로 불붙이지 않는 한 쉽게 점화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사회부 경찰팀>

[현장17신/오후10시30분] 김인국 신부 “행복한 밤이다 ”

거리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는 오후 10시5분께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앞에 도착했다. 시위대 5000여명은 “어청수는 자폭하라” “불꺼라 불꺼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고3이라고 밝힌 여학생은 “공부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나와서 시위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시위가 가치가 있다”며 “이명박이 굴복할 때까지 힘내자”고 외쳐 박수를 받았다.

10여분간 경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인 뒤 시위대는 독립문 방향으로 행진을 재개했다. 청와대 길목인 사직터널 입구에서 시위대 본대와 합류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9시께 광화문을 출발한 시위대는 서대문~경찰청~사직터널, 종로~안국동~삼청동, 남대문~서울역 방향으로 나뉘어 가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안국동 방향 시위대는 오후 10시께 안국동 3거리에서 미리 배치된 컨테이너에 막히자 ‘이명박 퇴진’ 등의 스티커를 붙이며 대치 중이다.

안국동 4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있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청주에서 올라왔는데 행복한 밤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민주주의 교육의 장”이라고 말했다. 전종훈 대표신부도 “국민들이 정부에 새출발의 기회를 주는데 정부가 다시 시작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착찹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시위대는 촛불집회 사상 최대 규모인 8만명(경찰 추산·주최측 추산 40만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집회 참가 인원을 안국동 구 한국일보 앞에 3만5000여명, 독립문 고가 앞 2만7000여명, 경찰청 앞 5000여명, 세종로 4거리 1만3000여명으로 집계했다. 경찰은 현재 경력 12중대와 살수차·물대포 8대를 배치해 대비 중이다.

<사회부 경찰팀>

[현장16신/오후 10시]보수단체 연단 불꺼졌지만 기도회는 계속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던 보수단체의 구국기도회 연단에는 오후 9시 불이 꺼졌다. 그러나 보수단체 회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있다. 오디오도 꺼진 상태지만 자리에 앉아 자체적으로 찬양을 부르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경찰들도 일부는 잔디밭이나 의자에 앉아 있다.

경찰의 구분선 밖에서도 크고 작은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경찰의 만류에도 구분선 밖에까지 나와 기도를 하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촛불집회를 계속 하면 나라가 망한다”“나라가 망하는 꼴을 볼 수 없어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에 대해서도 “미국에 손주가 3명이나 있지만 쇠고기 먹고 광우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왜 여기 와서 그러느냐” “기도 다 했으면 집에 가라”며 맞붙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보수단체와 상관없이 촛불을 들고 잔디밭에 자유롭게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수단체 기도회 옆에서는 진보신당의 인터넷 방송이 진행,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에 대한 불신도 극에 달하고 있다. 구분선 밖에서 기도를 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을 경찰 몇몇이 둘러서자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강제진압은 이럴 때 하는 거다” “왜 군홧발로 짓밟지 않느냐”며 보수단체와 경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경찰은 “생각이 다른 시민들의 집회라 강제로 막을 도리가 없다”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희 온라인뉴스센터 기자>

[현장15신/오후9시]50만 거리행렬 시작

서울 프라자 호텔 14층 (22층 건물) 객실에서 본 전경. 사진 오른쪽 상단은 보수단체가 ‘법질서 수호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촉구’ 국민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프라자 호텔 14층 (22층 건물) 객실에서 본 전경. 사진 오른쪽 상단은 보수단체가 ‘법질서 수호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촉구’ 국민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0일 서울 광화문·시청 촛불집회 참석자가 경찰추산 7만5000명(대책회의 추산 50만명)이 넘은 가운데 저녁 9시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행진방향은 서대문방향, 소공로방향, 종각방향(본대), 경찰청 방향이나 서소문 쪽 등 4방향이다.

행진에 앞서 가수 양희은씨가 ‘아침이슬’을 열창하고 시민들이 따라부르면서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세종로 행사단상에는 1987년 6·10 민주항쟁에 참여했던 386세대와 여중생이 동시에 올라 정부가 20일까지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을 위한 국민항쟁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386대표는 “지난 한달동안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쇠고기 재협상을 할 것을 간절히 호소했다. 하지만 국민을 섬기겠다는 정부로부터 되돌아온 것은 물대포와 군홧발 세례였다”며 “기만과 거짓말을 일삼는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냐”고 되물었다. 이들은 오는 20일까지 정부가 쇠고기 재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만일 정부가 거부할 경우 정권 퇴진을 위한 국민항쟁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87년 민주항쟁 중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참석했다. 그는 “21년전 그때 우리 한열이의 마지막 말이 엄마를 부를줄 알았지만 ‘나는 내일 시청에 가야된다’였다”며 “지금 이렇게라도 영정과 함께 오게 되다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배은심 어머니는 “이명박 정부는 국민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대책회의는 국민행동 일환으로 네티즌에 청와대 홈페이지를 동시 접속공략하자고 제안했고 수분 후에 청와대 홈페이지는 다운됐다.

<사회부 경찰팀>

6·10민주항쟁 21주년을 맞은 10일 서울 세종로네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는 50만 촛불행렬은 그 야말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발 딛을 틈 없이 꽉 차있는 서울시청 앞을 비롯, 세종로 사거리에 모인 시민들은 좌우로 움직이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인상한번 찌푸리지 않고 질서 정연하게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날 6·10민주항쟁을 기념해 故이한열,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아버지는 자유발언 단성에 올라와 “우리들은 6·10민주항쟁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전두환 독재도 잊어서도 안됩니다”면서 “이명박 정부도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시작하고, 민주주의를 실천하라”고 외쳤다.

또 다른 시민들도 자유발언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각성하라. 정부는 국민의 함성을 듣고 모른척 하지 말라”며 “우리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 하겠다”고 말했다.

집회 장소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 20대 연인은 수많은 인파에 파묻혀 찾지 못하자 휴대폰을 통해 문자로 주고받아 위치를 확인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양복을 입은 40대 직장인은 자리가 부족해 계속 서 있어야 하는 고생을 무릅쓰고 촛불이 다 타고 촛농만 남을 때까지 끝까지 불을 밝혔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쉰 목소리를 참고 자유발언에 나오자 시민들의 함성은 극에 달했다.

강 의원은 자유발언에서 “모든 권리는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이 역시 우리 모두가 확인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서 짤막한 발언을 마쳤다.

시민들은 세종로네거리에 마련된 단상에서 자유발언을 토해낼 때마다 연신 함성과 함께 ‘고시철회, 이명박 퇴진, 협상무효’를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가수 양희은, 안치환이 자진 출연해 ‘광야에서’, ‘아침이슬’등 민중가요를 불러 시민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이와 함께 텔런트 문소리가 나와 시민들에게 ‘미친소, 미친 민영화’등을 성토하자 시민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다.

오후 9시 자유발언을 마치고 난 후 50만여명의 시민들은 종로, 서대문, 남대문으로 흩어져 거리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 오후 8시께 집회장소에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자유발언을 요구하며 집회 단상으로 향했으나 주최측과 시민들의 반발로 결국 무산돼는 등 곤욕을 치렀다.

<서상준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14신/오후9시20분]쥐덫걸린 컨테이너는 지금 성토의 장

광화문 사거리를 지켜온 이순신 장군이 사라졌다. 사상 최대규모의 촛불대행진에 대비해 경찰이 쌓아놓은 컨테이너 박스가 한민족을 지킨 ‘영웅’을 가로막고 있다.

ⓒ경향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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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박스에는 “당기면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당기지 마십시요”라고 적힌 경찰의 경고 현수막이 붙어있다. 동트기 전부터 컨테이너 바리케이드를 친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컨테이너에 오르지 못하도록 기름까지 발라놓았다.

하지만 시민들은 개의치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기름에 각종 대 정부 비난글이 적힌 피켓을 붙이는 등 성토의 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정말 안돼 미친소 수입’ ‘2MB 냉큼 물러나라’ ‘안돼 미친소 미친교육’ 등 수를 헤아릴 수 없는 피켓들이 컨테이너를 도배했다.

뿐만 아니다. 컨테이너에는 쥐를 잡자는 글귀와 함께 진짜 쥐덫이 달려있다. ‘오늘은 쥐잡는 날’이라는 추억의 포스터도 눈길을 끈다.

이명박 대통령 해고통지서도 등장했다. ‘(주) 대한민국’은 주주총회 결과 이명박씨가 회사 말아먹기 전에 해고를 결의하고 아울러 한나라당과 홍보팀의 조중동씨. 뉴라이트씨도 함께 해고 및 추방하기로 결의했다. 시행일시는 지금 당장’이라고 명시했다.

ⓒ경향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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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처음 현장에 나온 주부 박윤희씨(50)는 “정말 이럴줄 몰랐다”고 말문을 연 뒤 컨테이너 박스 앞에서 10여분간 울분을 토했다. “이건 아니다. 난 원래 시위를 반대했다. 촛불집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것은 아니다. 정부가 싸움 하자고 시비를 거는 것이다. 사탄은 바로 집회 참가자들이 아니라 바로 정부다”고 울부짖었다. 이어 주위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젊은이 여러분 계속 하세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고 외치자 환호성이 울러퍼졌다.

집회현장을 뒤로 하고 퇴근하던 시민들도 골목길을 막아놓은 전경버스 앞에서 허탈해했다. “지금이 어느 때냐 빨리 길 터라” “집에 좀 가자”라며 골목길을 막은 전경버스를 향해 소리 질렀다. 하지만 버스 건너편에 대열을 갖추고 앉아있는 ‘그들’은 묵묵부답이다.

<고영득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13신/오후9시] 정운농림수산식품부장관 집회 현장에 나타나 곤욕 치러

10일 시위대가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7시 20분경 정운천 장관이 신촌방면에서 광화문사거리 쪽으로 들어섰다.

시위대의 선두에서 사회자가 “정운천 장관이 이곳에 왔다“고 외치자 시민들은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멀찌기서 다가오는 정장관을 알아본 시민들이 “정운천이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주위를 에워쌌고, 이어 “매국노! 매국노!“라는 거친 구호가 이어졌다.

순식간에 기자와 시민들 200~300여명이 주위에서 구호를 외치며 정장관을 향해 손을 뻗었다. 정장관은 거리에 나타난지 5분도 채안돼 시민과 기자들로 둘러싸여 뭐라 제대로 해명할 틈도 없이 길 바깥쪽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어 정장관은 미리 준비된 골목길 퇴로를 향해 이동, 봉고차가 막고 있는 틈으로 빠져나와 전경 무리 속으로 피했다.

그러자 한 시민은 정장관을 향해 “매국노! 이완용!”이라고 외치며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경향닷컴 김한용기자 whynot@khan.co.kr〉

[현장12신/오후7시]‘21년만에 가는 길’ 이한열 열사 시청으로

연세대학교 학생 등 800여명(경찰 추산 500명)이 고 이한열 열사의 영정과 상여를 들고 시청으로 향하고 있다.

이한열 열사 21주기 추모기획단과 촛불집회 연세인 참가단은 10일 오후 6시30분 연세대 정문 앞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행렬 맨 앞에는 이한열 열사의 영정과 상여가 있고, 어머니 배은심씨와 민가협, 유가협 어머니들이 뒤따르고 있다. 그 뒤에는 연세대 학생들과 함께 인근 이화여대와 서강대, 경기대 학생들도 대거 참여했다.

앞서 이들은 학생회관 앞에서 사전대회와 이한열 열사 추모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성명서을 발표, “87년 6월은 이미 재현되고 있다”면서 “2008년 6월 현재, 서울의 도심에는 수만, 수십만의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시키지도 않았지만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그 소박하고 간절했던 마음들이 모여 거리를 가득 메웠다” 며 ‘국민 무시 이명박 정권 심판 100만 촛불 대행진’을 진행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추모제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는 “요즘 촛불집회를 보면 최류탄만 없지, 21년 전 6월항쟁 때의 열기와 같다”며 “우리 한열이의 죽음이 촛불집회에 많은 영향을 미쳤구나, 생각하면 자부심도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한열이가 최류탄에 맞아 쓰러질 때 분명히 ‘엄마’라고 했을 텐데, ‘내일 시청에 가야 한다’는 게 마지막 말이라고 한다”면서 “섭섭한 마음도 있지만, 엄마 아빠보다 시청에 가는 게 중요했나 보다. 그런 한열이가 시청에 가는 데 21년이 걸렸다”며 “우리 한열이도, (영정과 상여를 든) 한열이의 후배들도 대견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들은 8시30분께 광화문 촛불문화제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성희 온라인뉴스센터 기자>

[현장11신/10일 오후 6시 30분]孫대표 “촛불이 진정한 민주주의”…민노·진보신당도 거리로

통합민주당지도부가 10일 국회앞에서 미쇠고기재협상과 가축전염병예방법개정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김정근기자>

통합민주당지도부가 10일 국회앞에서 미쇠고기재협상과 가축전염병예방법개정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김정근기자>

6.10 항쟁 21주년이자 ‘6·10항쟁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10일 통합민주당 등 야당이 일제히 거리로 나섰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상천 대표 등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7시 열릴 예정인 100만인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앞서 세종로 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가축전염병 예방법(광우병 예방법) 개정 청원을 위한 국민서명운동을 벌였다. 민주당은 앞서 국회 본청 앞에서는 쇠고기 재협상 실현과 광우병 예방법 청원을 위한 국민서명운동 발대식을 했다.

손 대표와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당직자 등은 이곳에서 광우병 예방법 개정 홍보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서명 동참을 호소했다.

손 대표는 시민들 앞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초중고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것 자체가 진정한 민주주의의 힘”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손 대표는 이어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넘어선 상황에서 민주당이 광우병 예방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국민 여러분이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해 주신다면 광우병 (쇠고기) 확실히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박상천 대표도 “우리가 법 개정에 나설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며 서명 동참을 거듭 호소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국민건강권과 검역주권 수호를 위한 ‘제2의 6월항쟁’을 선언, 지도부를 비롯해 당원 1만여명이 서울시청앞 문화제에 참석했으며, 진보신당 노회찬·심상정 공동대표 등 지도부와 당원들도 서울시청앞 광장을 찾았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여당 내부에서도 재협상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고, 내각총사퇴도 어느 정도 수용되는 분위기”라며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대신 국회 등원을 결정했다.

<안광호 온라인뉴스센터 기자>

[현장10신:10일 오후 6시]“촛불 소녀, 뿔난 엄마, 유모차 부대 일어섰다”

“우리 여성들은 촛불 소녀로, 뿔난 엄마로, 유모차 부대로, 당당한 소비자로, 여성 네티즌으로 촛불광장에 함께 하고 있다.”

10일 ‘6.10 항쟁 기념일’을 맞아 여성단체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촉발된 촛불문화제에 적극적인 참여를 선언했다.

여성단체 대표 100여명과 여성예술가·종교인 등 300여명은 10일 오후 5시 청계광장 옆 파이낸스 빌딩 계단 앞에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 촉구, 이명박 정권 심판 6.10 여성촛불 행진’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87년 민주화 투쟁에 참여한 여성들은 군사독재의 폭력에 굴하지 않고 삼베수건을 두르고 전경에게 카네이션을 나눠주며 평화시위를 이끌어 6월 민주항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21년이 지난 오늘도 여성들은 새로운 민주주의 실천을 위해 일상의 정치 경험을 ‘거리의 정치’로 확장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특히 여성들의 ‘촛불 행진’ 의미를 “국민을 무시하고 군림하려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여성들의 강한 분노이며, 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포기하고 국민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위협하고 삶의 질을 황폐화 시키려는 것에 대한 심판”이라고 규정했다.

여성단체 대표들과 선언식에 동참한 여성들은 오후 5시 40분 무렵부터 거리행진에 나서 서울광장을 향했다.

특히 이들은 ‘붉은 악마’가 응원도구로 사용했던 뿔 장식을 하고 행진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손봉석 온라인뉴스센터 기자>

[현장9신:10일 오후 5시]국민운동본부 “87년 6월 민주 항쟁 계승하자”

이들은 지난 1987년 6월10일 민주항쟁 당시 정부와 맞서 싸운 회원들이 주축이 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와 ‘광우병 청년대책회의’ 회원들로 모인 넥타이 부대다.

국민운동본부는 거리행진에 앞서 ‘사죄와 감사의 행진’ 국민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국민운동본부는 성명서에서 “87년 6월 국민 여러분들은 분연히 일어나 군사독재를 물리치고 스스로의 힘으로 국민의 정부선택권을 되찾았다”며 “우리는 오늘 청소년의 촛불 앞에 엎드리고자 한다”고 내려갔다.

1987년 6월10일 민주항쟁 당시 정부와 맞서 싸운 회원들이 주축이 된 범국민운동본부가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 뒤 촛불집회에 참가위해 서울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김영민기자>

1987년 6월10일 민주항쟁 당시 정부와 맞서 싸운 회원들이 주축이 된 범국민운동본부가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 뒤 촛불집회에 참가위해 서울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김영민기자>

국민운동본부는 또 “국민의 안전과 건강보다 정권의 공고화를 더 중히 여기는 이명박 정부는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87년 6월에 싹튼 민주주의를 더욱 가꾸어 국민이 자유롭고 풍요롭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다시 한걸음 내딛자”고 덧붙였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수많은 시민들은 박수로 응답하며 호응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늦게 모임을 시작한 넥타이 부대 ‘광우병 청년대책회의’ 회원들도 ‘고시철회 협상무효’와 ‘2030모여 행진에 함께하자’를 외치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대책회의는 “우리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87년 6.10민주항쟁’ 당시 넥타이 부대가 나서 민주화를 이끌어 냈다”면서 이날 촛불집회에 나온 이유를 설명하고 ‘우리주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넥타이부대가 나섭시다’라는 현수막을 앞세우고 거리행진에 함께했다.

<서상준 온라인뉴스센터 기자>

[현장8신:10일 오후 4시]교사들 “촛불 든 우리 제자 때리지 마라!”

“촛불 든 우리 제자가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제자를 때리지 마라! 연행하지 마라!”

10일 보신각 앞에서는 전교조 주최로 초중고 교사들의 ‘6.10 교사 행동의 날’ 선포식이 거행됐다. 교사들은 오후 4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이날 행사를 시작했다.

교사들은 또 ‘MB 퇴학’이라는 유인물을 통해 ‘대통령선서’를 패러디 한 문장으로 이 대통령의 쇠고기 수입정책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이 유인물은 “2MB는 헌법 제1조를 부정하고 미국의 축산업자를 보위하며 국민들의 생명위협 증진 및 촛불문화 탄압에만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 직책을 수행할수록 국민이 불행하다고 판단되기에 온 국민이 퇴학처리에 모두 합의했음을 엄숙히 확인합니다”라고 이 대통령의 ‘퇴학사유’를 밝혔다.

전교조 현인철 대변인은 “오늘 행사를 준비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중1 학생이 인도에 서 있다가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부상을 입은 사건” 이라며 “학생들의 평화적인 촛불문화제 참석을 선생님들이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현 대변인은 청소년들의 행동으로 시작해 40여일을 이어온 촛불문화제에 대해 “아이들은 인터넷문화 발달로 소통문화가 속도감이 있다”며 “아이들 사이에서 온라인을 통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소통을 한 후 오프라인에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 대변인은 또 “광우병 문제 외에도 인성교육이 완전히 포기된 점수 따기식 일제고사 부활 에 명문고 부활이 예상되는 고교 다양화, 대입 3단계 자율화로 내신보다 수능이 우선시 되는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이 아이들을 더욱 움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오후 5시부터 진행된 선포식 후에 박을 터뜨리는 퍼포먼스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을 강하게 표출했다.

교사들은 오후 5시반에 행사를 마친 후 제자들이 시작한 촛불집회가 열리는 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손봉석 온라인뉴스센터 기자>

[현장7신오후 5시30분]광장 점거한 보수단체, 내쫓긴 시민들 ‘불편한 동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100만 촛불대행진’이 예정된 10일 오전 서울시청 광장에 보수단체가 ‘법질서 수호 및 FTA비준 촉구를 결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서성일기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100만 촛불대행진’이 예정된 10일 오전 서울시청 광장에 보수단체가 ‘법질서 수호 및 FTA비준 촉구를 결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서성일기자>

보수단체가 서울시청 광장을 점거한 채 '법질서 수호 및 FTA 비준 촉구' 대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시청광장 밖으로 밀려난 진보단체 등 시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오후 5시 현재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5000여명의 보수단체 회원들 중 상당수는 한 손엔 태극기, 한 손엔 '나라사랑' 등 피켓을 들고 결속을 다지고 있다.

이들은 특히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을 통해 "촛불집회 배후로 친북세력이 있다"고 단정 지은 뒤 목적이 '미쇠고기 수입 반대'보다는 현 정권의 전복에 있다고 주장했다.

월남전에 참전한 예비역 소장 황광덕씨는 자유발언에서 "젊은이들이 한달여 동안 촛불집회에 참여했는데, 이제는 차가운 머리로 (집에) 돌아가야 한다"며 집회 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1974년 월남이 공산화된 이유를 아냐"고 물은 뒤 "좌파세력의 잘못된 선전과 선동에 의한 것"이라며 촛불집회 주최측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밝은세상시민연대에 글을 올리고 있다는 이수연씨(작가)는 "지난 8일 1인시위 도중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하소연한 뒤 "세계화라는 순수한 차원에서 시작된 인터넷 문화가 이제는 대통령에 대한 온갖 비난과 비방, 악플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장 밖으로 밀려난 시민들은 "시간이 아깝다, 이제 그만하라"며 야유를 보내고 있다.

경찰의 폴리스라인 밖에서 만난 김영민씨는(45) "발언들을 듣고 있으면 저 사람들이 같은 대한민국의 사람들인지 의심이 간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어쨌거나 촛불집회 이전에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6개 중대 600여명의 경력을 동원, 시청광장 경계를 폴리스라인으로 둘러싸고 보수단체와 진보단체측간의 충돌을 막고 있다.

<안광호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6신/오후5시]

10일 오후 연세대학교는 이한열 열사 21주기 추모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분위기로 숙연한 분위기다.

정문에서 학생회관까지 이어진 길 등 캠퍼스 곳곳에는 1987년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 열사를 추모하고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는 글귀가 쓰여진 검은색 현수막이 걸려있다. 현수막에는 ‘우리가 주인이 되는 세상, 행복한 민주주의, 너와 내가 힘을 합치면 세상이 바뀐다’ ‘미국산 쇠고기 먹지 마세요. MB에게 양보하세요’ 등의 문구가 쓰여있다.

서울서 제주까지 “재협상·이명박 퇴진”
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왼쪽)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이 열사의 21주기 추모제에 참석했다.

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왼쪽)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이 열사의 21주기 추모제에 참석했다.

중앙도서관 건물에는 이한열 열사의 걸개그림이 걸려 있고 그 앞에서는 87년 당시 민주화를 열망하며 거리로 나선 시민들의 모습과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이 담긴 ‘6월항쟁 기념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이한열 열사의 21주기 추모제는 건너편인 학생회관 앞에서 100여명이 모여 열리고 있다. 추모기획단은 “오늘만큼은 자신의 일정을 접고 100만 촛불들기에 동참합시다”라고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87년 6월은 이미 재현되고 있다”면서 “2008년 6월 현재, 서울의 도심에는 수만, 수십만의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시키지도 않았지만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그 소박하고 간절했던 마음들이 모여 거리를 가득 메웠다” 며 “가혹할 정도의 정부와 공권력의 탄압에 맞서 시민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6월 정신, 항쟁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추모식과 사진집회를 연 뒤, 오후 6시50분부터 이한열 열사의 영정을 들고 정문에서부터 이화여대역, 충정로역 등을 거쳐 서울시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이성희 온라인뉴스센터 기자>

[현장5신/오후4시]

10일 서울광장에서 보수단체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준비중인 진보단체간의 말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서성일기자>

10일 서울광장에서 보수단체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준비중인 진보단체간의 말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서성일기자>

서울시청 앞 광장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 선진화국민회의, 한미친선연합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 5000여명이 ‘6.10 항쟁 21주년기념 100만명 촛불집회’에 대한 맞불집회를 10일 오후 3시 시청광장에서 개최, 곳곳에서 진보단체 회원들과 충돌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애국가 제창과 함께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행사를 개최한 보수단체 회원들은 자유발언에서 “촛불을 끄고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 “정부는 좌파세력을 색출해서 하루빨리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은 이에 앞서 이날 정오부터 서울광장에 1000여개 가량의 간이의자를 비롯, 광장 한켠에 무대를 설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집회 지지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이상안씨(59.여)는 “촛불집회가 장기화되면서 나라가 어지러워지고 결국 광우병 위험보다 실업과 물가 등 경제문제가 더 악화되고 있다”며 “촛불집회가 하루빨리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사 진행 중에도 행사장 주변에는 ‘안티 이명박 카페’ 회원 등 진보단체 회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의 욕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진보단체 회원들은 ‘쇠고기 재협상’과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며 집회 주최측에 야유를 보냈고, 보수단체측 회원들은 ‘이명박 물러가라’ 는 피켓 등을 빼앗으려 하며 충돌 일보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안티 이명박 카페’ 백근종(55) 수석부대표는 “소수의 세력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집회일 뿐”이라며 “조중동 등 일부 보수언론에 쇄뇌당해 사고력이 저하된 어르신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나온 것으로 측은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6일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와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충돌 상황과 마찬가지로 현재 양측의 경계선에 두겹의 경력을 배치, 충돌을 막고 있다. 그러나 오후7시까지 집회신고를 한 'FTA촉구대회' 주최측이 집회를 11일 새벽 3시까지 계속하겠다고 밝혀 밤새 '100만 촛불항쟁' 참가자들과 충돌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또 다른 보수단체 새물결국민운동중앙회도 오후 5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한미 FTA 촉구’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서울광장으로 결집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오후 7시로 예정된 ‘6.10 항쟁 21주년기념 대국민 촛불집회’ 측과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안광호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4신/오후 3시30분]세종로 네거리 ‘촛불집회’ 시민들과 팽팽한 긴장감 나돌아

‘6.10항쟁’ 21주년을 맞은 10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서울 시청광장과 세종로네거리 일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후 3시가 되자 이 곳에는 ‘미 쇠고기 전면 재협상’ 및 ‘이명박 정부의 정책 반대’하는 시민들이 양손에 피켓과 초를 들고 광장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촛불문화제 참가 집회 인원 중 최대 규모가 모여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새벽부터 세종로사거리 이순신 동상 앞 도로 양쪽 2차선을 제외하고 컨테이너를 2층으로 쌓아올려 지지선을 구축했다.

이날 대규모 집회에 참여할 인원은 약 50만명(주최측 추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주노총을 비롯 노동계, 종교계, 학계 등 각 계 각층에서도 사전행사를 준비하는 등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 5월25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전주에서 분신했던 이병렬씨(42)가 9일 결국사망함에 따라 이날 집회는 더욱 과열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민 ㄱ 모씨(42·여)는 “정부가 시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컨테이너박스까지 동원해 시민들의 외침을 묵살하려 한다”며 “이는 5공때나 있을 법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시민 ㄴ 모씨(68·경남 마산)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나 청와대 인사 대폭 물갈이는 국민들을 기만하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정부나 경찰은 대한민국 국민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이날 ‘갑호 비상령’을 내리고 전경 221개 중대(약 2만여명)를 비롯, 전국에 추가로 71개 중대를 배치해 집회를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모든 경찰관은 ‘갑호 비상령’이 내려짐에 따라 전원 비상근무태세에 돌입한다.

‘갑호 비상령’은 경찰이 현 상황을 '계엄이 선포되기 전의 치안상태'로 판단해 내리는 것으로 경찰 수준에서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비상령이다.

이날 오전부터 집회 장소인 서울 시청광장에서는 뉴라이트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선진화국민회의 등 보수단체회원 5000여명의 집회가 진행중이어서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과 충돌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상준 온라인뉴스센터기자 ssjun@khan.co.kr>

[현장3신/오후3시]

뉴라이트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선진화국민회의, 한미친선연합회 등 보수단체들이 '100만 촛불항쟁'에 대한 맞불집회를 10일 오후 3시 서울시청광장에서 열었다.

개회 시각 전인 오후 2시30분, 3백여명의 회원이 연단을 둘러싸고 있으며 일부 참가자들은 광장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주최측은 '멸공의 노래' 등 군가를 틀어놓고 '법질서 수호, FTA비준 촉구 대회'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시청사쪽에 마련된 연단에는 '불법시위 배후세력 척결하자' 등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대한민국 보수여 단결하자' '김일성 추종세력 박살내자'라고 쓰인 팻말을 든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흔들며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참여 인원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오후 3시, 개회식은 천여명의 50, 60대 시민과 군복을 입은 예비역 장교들이 자리에 앉은 가운데 예비역 장교의 지휘 아래 애국가를 부르며 시작됐다.

이 자리에는 '촛불집회 반대' 1인 시위를 하던 대학생 이세진씨도 연단에 올라 광장에 모인 보수단체 회원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집회가 진행된 오후 3시 30분께 수만명(주최측 추산 5만명)이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모여들었으나 촛불집회 참가자와 뒤섞여 정확한 대회 참가자 수를 정확히 어림잡기 힘든 실정이다.

집회과정에서 촛불집여에 참석하기 위해 일찍 나온 시민들과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 속속 보였다. 경찰은 이들 단체 회원들과 촛불집회 참가자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 행사장 외곽에 두겹의 방어막을 쌓고 있다.

주최측은 이날 행사를 11일 새벽 3시까지 진행하기로 해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밤새 충돌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들은 연단쪽에 조리기구를 설치, 미국산 쇠고기 소시지 시식회를 갖기도 했다.

<안광호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2신/오후1시] 고려대도 동맹휴업 결정

고려대학교가 서울대학교에 이어 10일 동맹휴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동맹휴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8300여명의 재학생 투표자 중 85%가 찬성함에 따라 동맹휴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이날 투표에는 재학생 1만6000여명 중 51%가 참가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3시 교내 민주광장에서 자체적으로 S8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및 정부 폭력 진압규탄S9 집회를 개최한 뒤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있을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걸어서 이동할 예정이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지난 4~5일에도 동맹휴업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투표율이 저조하자 9일까지 연장투표를 해왔다.

<고영득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1신/오전 5시]

‘소통불능의 컨테이너 만리장성’에 시민들 분개

10일 예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100만 촛불대행진’을 둘러싸고 정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세종로 사거리를 대형 컨테이너 박스 수십개로 막아놔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향닷컴

ⓒ경향닷컴

전날 촛불집회가 조용히 끝나자 자정이 넘어서면서 컨테이너 바리케이트 설치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 시민은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이 지나가자 화물노조가 벌써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

동 트기 전 오전 5시경, 지게차가 컨테이너 안으로 초대형의 모래 포대를 분주히 옮겼고, 컨테이너 사이를 용접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사상최대 규모의 촛불집회가 예정돼 ‘갑호비상’을 발령하는 등 경찰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출근길 시민들은 “아무리 그래도 너무 황당하다” “어처구니 없다”고 입을 모았다.

출근 길에 너무 뜻밖의 광경에 발길을 멈췄다는 40대 윤모씨는 “세종로에서 그야말로 ‘소통 불가능의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고 분개했다.

<고영득 온라인뉴스센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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