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마 “군대서 많은 생각…음악이 강해졌어요”

문주영·사진 강윤중기자 mooni@kyu

권상우와 동서간 “참 잘해줘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루마(30)의 터치가 달라졌다. 이번주 발표한 정규 6집 <피앤오 앤 아이>(P.N.O.N.I)에서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테마곡 ‘웬 더 러브 폴스’ 등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과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애절함이 아닌, 더 강하면서도 밝은 피아노 음색이 두드러진다. 군대 생활과 결혼, 2세 출생 등 일련의 외적 변화가 가져다 준 내면의 울림일까.

이루마 “군대서 많은 생각…음악이 강해졌어요”

“맞아요. 기존 곡들과 비교한다면 전반적인 분위기가 발랄해지고 강해지고, 또 드라마틱해졌어요. 대부분 군대에서 쓴 곡들인데 제 스스로 밝아지려고 노력했어요.” 이루마는 2년여간의 군대 생활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내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다른 친구들보다 나이는 많은데 아무것도 없어서 어린아이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다 보니 제 어린시절이 떠올랐고 특히 피아노란 제게 어떤 존재였는지 궁금해졌어요.”

11살에 영국 유학길에 올라 퍼셀 스쿨, 런던대 킹스컬리지 등 명문 음악학교를 졸업하며 대중에게 유명세를 떨친 그에게도 피아노란 그의 음악인생에서 여전히 풀리지 않은 담론인 듯 보였다. 어릴 때는 피아노가 장난감 같았고 이후에는 친구 같았다는 이루마는 그래서 이번 앨범 제목을 아예 ‘피아노와 나’라고 붙였다. 앨범 재킷에는 피아노에 앉아 있는 3살 때 사진을 실었다.

“한 때는 (음악 시장에) 피아노 곡들이 너무 많아서 제가 들어도 그 음악이 그 음악 같고 회의감이 든 적이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리석었죠. 제가 남들보다 더 좋은 음악을 쓸 생각은 안하고 말이죠.”

얼마 전 백일을 맞이한 딸의 울음소리에 전날 잠을 못잤다며 눈을 비비는 그는 이번 앨범에 딸을 위한 곡 ‘로안나’를 실었다. 그는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딸 이름을 ‘이로운’이라고 지었다”며 “항상 같이 있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아내에 대한 고마움 등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두달 동안 무려 23회에 걸친 전국 투어 공연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지난 1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첫 공연의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달에는 일본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 한국 투어의 모든 공연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힘들 법도 한데 연예인이 아닌 뮤지션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잘라 말한다.

전국 투어가 끝나면 이루마는 당분간 피아노는 접고 다른 도전을 해볼 생각이다. 대학에서 현대음악 작곡을 공부한 그는 이제 대규모 오케스트라 등 대곡들을 써보고 싶고, 내년 봄쯤 라디오DJ 일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내년 초부터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 애니메이션 음악을 작업하기로 했다.

“궁극적으로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음악학교를 세우는 게 꿈이에요. 제가 다녔던 퍼셀처럼 100명 남짓한 작은 학교 말이에요. 음악을 언제까지 할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연주를 계속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돌려주는 게 가장 좋게 남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이루마는 잘 알려진 대로 탤런트 손태영의 언니인 미스코리아 출신 손혜임씨와 지난해 5월 결혼했다. 소개팅으로 아내를 만났다는 그는 “당시 광고편집 일을 하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소개받았고 만난 후에 손태영의 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처제 손태영의 결혼으로 한류 스타 권상우와 동서지간이 됐다. “권상우씨는 만나 보니 말을 잘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나요. 저보다 나이가 두 살이 더 많은데도 저를 높여주고 딸 아이 선물도 잘 사주시죠(웃음). 제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더 생겼다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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