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박근혜

(3) 쇄신 거부… 당 내부 “친박 2선 후퇴” 압박 계속

김광호 기자

박, 대답 없어…‘위기감 부족’ 지적

최경환 사퇴 등 부분수술 가능성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5일 당내에서 제기된 ‘전면 쇄신’론에 입을 다물었다. 전날 “지금은 힘을 모을 때”라고 했지만, 여전히 이어지는 쇄신 압박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하지만 쇄신론으로 표출된 내부 위기감은 적당한 봉합의 수위를 넘고 있다. 결국 박 후보가 상징적인 부분 수술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쇄신론과 친박근혜(친박)계 2선 후퇴론은 이날도 이어졌다.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전면적으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국민에게는 이런 사람들이 집권해 꾸려나가겠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새 인물을 대거 영입하고 나머지 분들은 좀 뒤로 물러나는 게 맞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게 있다면 뭐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며 대책을 숙의했다. 결론은 총사퇴 등 ‘새판짜기’엔 부정적 입장임을 재확인한 것이었다. 황우여 대표는 “(긴급 최고위에서) 잘 단합해서 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사퇴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박 후보도 아무 말이 없는데 후보가 이미 다 알고 상황 정리를 한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대신 지도부와 박 후보 측은 영입 등 인사 운용으로 탈출구를 찾는 눈치다. “이번 주말 선대위를 구성하면서 그걸 통해 일단락을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 언제까지 끌고갈 수는 없다”(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불거진 경제민주화 및 정치쇄신 후퇴 논란을 감안하면 인물론 해법으로 의구심을 털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내부는 부글부글 끓었다. 박 후보의 단합론을 ‘위기감 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어제 의총에서 할 말을 다 해서 속은 후련한데 씁쓸하다. 박 후보가 그렇게 자르다니 우리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2선 후퇴론에 맞춘 부분 수술 가능성도 거론됐다. 우선 최경환 비서실장의 2선 후퇴다. 최 실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언제든 필요하면 인사를 하시라고 후보에게 말했다고 하지 않았느냐. 거취 문제를 고심 중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다만 그 정도로 쇄신론이 봉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쇄신 요구가 ‘후보 빼고 백지에서 시작하자’는 초광폭인 데다, 2선 후퇴 탄착점도 박 후보의 가장 지근거리인 보좌진에까지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 초선 의원은 “ ‘문고리 권력’이 증명된 거 아닌가. 의원들이 4시간 넘게 수십명이 나와 발언했는데 상황을 제대로 보고를 받았으면 어떻게 그냥 가자는 취지의 말이 나오겠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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