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양궁 개인전, 세트제 혼전 속 기보배만 활짝

런던|이정호 기자

2012 런던올림픽 양궁 개인전에는 처음으로 세트제라는 새로운 경기 방식을 도입됐다. 기존에 양궁 국제대회에서 점수 누적으로 승부가 결정됐다면 세트제는 매 세트 세차례 활을 쏴 승부를 가려 주어지는 승점 세트스코어(승리시 2점, 동점이면 1점, 지면 0점)로 5세트까지 치러 승자가 결정된다. 이미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세트제로 치러진 바 있지만 올림픽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양궁연맹(FITA)은 2010년 4월부터 국제대회에서 박진감을 불어넣는다는 이유로 세트제를 도입했다. 세트제 도입을 두고 국내에서는 한국 여자 양궁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박성현이 중국의 장주안쥐안에게 패할 때까지 6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2일 오후(현지시간) 런던올림픽 양궁장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 결승전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끝에 아이다 로만(멕시코)을 꺽고 금메달을 차지한 기보배 선수가 시상식을 마친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일 오후(현지시간) 런던올림픽 양궁장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 결승전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끝에 아이다 로만(멕시코)을 꺽고 금메달을 차지한 기보배 선수가 시상식을 마친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양궁 종목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이지만 세트제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총점이 아닌 매 세트 승부에 따른 세트스코어로 승자가 가려지기 때문에 객관적인 실력이 떨어지더라도 당일 컨디션과 경기 날씨, 화살 한두개 실수로 희비가 바뀔 수 있는 등 변수가 더 많아졌다.

2일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세트제가 첫 선을 보이면서 실제로 이변이 적지 않았다. 이날 여자 개인전의 경우, 8강에 오른 선수 가운데 랭킹라운드에서 10위 안에 오른 선수는 4명 뿐이었다. 결승에 올라 기보배와 만난 아이다 로만(멕시코)은 세계 랭킹 13위로 최고 성적이 팬암게임즈2011 동메달일 정도로 국제대회에서는 이렇다할 두각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였다.

또 최현주, 이성진도 세트제의 피해자가 됐다. 단체전 금메달의 히로인 최현주는 16강에서 베랑제르 슈(프랑스)에게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점수는 최현주는 총점 134점을 맞추고도 132점의 베랑제르와 세트스코어에서 5-5 동점을 허용했고, 과격 중심에 가까운 활 한발로 승자를 가리는 슛오프에서 같은 9점을 쐈지만 과녁 중심에 조금 더 멀었던 최현주가 탈락하고 말았다.

8강에서 탈락한 이성진 역시 마리아나 아비티아(멕시코)와 대결에서 총점에서는 111-109로 앞섰으나 세트스코어에서는 2-6으로 큰 점수차로 패하고 말았다. 세트제에서는 전체적으로는 발사한 화살의 합산 점수에서 앞서고도 세트 승점에서는 뒤지는 경우가 발생, 승부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기보배만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트제 혼전 가운데 홀로 웃었다. 그러나 고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로만을 상대로 힘겨운 승부 끝에 세트스코어 5-5를 내줬고, 슛오프 끝에 행운이 따르면서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에 내줬던 개인전 금메달을 되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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