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흑인대통령…미국은 변화를 택했다

워싱턴 | 김진호특파원

오바마, 매케인에 압승 … 민주당, 상하원도 승리

미국 건국 232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표심에 힘입어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제4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민주당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해 1994년 이후 처음으로 행정부와 의회를 동시에 장악했다.

사상 첫 흑인대통령…미국은 변화를 택했다

오바마는 5일 오전 9시30분(동부표준시간·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 현재 캘리포니아·뉴욕·펜실베이니아 등 20여개 주에서 승리,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훨씬 넘는 34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매케인은 163명을 얻었다. 오바마와 짝을 이룬 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도 부통령에 동반 당선됐다.

오바마는 당선이 확정된 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그랜트파크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 참석, “미국에 변화가 왔다”면서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돌려주고, 어린이들에게 기회의 창을 열어주며, 번영과 평화 증진의 대의를 복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금융위기로 인한 미국의 현실을 지적하면서 “선거 승리는 변화를 이뤄낼 기회를 얻은 것뿐인 만큼 국민들이 (국가에 대한) 복무와 희생의 새로운 정신을 보여주지 않으면 (변화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첫 흑인대통령…미국은 변화를 택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민이 흑인 대통령을 선택한 것은 역사적으로 인기가 없는 공화당 대통령과 그의 경제, 외교정책에 대한 거부인 동시에 오바마의 변화의 외침을 수용한 ‘국민적 카타르시스’였다”고 논평했다.

ABC방송은 5일 오바마 당선자가 램 이매뉴얼 민주당 하원의원에게 차기 행정부의 백악관 비서실장직을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매뉴얼 의원은 그러나 오바마의 제안에 대해 아직까지 답변하지 않았다고 ABC는 전했다. 오바마는 이번주 중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매케인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오바마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다. 매케인은 “오바마 상원의원은 본인은 물론 미국을 위해 위대한 일을 해냈다”면서 패배를 시인한 뒤 지지자들에게 차기 대통령을 도와 난국을 헤쳐나갈 것을 당부했다.

민주당은 상·하원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전체 100명 가운데 35명을 교체하는 상원 선거에서는 적어도 17명을 당선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현재 의석보다 최소 5석 늘어난 56석(민주당 성향 무소속 포함)을 확보한다. 민주당은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 선거에서도 기존 231석에서 20석을 늘린 251석을 확보, 173석에 그친 공화당을 앞섰다.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11개 주 가운데 6곳에서 승리하고 워싱턴주에서도 선전했다.

미국이 새로운 역사를 시작한 이날 시카고 그랜트파크 안팎을 가득 메운 오바마 지지 인파 10만여명은 밤 늦도록 감격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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