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현장을 가다

(3) 헛삽질하는 영산강·금강

공주 | 정혁수 기자

금강 보 3곳 인력 수백명… ‘34만 일자리’ 턱없는 소리

“기계 힘 의존한 공사 4대강 고용효과 없어”

대덕보 추가 계획에“홍수 조절 불능” 논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논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으뜸의 목표 가운데 하나로 치잖아요. 그런데 보세요. 건설현장에 몇 명 보이는지….”

<b>공사판 된 강바닥</b> 공주시 금강보 공사현장. 넓은 개활지를 에워싼 철근벽이 둘러쳐져 있고 내부에는 장비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 김정근 기자

공사판 된 강바닥 공주시 금강보 공사현장. 넓은 개활지를 에워싼 철근벽이 둘러쳐져 있고 내부에는 장비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 김정근 기자

5일 금강 줄기인 충남 연기군 남면 나성리 금남보 현장. 이곳도 어김없이 흙을 실어나르는 덤프트럭과 포클레인 등 70여대가 굉음을 내며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작업인부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4대강 공사가 진행 중인 공주시 금강 일대에서 5일 가물막이 안에 금강보 설치를 위한 흙이 쌓여 있다. 공주 | 김정근 기자

4대강 공사가 진행 중인 공주시 금강 일대에서 5일 가물막이 안에 금강보 설치를 위한 흙이 쌓여 있다. 공주 | 김정근 기자

“대부분 장비작업을 중심으로 하니까, 많은 인원이 필요없어요.”

현장에서 만난 대우건설 관계자는 “하루에 장비가 포클레인, 덤프, 불도저 등 한 70~80여대 투입된다”면서 “장비기사들 외에 목공, 철근인원에다 기타 인원까지 모두 합쳐야 150여명”이라고 말했다. 공주보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280m의 다기능보가 설치되는 이곳에서도 눈에 보이는 작업인부는 50여명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공사현장이 다 비슷해요. 강 줄기를 막고 거기에 대규모 보를 건설하는데 사람이 일을 하나요. 장비 갖고 일하는 거죠.”(대전환경운동연합 정천기 교육센터장)

정부는 4대강 사업의 기대효과로 “모두 34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남대 정동국 교수(토목환경공학)도 “4대강 사업을 갖고 마치 일자리 창출의 만병통치약인 양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4대강 현장을 가다](3) 헛삽질하는 영산강·금강

“건설기계가 워낙 발달했기 때문에 요즘 공사현장에서는 고작해야 현장 인부 정도가 필요해요. 그러니까 청년실업해소에 필요한 실제고용 유발효과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금남보(연기)·금강보(공주)·부여보(부여) 등 3개 보 외에 금강정비사업 기본계획에도 없는 대덕보 설치가 추진되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대덕보는 대청댐과 금남보 사이에 설치될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대덕구청의 요청으로 설치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부장은 “단지 몇몇 주민의 여가생활을 위해서 홍수조절 능력도 없는 보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강 3개보 설치문제로 수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대청댐 아래 위치한 조정지댐에서 불과 4㎞ 하류 지점에 대덕보를 설치한다고 하는 것은 수질악화와 대기오염이라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요.”

대전대 토목공학과 허재영 교수도 “현재도 이처럼 공사장의 환경오염대책이 무시되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우기인 7~8월이 되면 공사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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