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뿌리’ 불확정성 원리 결함 발견

김기범 기자

빈 공대·나고야대 공동연구

현대물리학의 근간인 불확정성 원리에 결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빈 공대와 일본 나고야대 공동 연구진은 불확정성 원리가 늘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입증하는 실험결과를 과학전문저널 ‘네이처 물리학’ 인터넷판에 15일 발표했다.

불확정성 원리는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1901~1976)가 1927년 발표했고, 그는 이 공로로 193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번 연구결과로 현대물리학 교과서에 실려 있는 불확정성 원리와 관련한 내용이 수정될 수 있고, 물리학의 갈래인 양자역학과 관련된 기술 개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물리학계는 매우 작은 입자들을 관측하는 데 정밀도 한계가 없어지면서 도청이 불가능한 양자암호를 개발하거나 중력파를 측정해 빅뱅 직후 우주의 모습을 알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양자역학 뿌리’ 불확정성 원리 결함 발견

슈퍼컴퓨터보다 더 빠른 계산이 가능한 양자컴퓨터 개발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전자와 중성자를 비롯한 입자들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입자의 위치나 속도를 측정하려면 빛을 입자에 닿도록 해야 하지만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 파장이 짧은 빛을 사용하면 빛의 에너지로 입자가 튕겨나가면서 원래의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 파장이 긴 빛을 쓰면 위치의 정밀도가 떨어지게 된다. 측정하려는 행위 자체가 측정 대상이 되는 입자의 위치나 속도를 변화시켜 정밀도에 한계가 생기는 셈이다.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중성자의 성질 가운데 자전을 의미하는 스핀의 가로와 세로 두 방향을 동시에 측정하면 오차가 발생해야 하지만, 빈 공대와 나고야대 공동 연구진은 입자들의 위치와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나고야대 오자와 마사나오(小澤正直) 교수는 2003년 기존의 불확정성 원리를 나타내는 부등식에 두 개 항을 추가해 보다 정밀하게 만드는 수식을 제시했으며, 이번 연구결과로 이 수식을 증명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정현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불확정성 원리의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기존에 무비판적으로 해석해온 불확정성 원리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고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불확정성 원리는 위치나 속도를 잴 때 측정하는 행위 때문에 교란이 일어나는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지만 이 내용과 수식 사이에는 괴리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해석과 수식 사이의 불일치를 해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Today`s HOT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지구의 날 맞아 쓰레기 줍는 봉사자들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한국에 1-0으로 패한 일본 개전 200일, 침묵시위
폭우 내린 중국 광둥성 교내에 시위 텐트 친 컬럼비아대학 학생들 황폐해진 칸 유니스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