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전쟁, 뛰는 MS·애플·구글 - 삼성·LG ‘허둥지둥’

전병역 기자

◇ 세계는

세계 휴대폰 시장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해외 선진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폰 경쟁 구도 속에 삼성·LG전자는 허둥댄 채 힘겨운 모습이다.

스마트폰 전쟁, 뛰는 MS·애플·구글 - 삼성·LG ‘허둥지둥’

아이폰으로 앞서간 애플은 올 여름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구글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마저 자체 브랜드를 단 스마트폰을 내놓키로 해 격전을 예고했다. 여기에 신기술을 자랑하는 대만 업체와 후발 중국 업체들도 브랜드를 키우는 중이다. 국내 업체가 일반 휴대전화에 안주하며 대세인 스마트폰 사업에 헛발을 디디는 바람에 선진업체와 대만·중국업체 사이에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진원지는 오는 12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을 ‘윈도폰’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맹주인 애플도 차세대 아이폰 4G를 6~7월쯤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폰의 급성장은 세계 휴대전화 시장 구도를 통째로 흔들고 있다. 휴대전화와 PC의 경계를 허문 스마트폰 등장 이후 컴퓨터 운영체계(OS)와 제조로 나뉜 분업체계가 무너졌다. 어제의 동업자가 오늘의 경쟁자로 돌변한 상황이다.

7일 외신에 따르면 MS는 직접 설계한 2종류의 스마트폰(일명 ‘핑크’ 프로젝트)을 12일쯤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발머가 소개한 차세대 OS인 ‘윈도폰7’이 아닌 별도 OS를 얹어 통신사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으로 관측된다. 생산은 일본의 샤프가 맡을 예정이다. 구글이 설계하고 대만의 제조전문 업체인 HTC가 생산한 안드로이드폰 ‘넥서스원’과 비슷한 구조다. 윈도폰7은 단문메시지를 주고 받는 트위터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더 편하게 이용토록 특화된 운영체계다.

업계에서는 “MS가 자사 브랜드의 스마트폰이 먹혀들 경우 구글이나 애플처럼 판매량을 늘리고 싶어할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여전히 최대 복병은 애플이다. 애플은 6월쯤 차세대 아이폰 4G를 선보인다. 이에 앞서 8일(현지시간) 아이폰 4G에 실을 새 OS를 발표한다. 이미 4000만대 이상 아이폰을 판 애플의 차세대 모델이 어떤 모습일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아이폰의 단점으로 지적된 멀티태스킹 기능(여러 작업이 동시에 가능한 구조)이 추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배터리 성능 보완과 카메라 화소 강화, 영상통화 기능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구글도 지난해 자체 스마트폰인 ‘넥서스원’을 내놓고 또 다른 맹주로 떠올랐다. 넥서스원 판매 자체보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이끄는 첨병 역할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안드로이드폰을 늘려 검색을 토대로 한 광고 수입 확대를 노리고 있다.

세계 최대 제조사인 노키아도 스마트폰 강화를 선언했다. 노키아는 최근 아이폰, 구글에 대항해 리눅스 OS에 바탕한 N900이란 개방형 OS를 발표하며 전선에 가세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 구글, MS의 휴대전화 사업 참여는 단순히 휴대폰을 넘어 태블릿PC와 애플리케이션 TV 같은 분야를 염두에 둔 장기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 LG, 소니 같은 전통의 전자제품 업체들이 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앞으로 전자업체는 전통의 기기제조 전문업체와 콘텐츠,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가진 후발 업체 간의 다툼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MS의 스마트폰은 일단 윈도폰7 같은 OS 판매를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면서도 “애플, 구글에서 보듯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은

스마트폰 전쟁, 뛰는 MS·애플·구글 - 삼성·LG ‘허둥지둥’

삼성·LG전자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예상치 못한 변화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풀터치폰을 앞세운 국내 업체로선 ‘손안의 컴퓨터’를 앞세운 해외 메이저에 주도권을 뺏긴 양상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LG전자는 지난해 세계시장에 각각 2억2710만대(19.9%)와 1억1790만대(10.3%) 휴대폰을 팔아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제품인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640만대를 팔아 3.7%(5위) 점유율에 그쳤다. LG전자는 1%가 채 안된다. 애플 아이폰(14.4%), 림 블랙베리(19.7%), 노키아(38.8%)는 물론 대만의 HTC(6.0%)에도 크게 뒤졌다.

이런 성적표는 북미 스마트폰 소비자의 만족도 조사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미 JD파워 조사에서 애플(810)은 단연 선두다. 삼성(724)은 평균(753)에도 모자란 4위였고, LG는 순위 밖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같은 휴대폰을 먼저 개발하고도 시장을 오판했다. LG도 실기하긴 마찬가지다. 삼성은 옴니아 시리즈로 도전했지만 MS의 윈도모바일 OS와 맞물려 처리 속도가 늦고 오작동(버그)이 잦아 소비자 불만을 샀다.

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하면서 삼성·LG전자의 휴대폰 영업이익률도 떨어지고 있다. SA는 삼성·LG전자의 휴대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각각 9.7%, 7.3%에서 올해 8.3%, 4.0%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애플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무려 30.3%로 약 5조원이다.

향후 1~2년 안에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전화 시장을 앞설 것으로 예상돼 사업을 포기할 수도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체 플랫폼인 ‘바다’를 얹은 스마트폰을 올 하반기에 판매키로 했다. 이달 안에 안드로이드폰도 내놓는다.

신종균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난 18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겠다”고 밝혔다. 올 예상치 2억7000만대를 감안하면 6% 수준이다. LG전자는 올해 20종류의 스마트폰 중 중저가 시장을 중점 공략할 방침이다.

양사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내놓을지는 예상키 어렵다. 고화질 화면이나 첨단 기능을 넣는다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데 양사의 고민이 있다. 애플 아이폰에서 보듯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이나 직관적인 조작성을 높인 OS가 더 중요해서다.

아예 ‘주전공’인 기기제조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애플을 따라 하는 전략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은 “어차피 삼성·LG전자가 특수한 애플을 쫓아갈 수는 없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술이 좋고 해외업체 추격 능력을 보인 만큼 윈도폰, 안드로이드폰 제조기술 싸움에서는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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