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부사 7년반만에 귀환… JAXA, 온갖 고장 끈기로 극복읽음

도쿄 | 조홍민 특파원

달보다 멀리 다녀온 첫 비행체

‘만신창이, 기적의 귀환.’(요미우리신문)

일본의 우주탐사기 ‘하야부사(일본어로 매)’가 13일 천신만고 끝에 지구로 돌아왔다. 당초 예정보다 3년이나 훌쩍 넘긴 7년 만이다. 비행 거리만 지구~태양의 40배에 이르는 60억㎞에 이른다. 소행성의 모래 채취 등을 임무로 발사됐지만 도중에 연료가 새고, 통신이 끊어지는 악조건 때문에 귀환이 불투명했다.

하야부사는 2003년 5월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M5 로켓에 실려 발사돼 2005년 11월 지구에서 3억㎞ 떨어진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했다. 그러나 직후 문제가 발생했다. 착륙제어용 화학엔진에서 연료가 새면서 제어불능 상태가 됐고 통신은 완전히 끊겼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관제센터가 미약하나마 신호를 포착한 것은 그로부터 7주 후였다. 회전하던 하야부사의 안테나가 가끔씩 지구를 향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연결상태가 좋지 않아 20초간 연결되면 30초간 끊어지는 상태가 이어졌다.

이후 관제실에서 20초짜리 지시를 반복하면서 기적처럼 기능을 복구, 이륙에 성공했다. 하지만 또다시 암초에 부딪혔다. 이번엔 화학엔진 12기가 모두 고장나버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4기의 비상용 이온엔진을 가동시켰고 1㎡당 1㎎도 안되는 태양광의 압력을 이용해 계속 비행했다.

비행속도가 떨어지면서 귀환 시기도 계속 지연됐다. 부품의 노화까지 겹치면서 전지와 엔진의 손상도 일어났다. 지난해 11월에는 비상용 이온엔진 4기 중 3기마저 정지했다. 연구원의 아이디어로 예비 엔진 2기를 연결해 1기 역할을 하게 하는 비상수단까지 동원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13일 오후 11시7분쯤 하야부사에 탑재된 캡슐은 기체와 분리돼 호주 우메라 부근에 착륙했다.

하야부사의 극적 귀환으로 얻은 소득도 적지 않다. 달보다 먼 천체에 우주선이 착륙해 지구로 돌아온 것은 하야부사가 처음이다.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한 고효율 이온엔진의 성능을 확인한 것도 성과다. 발사팀은 정상적인 모래 채취에는 실패했지만 이토카와 착륙 시 캡슐에 모래가 들어갔을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일본 항공우주당국은 이번 귀환을 계기로 ‘하야부사 2호’ 발사도 추진 중이다. 지구와 소행성 간의 위치와 예산 등을 고려해 2014~2015년쯤 쏘아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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