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작 ‘어플’도 애플 아이폰 편애 ‘섭섭한 삼성’

임지선 기자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정부부처가 앞다퉈 애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지식경제부 등 경제부처는 물론 법제처를 비롯해 최근에는 지자체인 서울시까지 수십개를 내놓았다.

이들 어플 가운데 가장 인기작은 재정부 제품들이다. 지난 2월에 내놓은 ‘시사경제용어사전’은 현재까지 13만4000명 이상 다운받았다. 배포 당시 무료 프로그램 중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5일 내놓은 ‘주요 경제지표’ 어플도 7일 현재 다운로드 횟수 8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국내총생산과 산업활동·물가·고용·외환시장 등 국내 경제지표가 그대로 담겨 있다. 문제는 정부가 제작하고 있는 어플의 대부분이 애플사의 아이폰에서만 구동된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삼성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심사가 편치 않다.

삼성은 공식적으로는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섭섭하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실제 재정부에 따르면 삼성은 ‘시사경제용어사전’에 대해 아이폰이 아닌 삼성의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관련 기술 지원을 하겠다는 뜻도 표시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OS체계가 다른 스마트폰의 어플을 만드는 데에는 소극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새로운 OS체계가 나올 때마다 그에 걸맞은 어플을 만들 수도 없는 것 아니냐. 애플의 아이폰이 스마트폰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정부가 아이폰용의 ‘어플 전도사’를 자처하는 게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과거 정부 등 공공기관의 인터넷 사이트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지원해 리눅스나 매킨토시 등 다른 운영체계를 쓰는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폐쇄적인 아이폰용을 위한 어플을 제작하는 건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아이폰용이 아닌 다른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은 부처는 법제처가 거의 유일하다. 법제처는 아이폰용 이외에도 옴니아폰을 위해 국가법령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법제처 관계자는 “국내 기업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동시에 개발했다”며 “그러나 다운로드 숫자를 보면 확실히 아이폰용 어플에 더 손이 간다”고 말했다. 법제처에 따르면 옴니아폰을 위한 법제처의 국가법령정보 서비스는 다운로드 횟수 1만회를 기록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으나 아이폰용 어플은 단 하루 만에 1만회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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