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95 첫 발매읽음

윤민용 기자

퍼스널컴퓨터 대중화 시대 발판

손가락의 가벼운 ‘터치’ 한 번으로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스마트폰 시대에, 마우스 없이 명령어만으로 컴퓨터를 구동시키는 시대가 있었다고 하면 요즘 젊은 세대는 믿을까.

1980년대 중반 국내에 퍼스널컴퓨터가 소개될 때만 해도, 당시의 퍼스널컴퓨터는 복잡한 명령어를 입력해야 구동이 됐다. 컴퓨터를 구동시키는 부팅디스켓을 넣어야 작동되는 도스(DOS, Disk Operating System) 운영체제에 기반을 뒀기 때문이다. 당시 컴퓨터는 연산처리 능력에 따라 8비트급 XT컴퓨터에서 16비트급 AT컴퓨터(이른바 286컴퓨터), 이후 32비트 486컴퓨터 등으로 진화했다.

[어제의 오늘]1995년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95 첫 발매

이전의 대형 컴퓨터에 비하면 도스 기반의 퍼스널컴퓨터는 크기가 작고 열린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었지만, 다수의 사람이 일상생활용품처럼 쓰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았다. 초창기 도스 기반의 퍼스널컴퓨터에는 마우스조차 없었다. 운영체제가 그래픽 이미지 기반이 아니라 텍스트 기반이었기 때문이다. 까만 바탕화면에 초록색 커서가 반짝거리면 이에 따라 명령어를 입력하고 컴퓨터를 실행시켰다.

한데 1995년 8월24일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윈도95’를 발매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윈도95는 텍스트 기반의 도스 체제가 아니라 그래픽 인터페이스 운영체제였다. 게다가 멀티태스킹이 가능했다. 윈도95 이전에 출시된 ‘윈도3.1’도 아이콘과 버튼을 활용하기는 했지만, 기본 운영체제는 도스였다. 그러나 윈도95는, 컴퓨터를 명령어를 알아야 실행할 수 있었던 소수의 도구에서 명령어를 몰라도 다수가 이용할 수 있는 도구로 바꿔놓았다.

바야흐로 퍼스널컴퓨터 대중화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대학생들은 손글씨 대신 컴퓨터의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리포트를 제출하고, 기업은 직원들에게 컴퓨터를 지급해 업무의 전자문서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그뿐 아니었다. 윈도95는 보조장치들을 컴퓨터에 꽂으면 바로 기능하는 ‘플러그 앤 플레이’ 기능을 갖췄고, CD롬의 활용을 통해 멀티미디어 기능이 대중화되었다.

특히 ‘TCP/IP 프로토콜’을 활용해, 전화선을 이용한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해진 것은 혁명이었다. 국내 퍼스널컴퓨터 통신의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더 쉽고, 빠른 윈도95는 인텔사의 펜티엄칩과 결합해 전 세계 퍼스널컴퓨터에 내장돼 팔리기 시작했다. 고가였던 애플사의 매킨토시 컴퓨터에 비해 쉽고 저렴했기 때문에 윈도 운영체제를 갖춘 IBM 호환 퍼스널컴퓨터는 전 세계를 곧 장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끼워팔기와 세계 퍼스널컴퓨터 시장에서 운영체제의 독점으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사는 2000년 미국 연방법원으로부터 셔먼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을 받는다. 2001년 빌 게이츠는 이에 불복하고 항소해서 승리, 합의를 통해 독점법 위반 전쟁을 끝내게 된다.

윈도95는 3년 뒤 출시된 ‘윈도98’로 대체됐지만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발표한 운영체제 중 꽤 안정적인 체제로 꼽힌다. 이후 윈도 시리즈는 ‘윈도2000’ ‘윈도XP’ ‘윈도비스타’를 거쳐 2009년 ‘윈도7’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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