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정수장학회 지분 대선 전 매각 추진

정환보·임지선 기자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84)과 MBC 경영진이 최근 만나 MBC 민영화와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수장학회는 MBC 지분 매각대금으로 부산·경남지역 대학생을 상대로 한 반값 등록금 사업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대선을 앞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선거 지원 논란이 예상된다. 야당은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밀실매각 방침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12일 경향신문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8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이 이사장실에 찾아와 MBC 민영화 계획을 브리핑하겠다고 해서 내용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과 이상옥 전략기획부장은 이날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사무실에서 최 이사장과 1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오른쪽)과 이상옥 MBC 전략기획부장이 지난 8일 오후 정수장학회를 방문하기 위해 건물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오른쪽)과 이상옥 MBC 전략기획부장이 지난 8일 오후 정수장학회를 방문하기 위해 건물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MBC 간부는 최 이사장에게 “내년 상반기 MBC를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며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MBC 지분 30%를 상장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최 이사장은 “(MBC 경영진이) 설명하는 민영화 방안을 듣기만 했을 뿐”이라며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한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MBC 민영화 문제는 지분의 30%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 정부에서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12일 인터넷판에서 최 이사장이 이날 회동에서 “(MBC의 제안대로 지분매각을) 추진하되 이를 10월19일 발표하게 해달라. 발표에는 정수장학회가 (지분 30% 매각 대금을 활용해)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반값 등록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 이사장은 또 이 본부장에게 “부산·경남 지역 기업 총수들과 맺은 부산일보 매각 관련 MOU(양해각서) 체결 사실도 19일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 이사장은 “이 사람들이 ‘부산일보를 사서 기업의 백(그라운드)으로도 쓰고 부산도 (야당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면서 “그 돈(매각대금)은 부산·경남 지역 노인정이나 난치병 환자 치료시설에 전액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그러나 최 이사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는 “장학금을 한 푼이라도 더 받아서 한 사람에게라도 더 주는 것이 내 임무이고 그걸 공정하게 하는지만 보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민주통합당은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매각’ 논란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했다.

민주당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가 최필립 이사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배후 조종하는 정수장학회가 대선을 눈앞에 두고 언론사 주식을 매각하려 한 음모가 드러났다”고 이같이 밝혔다.

신경민 의원은 “MBC 지분 매각과 관련,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의 연관성 등을 조사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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