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문화의 거리, 종로구 인사동

경향닷컴 이다일기자

서울 종로구 인사동은 고려시대 흥복사가 있어 ‘절골’로 불렸고 조선시대에는 그림 그리는 관청 도화원이 있어 예술 활동의 중심지였다.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문화의 거리다.

주말 오후의 인사동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종로, 광화문과 인접해 있어서 교통도 편리하다. 종로2가에서 안국동 사거리에 이르는 700m의 길에는 그림, 도자기 등을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한편에는 떡과 다과를 비롯한 한국음식에서 사찰음식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맛이 사람들을 기다린다. 거리는 아이를 목말 태운 가족부터 카메라를 들고 추억을 남기는 연인까지 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문화해설사 이송하씨는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보려면 인사동이 좋아요. 그리고 종교유적부터 근현대 독립운동의 흔적까지 인사동엔 볼거리가 가득하지요. 그래서 외국인들에겐 한국관광의 필수코스에요”라고 말했다.

문화 거리의 탄생

1988년 인사동 거리의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1988년 인사동 거리의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63번지에서 관훈동 136번지로 이어지는 인사동은 길이 700m의 비교적 좁은 길이다. 길은 삼청동에서 시작해 관훈동, 인사동을 거쳐 청계천과 만나는 광통교까지 흐르던 개천을 따라 형성됐다. 일제강점기에는 이곳의 상점들이 명동, 충무로의 상점들과 함께 문화재의 수탈을 위한 창구가 됐다. 1920년대 주로 충무로와 명동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미술품, 문화재 상점들이 1960년대 들어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인사동으로 상점들이 옮겨오기 시작한 것이 인사동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낙원시장을 비롯해 인근지역 상인들이 모이는 거리가 형성됐고 특히 미술과 관련된 상점이 많이 모여와 화랑, 표구점 등이 주종을 이뤘다. 관련 상점들이 즐비하다보니 자연스레 이곳에 전시장이 생겨났고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문화의 거리를 형성했다. 지금은 전통찻집, 화랑, 미술도구상점을 비롯해 전통음식점과 도예점 등 다양한 한국 전통문화 상점이 자리 했다. 정부에서도 문화거리를 양성했는데 1988년에 인사동을 ‘전통문화의 거리’로 지정하면서 각종 문화행사, 축제를 열고 있다.

그렇지만 이곳에 한국문화 상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느 곳에서 볼 수 있는 외국계 프랜차이즈도 자리 잡고 있는데 눈에 띄는 점은 인사동의 분위기와 어울리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한 외국계 커피전문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사동에서만 자사의 간판을 한글로 부착해 한국적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인사동의 문화유산

인사동 골목마다 자리 잡은 전통음식점 (이다일 기자)

인사동 골목마다 자리 잡은 전통음식점 (이다일 기자)

인사동은 서울의 중심이다. 지금은 광화문 세종로파출소 앞 미관광장내에 도로원표가 있어 서울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조선시대 서울의 중심은 1896년(건양원년)에 세워진 ‘서울중심표석’으로 인사동에 있다. 서울시에서 펴낸 ‘역사문화 유적을 찾아’에서는 이 표석이 ‘당시 서울의 한복판 중심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국 지번의 중심지점이 되는 곳이었다.’고 기록됐다.

서울의 중심인 만큼 인근 지역은 문화유산으로 가득하다.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거리에 덕수궁, 경복궁, 창덕궁 등 고궁들이 있다. 가깝게는 국보 2호 원각사지 10층 석탑이 있는 탑골공원이 있고 조선시대의 도화원(圖畵院)을 비롯해 삼일독립선언 유적지, 이율곡선생 집터 등이 있다. 또한 대원군의 정치활동 근거지였던 운현궁이 인사동에 위치했다. 종교와 관련된 유적지도 많다. 유형문화재 제 36호인 천도교 중앙교당을 비롯해 대한불교조계종의 본사인 조계사가 인사동 지척에 자리했다.

인사동을 즐기는 방법

인사동을 꼼꼼히 살펴보려면 제일 먼저 관광 안내소를 찾아갈 필요가 있다. 인사동의 명소를 표시한 지도와 간략한 설명을 듣고 나면 인사동을 바라보는 깊이가 달라진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통역 가능한 문화해설사가 365일 상주하니 외국인들에게도 추천할만하다.

또한 인사동은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노점상들도 관광객이 들이대는 카메라에 인색하지 않다. 심지어 서로 어깨동무하며 포즈를 취해주는 곳이니 다양한 모습을 찍어보는 것이 좋다. 비록 700m의 짧은 길이지만 양 옆으로 갈라지는 골목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구석구석 들어선 찻집과 음식점들에서는 인사동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경향닷컴 이다일기자 cam@khan.co.kr>

가는길
서울지하철 1, 3호선 종로3가역 1번 출구,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 1호선 종각역 3번 출구, 5호선 종로3가역 5번 출구에서 가깝다. 버스는 안국역, 종각역, 조계사행을 타면 인사동으로 갈 수 있다. 종로2가 로터리에서 북쪽으로 안국로터리까지 700m구간이 인사동길이다.

<b>인사동 거리</b> 2010년 인사동 거리의 모습이다. 추운 날씨에도 인사동은 사람들로 붐빈다.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미술관을 구경하기도 하고 길에서 파는 떡이나 엿 혹은 호떡 같은 주전부리를 사기 위해 줄을 선다. (이다일기자)

인사동 거리 2010년 인사동 거리의 모습이다. 추운 날씨에도 인사동은 사람들로 붐빈다.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미술관을 구경하기도 하고 길에서 파는 떡이나 엿 혹은 호떡 같은 주전부리를 사기 위해 줄을 선다. (이다일기자)

<b>화랑</b> 인사동은 미술품의 거래가 많은 곳이다. 그림을 파는 화랑을 비롯해 미술도구, 도예품을 거래하는 상점들이 늘어섰다. 또 골목 안쪽으로는 크고 작은 전시장들이 들어서 ‘문화의 거리’라 불릴 만하다. (이다일기자)

화랑 인사동은 미술품의 거래가 많은 곳이다. 그림을 파는 화랑을 비롯해 미술도구, 도예품을 거래하는 상점들이 늘어섰다. 또 골목 안쪽으로는 크고 작은 전시장들이 들어서 ‘문화의 거리’라 불릴 만하다. (이다일기자)

<b>추억의 물건</b> 70~80년대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추억의 물건들을 파는 가게도 있다. 오래된 장난감들이 요즘 아이들의 눈에도 띄는지 발길을 돌리지 못한다. 뒤에서 바라보는 아빠도 옛날 추억에 잠긴다. (이다일기자)

추억의 물건 70~80년대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추억의 물건들을 파는 가게도 있다. 오래된 장난감들이 요즘 아이들의 눈에도 띄는지 발길을 돌리지 못한다. 뒤에서 바라보는 아빠도 옛날 추억에 잠긴다. (이다일기자)

<b>떡치기 체험</b> 인사동 입구에서는 체험 행사가 진행 중이다. 어린이들에게 절구로 떡을 쳐 만드는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하고 어른들은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이다일기자)

떡치기 체험 인사동 입구에서는 체험 행사가 진행 중이다. 어린이들에게 절구로 떡을 쳐 만드는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하고 어른들은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이다일기자)

<b>2002년 인사동 풍경</b> 인사동은 꾸준히 변하고 있다. 1988년 차없는 거리로 지정된 이후 몇 번의 변화를 거쳤고 아스팔트 도로 대신 벽돌을 이용해 거리를 꾸몄다. 낮은 지붕의 미술품 상점 뒤로 높은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다일기자)

2002년 인사동 풍경 인사동은 꾸준히 변하고 있다. 1988년 차없는 거리로 지정된 이후 몇 번의 변화를 거쳤고 아스팔트 도로 대신 벽돌을 이용해 거리를 꾸몄다. 낮은 지붕의 미술품 상점 뒤로 높은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다일기자)

<b>인사동 홍보관</b> 조계사 건너편 입구에는 인사동 홍보관이 있다. 국내외 방문객에게 인사동과 한국전통문화를 소개하고 통역, 홍보물 배포,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역사관광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다일기자)

인사동 홍보관 조계사 건너편 입구에는 인사동 홍보관이 있다. 국내외 방문객에게 인사동과 한국전통문화를 소개하고 통역, 홍보물 배포,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역사관광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다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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