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 단독 인터뷰

“박근혜, 나로 인해 과거틀에 갇혀… 그래서 내게 네거티브 집중”읽음

김진우·장은교 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는 15일 경향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새정치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후보 단일화의 과정”이라며 “이런 식으로는 누가 이겨도 정권교체가 안된다는 위기의식에서 단일화 협상 잠정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민주당은 든든한 국정운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 ‘국민연대’라는 틀은 단일화 이후 대선 전부터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를 방문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를 방문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 민주당과의 국민연대 단일화 후 대선 전 가능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여·야·정 협의체 구성

- 후보 단일화 협상이 중단됐다. 재협상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나.

“단일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과정이라고 봤다. 양쪽 지지자들 동의를 얻고 이해를 구하면서 가야 누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결집해서 갈 수 있다. 과정보다 결과에 집착하면 상대가 파트너가 아니라 경쟁자가 된다. 새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안 보이면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돌아선다. 그런 식으로는 누가 이기더라도 정권교체가 안된다는 위기의식에서 결정했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부산에서 사과했다. 문 후보 쪽이 어느 정도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인가.

“기본이 중요하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도 있듯이 ‘왜 단일화를 하기로 했나’로 돌아가면 답이 있다. 어떻게 새정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양쪽 지지자들을 끌고 갈 수 있겠는가에 집중하면 거기에 답이 다 있다.”

- 문 후보와 직접 전화통화도 한 것으로 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상대가 있는 것이라 일일이 말씀드리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 후보가 사태 파악을 잘하고 계신 것 같지 않다는 말씀은 드렸다.”

- 협상 중단 선언의 이유 중 하나가 민주당이 제기한 ‘후보 양보론’이다. 양보가 가능한가.

“후보 양보론은 터무니없는 말이다. 자꾸 언급하고 싶지 않은데, 새정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 협상 중단 선언이 최근 지지율 고착과 무관치 않아 지지층 결집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금껏 결정을 할 때 지지율을 보고 한 적은 없다. 어제(14일) 결정이 제가 손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지율에 연연했다면 어제 같은 결정은 오히려 하면 안되는 것이다.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지만 이대로 가면 단일후보가 대선에서 진다는 위기감에서 그런 결정을 했다.”

- 지지율을 보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기는 후보론’의 근거가 결국은 지지율 아닌가.

“제가 이기는 후보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누가 이기는 것인지다. 이기는 것은 양쪽 후보가 아니라 국민이어야 한다. 국민이 이기고, 상식이 이기고, 미래가 이기는 단일화가 돼야 한다. 국민을 바라봐야 하고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새정치는 굉장히 단순하다.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가 새정치다.”

- 문 후보가 아닌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저를 가장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 ‘안철수의 벽’이라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 제가 박 후보의 중도층 지지 확장을 막는 벽이라는 것이다. 저로 인해 박 후보는 과거 대 미래의 틀에 갇혔다. 그래서 저에게 네거티브 공격을 집중하는 것 아닌가 싶다.”

- 단일화 방법을 제시하는 데 시간이 없다.

“가장 큰 원칙, 국민만 바라보고 양쪽 지지자들이 다 동의할 방법을 택한다는 정신에 입각한다면 충분히 합의가 되리라 본다.”

- 의원 정수 축소안을 제기해 비판을 받았다. 그 생각은 변함없나.

“사실 그건 각론들이다. 기득권과 특권을 먼저 내려놔야 된다고 했는데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가장 심각한 게 정치권의 신뢰회복이다. 정치에서 가장 큰 힘은 특권이 아니라 신뢰다. 야당 단일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여소야대 정국이다. 이것을 뚫을 수 있는 건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다. 그걸 얻기 위해 불필요하고 부작용이 있던 것을 내려놓자는 것이다. 내년에 누가 대통령이 돼도 힘든 상황이 온다. 고통분담을 전 사회에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국회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아무도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국회의원 100명이 더 필요하다’면 국민적인 심각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 출마 후 보편적 증세에 대한 입장이 달라졌고 재벌규제도 부드러워진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다.

“그렇지 않다.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보편적 증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증세부터 먼저 들고 나오면 국민 동의를 구할 수 없다. 세금을 내는 데 저항이 있는 이유가 정의롭지 못한 조세 때문이다. 재정을 지출할 때 효율적으로 투명하게 쓰이는가에 믿음이 적다. 세금을 쓰는 부분들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고 정말 필요한 부분부터 쓰인다는 것부터 보여줘 ‘내가 낸 것보다 더 잘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보편적 증세는 중장기적으로 꼭 필요하다. 재벌정책도 제가 책에서 밝힌 내용이 정책에 그대로 반영됐다. 계열분리명령제는 책보다 더 나간 것이다. 단계별로 접근하겠다는 것만 달라졌다.”

- 대통령이 되면 국회와 어떻게 관계를 맺으면서 갈 생각인가. 국민연대, 협력정당, 신당 창당 등 여러 얘기가 나왔는데.

“구체적인 방법론을 지금 생각한 것은 없다. 단일후보가 되면 민주당은 든든한 국정운영 파트너가 될 것이다. 민주당하고만 운영하겠다는 게 아니고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서 현안을 미리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며 국정을 운영할 생각이다. 그게 헌법정신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정치를 준비하면서 헌법을 많이 읽었다. 제일 처음 부분이 국민의 권리와 의무이고 그 다음이 국회, 그 다음이 대통령이다. 그 정신에 따라 국회를 민생 운영의 파트너로 보고 대화하며 풀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국회의원을 경험한 대통령이 국회를 멀리한 것은 옛날 나쁜 관행의 정치를 보니까 감정적으로 같이하면 안된다는 생각하게 된 게 아닌가.”

- 어떤 여·야·정 협의체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지금까지 당정협의는 야당을 배제하고 이뤄졌다. 저는 그 틀에서 벗어나서 야당까지도 협의 틀에 포함해서 의논하겠다는 뜻이다.”

- 단일화 혹은 대선 이후 민주당과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지금은 국민연대라고 표현하고 있다. 양쪽 지지기반이 화학적으로 결합해서 마음속 깊이 단일후보를 지지하면 그 자체가 국정운영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나중에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한 바는 없지만 초심만 잃지 않으면 단일후보 국정을 운영하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지자들 중에서 어떤 분들은 정권교체만 되면 좋겠다고 하고 또 다른 분은 정치개혁이 정말 중요하다고 한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분들만 모여서는 대선에서 못 이긴다. 정치개혁의 열망이 있는 분들과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분들이 서로 목적이 같다고 보고, 어떻게 하면 화학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까를 정말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단일화 과정에서 바깥으로 행동으로 보여져야 그분들을 동의하고 설득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국민연대의 틀과 형식이 단일화에서 대선 사이에도 가능한가.

“그렇다.”

- 새누리당은 안 후보를 아마추어라고 공격한다.

“낡은 경험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저와 한 살 차이다. 미국 같은 초대강국에도 저와 나이가 비슷한 사람에게 국가를 새롭게 이끌어달라는 열망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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