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천식+알레르기

(上) 기관지천식

김유영 | 을지병원 내과 석좌교수·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 회장

감기 증상 3주 이상 지속땐 천식검사 받아야

모유수유한 아기, 비염 등 알레르기에 강해

[탈출, 천식+알레르기](上) 기관지천식

기관지천식은 알레르기성 염증 반응에 의해 기관지가 좁아진 탓으로 발작적인 기침이 나거나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다. 심하면 생명을 잃을 정도로 위험하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관리가 잘 되는 질환이다.

기관지천식 초기에는 기침만 나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목에 가래가 걸려 있는 것 같은 증상만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데,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되면 천식 검사를 해봐야 한다. 감기는 대개 2주 이상 지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천식이 의심될 때 기관지 유발검사를 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천식의 예방과 관리의 첫번째는 금연이다. 천식은 어린이 연령층과 60대 이상의 노년층에서 유병률이 높다. 노년층 천식은 흡연과 관계가 많고 어린이 천식도 흡연과 관계가 있다.

임신 중에 담배를 피우면 태아의 면역체계가 천식이 잘 발생할 수 있는 체질로 바뀌게 된다. 어린이가 간접 흡연을 해도 천식이 발생한다. 따라서 부모, 특히 엄마가 천식이 있을 때는 본인뿐 아니라 자식을 위해서도 금연이 필수적이다.

두번째는 모유를 수유하는 일이다. 출산후 6개월까지는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 모유는 알레르기 소인이 있는 어린이에게 나타나는 음식물 알레르기, 아토피 피부염, 기관지천식, 알레르기비염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알레르기 행진을 예방할 수 있다.

세번째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다. 감기는 모든 천식환자에서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천식환자들은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손을 깨끗이 씻고, 특히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네번째는 천식 발작을 유발시킬 수 있는 약제들을 피해야 한다. 아스피린이나 이와 유사한 많은 종류의 해열, 진통, 소염, 감기, 몸살약이 천식 발작을 유발할 수 있으며 혈압약 중에서도 복용하면 안되는 종류가 있다.

다섯번째, 비만이나 과도한 지방식은 피한다. 비만인 사람, 그 중에도 여성인 경우 천식이 잘 발생한다. 이유는 지방세포에서 나오는 염증을 잘 일으키는 물질인 사이토카인, 또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렙틴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비만 자체가 호흡하는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천식환자는 과체중이 되면 안된다.

여섯번째, 저염식을 한다.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혈중 카테콜라민의 농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에 따라 기관지 평활근은 잘 수축하게 된다.

일곱번째,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한다. 천식환자의 몸에서 생성되는 산화물질은 염증 세포를 활성화시켜 천식 증상을 악화시킨다. 즉 천식환자의 기도 속에는 반응성 산소가 많이 존재하고, 이들이 기관지를 수축시켜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비타민C는 기도 속에 존재하는 주된 항산화제로, 천식 증상을 완화시키고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천식 증상은 야간이나 새벽에 더 악화되고 찬바람을 쏘이거나 달리기 같은 운동을 할 때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므로 적절한 운동으로 수영이 권장된다. 또 탁한 공기, 자극성 냄새, 매운 음식도 악화 요인이다. 알레르기 비염과 비용종(코속의 물혹)이 있는 경우도 천식이 잘 발생할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지는 계절이 되면 기관지천식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천식은 병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이 무엇인지 알아내 이들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게 치료의 첫걸음이다. 중요한 원인물질은 피부시험 등으로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원인물질로부터 피할 수 없는 경우엔 면역요법을 적용한다. 약물요법을 할 경우엔 천식 자체를 치료하는 천식조절제를 규칙적으로 사용하면서 증상완화제를 필요에 따라 사용한다. 천식조절제를 잘 사용하면 증상완화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최근에는 내복약보다는 흡입치료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천식환자에서는 천식발작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천식조절제의 규칙적인 사용이 요구된다.

이처럼 천식은 원인을 찾아내 피하거나 면역요법을 하고, 천식조절제로 치료하면 잘 낫는 질환이다. 천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조기진단을 통해 초기 상태, 즉 기관지에 변형이 오기 전에 치료를 하는 일이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제대로 하면 일상생활뿐 아니라 걷기, 자전거, 수영, 팀스포츠 등 대부분의 운동도 지장없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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