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 부럽다고? 오바마여 정신차려라

김기범 기자

“한국 아이들은 100년 전의 미국 아이들 같다.”

미치 앨봄

미치 앨봄

지난 4일 방한한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이 한국 교육을 칭찬해온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은 잘못이라는 글을 써서 화제다.

앨봄은 최근 자신의 신간 ‘8년간의 동행’을 홍보하기 위해 방한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은 저자가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둔 대학(미 브랜다이스대학) 은사인 모리 교수와 나눈 대화를 담고 있다. 1997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됐으며 전 세계 50개국 41개 언어로 1600여만부, 한국에서만 300여만부가 팔려나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그들이 한국에서 할 수 있다면 우리도 미국에서 할 수 있다”고 말하며 한국식으로 미국 교육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앨봄은 지난 12일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교육에 대한 칭찬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앨봄은 “그(오바마 대통령)는 한국 아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오래 공부하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나는 미국에서 한국식 교육은 불가능하다고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한국식 교육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앨봄은 “한국인들은 낮과 밤은 물론 주말까지 학교에 투자한다. 한국에서 아이들이 늦은 밤에 교복을 입고 집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주말까지 공부하는 것을 보는 것도 흔한 일이다. 영어교육을 사교육으로 받고, 가족들은 아이의 교육을 위해 떨어져 지낸다. 학교는 해 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운영되고, 아침, 점심 저녁을 학교 건물 안에서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우리 아이들이 미국의 학교 체제와 다를 것이 없는 이곳 아이들을 흉내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덧붙였다.

앨봄은 한국 아이들에 대해 “이곳 아이들의 대부분은 미국인이 되기를 원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 군대에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영어를 말해서 부를 얻고, 위에 서기 위해 미국인이 되기를 원한다”라며 “이곳 언론들에게 받은 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을까’였다. 이것은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받게 되는 질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태도는 미국 이민자들이 20세기 초에 취했던 태도와 비슷하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대학에 못 가고, 대학에 못 가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없고,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하면, 너는 루저가 된다는 태도 말이다”라며 “한국에서 이렇게 가르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앨봄은 “어떻게 미국 아이들이 이런 방식을 따라하겠는가. 아이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하면 아이들은 부모들을 무시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한국아이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 내가 간 모든 곳에서 나는 내가 쓴 책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을 만났다. 청소년들이 내 책을 좋아한 이유는 이 책에 나오는 선생님이 단지 학교 성적만이 아니라 열정과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떄문이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모리를 만나기를 원한다고 말했고, 또 좀 더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어떻게 거의 모든 시간을 공부하고 일하는 데 쓰면서도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고 설명했다.

앨봄은 “여러 연구결과들이 한국 아이들은 표준화되어있는 시험들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만, 미국의 학교에서 목적으로 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해 학교에서 중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학교수업을 1개월 늘리면 미국 아이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 한국 아이들처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시한 모든 것들은 다소 순진한 생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은 많이 웃고, 여러 스포츠를 즐기고,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한국의 아이들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하고 성공을 위해 애쓴다. 나는 내가 선호하는 체제가 무엇인지 확신하지는 못하겠지만 이것들은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학교생활의 길이는 작은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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