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되는 단일화 경쟁… 문 ‘담판·국민경선’, 안 ‘여론조사’ 선호읽음

김진우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간 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안 후보 측에선 그간 금기시해온 ‘단일화’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단일화 전제조건으로 내건 정치쇄신안도 곧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에서도 새로운정치위원회(새정치위)를 발족하는 등 정치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야권 원로모임인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도 25일쯤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단일화 접점을 찾기 위한 움직임들이 조금씩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안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21일 KBS TV에 나와 “11월 말에 후보 등록을 할 때까지 양 후보가 힘을 합치는 것이 과제”라며 “그렇게 힘을 합치게 된다면 무소속이냐 정당후보냐라고 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는 논쟁거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야권 전체의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단일화는 당연한 전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그냥 지지율이 낮은 상태에서 힘을 합치는 게 아니라 문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힘을 강화시켜 국민의 지지와 관심을 받는 속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안 후보가 독자행보를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지지세력을 확장하자는 뜻이지만, 대선 후보 등록일(11월25·26일) 이전 단일화 필요성을 밝힌 것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운데)가 2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대선 자금을 모으기 위한 ‘문재인펀드 출자자와 만남’ 행사에서 출자자들로부터 약정서를 받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운데)가 2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대선 자금을 모으기 위한 ‘문재인펀드 출자자와 만남’ 행사에서 출자자들로부터 약정서를 받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왼쪽에서 세번째)가 21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한 음식점에서 ‘원로교수들과 대화’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왼쪽에서 세번째)가 21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한 음식점에서 ‘원로교수들과 대화’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안 후보는 지난 19일 “만약 국민이 원해 단일화 과정이 생긴다면 거기서도 이겨서 끝까지 갈 것”이라고 단일화 참여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

안 후보 캠프에선 이번주 단일화의 전제조건인 정치개혁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번주 중 정치개혁과 관련해 구체적인 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그걸 내놓은 다음 자연스럽게 단일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단일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정치개혁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치제도 개선과 함께 국민정당론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 민주당 지지세력과 안 후보가 상징하는 중도층, 진보세력을 모두 묶는 새로운 수권정당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도 단일화에 대비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날 정치개혁 분야를 담당할 새정치위와 권력기관 개혁을 담당할 반부패특별위원회(위원장 김갑배 변호사) 인선을 마무리했다. 새정치위 위원으로 영입된 16명의 명단에는 한국정치학회장을 지낸 양병기 청주대 교수(고문)와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간사) 등이 있다. 문 후보 선대위 시민 캠프는 지난 18~20일 정치혁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정치혁신안 제안을 주도하고 있다. 문 후보는 “내일부터 민주당이 추진할 정치혁신 방안들을 차근차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주도권을 쥐기 위한 양측의 구상들도 드러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다음달 20일쯤까지를 단일화 시기로 설정하고, 10월 말에는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단일화 방식으로는 국민경선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목희 선대위 본부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여론조사나 전문가 참여로는 안되고 국민들 다수 뜻을 확인하는 방법, 국민 대중이 참여하는 방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구체적인 단일화 논의에는 입을 다물고 있지만 여론조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 측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보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다는 점을 들고, ‘국민후보’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 점도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훈련 지시하는 황선홍 임시 감독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라마단 성월에 죽 나눠주는 봉사자들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선박 충돌로 무너진 미국 볼티모어 다리 이스라엘 인질 석방 촉구하는 사람들 이강인·손흥민 합작골로 태국 3-0 완승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