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캠프 떠난 친노 “더 이상 편가르기 안돼”

구혜영 기자

‘철 3인방’ 등 9명 전격 사퇴… 문 후보 “충정 고맙게 생각”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 친노무현(친노) 핵심 인사 9명이 21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물러났다.

양정철 메시지팀장, 전해철 기획본부 부본부장, 이호철 후원회 운영위원 등 소위 ‘친노 3철’이 전격 사퇴했다. 현역의원 중에서는 윤후덕 비서실 부실장 겸 수행단장, 박남춘 특보단 부단장, 김용익 공감2본부 부본부장이 있다. 정태호 전략기획실장과 소문상 정무행정팀장, 윤건영 일정기획팀장도 사퇴했다.

이들 9명은 ‘문재인 승리의 노둣돌이 되겠다’는 성명을 냈다. 노둣돌은 말을 오르내릴 때 밟기 위해 놓은 큰 돌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핵심 참모인 친노무현(친노)계 전해철 의원(선대위 기획부본부장)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친노 인사 선대위 퇴진 기자회견을 하던 중 손으로 눈가를 닦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핵심 참모인 친노무현(친노)계 전해철 의원(선대위 기획부본부장)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친노 인사 선대위 퇴진 기자회견을 하던 중 손으로 눈가를 닦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이들은 “언제부터인가 친노는 민주당에서조차 낙인이 돼버렸다”며 “존재 자체가 부담이 된다면 기꺼이 물러나 오로지 정권교체와 문 후보 승리만을 위해 뛰는 노둣돌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들 퇴진을 계기로 더 이상 친노·비노를 가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문 후보는 원래 계파나 계보가 없는 분으로 국민을 빼면 기존 정치권에서 외로운 분”이라고 했다.

친노 핵심 인사의 일괄 사퇴는 당 안팎의 인적 쇄신 압박과 친노·비노 대립구도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문 후보가 선대위 ‘새로운 정치위원회’ 인선을 발표한 날 사퇴를 선언한 것도 ‘쇄신’ 동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1997년 동교동계 핵심 인사 7인의 ‘백의종군’ 선언과도 비교된다. 15대 대선을 앞두고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가신그룹인 권노갑·한화갑 전 의원 등 7명은 “정권교체가 돼도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호철(왼쪽)·양정철

이호철(왼쪽)·양정철

측근 정치 해소라는 차원은 같지만 사퇴 배경과 효과에서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1997년 김대중 후보는 지지율 1위였지만, 문 후보는 3자 대결에서 3위에 머물러 있다. 동교동계 백의종군이 승리를 못박기 위해서였다면, 친노 사퇴는 문 후보 도약을 위한 첫 노둣돌인 셈이다.

김대중 후보는 이후 구여권 인사들을 영입했다. 문 후보도 친노 핵심 인사들의 사퇴가 ‘친노 프레임’을 걷는 데 그치지 않게 하려면 대폭의 인적 쇄신과 영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문재인 펀드’ 약정자들과 만난 뒤 “이들의 사퇴를 ‘정치 혁신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겠다’는 충정으로 받아들이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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