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이폰5 나오자마자 판매금지 소송 검토

송진식 기자

애플과 특허전쟁 강공 선회… 구글과 협공도

삼성이 애플과의 특허전쟁에서 강공작전으로 돌아섰다. 다음달 초 애플의 야심작인 아이폰5가 시장에 나오자마자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통해 애플의 손발을 묶겠다는 작전이다. 삼성은 또 구글 동맹군 및 미국 이동통신사와 연합군을 형성한 뒤 애플을 고립화하는 양동작전을 펴고 있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는 그동안 삼성과 애플이 막판에 극적인 타협을 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삼성의 강경대응으로 세계 모바일시장 패권을 둘러싼 삼성과 애플의 대결구도가 새로운 양상을 맞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은 26일 “아이폰5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적당한 기회에 법무팀에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신 사장의 이날 발언이 “삼성이 은밀하게 아이폰5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 아이폰5 나오자마자 판매금지 소송 검토

신 사장의 발언은 무선사업부 이영희 전무가 최근 “좀 더 공격적인 방법으로 삼성전자의 권리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이 같은 해석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3일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에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 시리즈가 자신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동안 애플이 제기한 소송에 방어적으로 대응해온 삼성의 태도가 바뀐 것이다.

삼성이 공세적으로 돌아선 데는 애플이 삼성과의 협력관계를 청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57억달러어치의 전자부품을 공급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부품 주문량을 줄이는 대신 대만, 일본 업체의 메모리 반도체 주문량을 늘리고 있다. 애플이 삼성과 결별 수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전무도 “애플이 중요한 고객이란 점을 감안해 수동적으로 대응했지만 더 이상 그렇게 안 할 것”이라며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삼성이 최전방에서 애플과 맞소송 대결을 벌이고 있는 동안 구글은 안드로이드 동맹군을 확충하며 애플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삼성을 후방지원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모토로라를 인수한 이후 인텔과 스마트폰 개발 제휴를 맺고 우군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대만 스마트폰 생산업체인 HTC에 특허를 일부 넘겨준 뒤 HTC를 통해 애플을 특허침해 혐의로 법정에 제소하며 적극적인 공세로 나서고 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존도 삼성 지지를 선언하며 동맹에 가세했다. 가입자가 1억명에 달하는 버라이존은 북미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업체다. 버라이존이 삼성을 지지하고 나선 것은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단말기 주력 공급처로 애플이 아닌 삼성·구글 연합군을 선택했다는 증거다.

버라이존마저 삼성·구글 동맹에 가세하면서 애플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모바일 생태계의 3대 축인 단말기 제조사(삼성)는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사(구글), 이동통신사(버라이존) 모두에게 공격을 받는 꼴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최대 관건은 10월 중 시장에 나올 아이폰5의 성공 여부”라며 “애플이 아이폰5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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