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연구회 ‘십삼경주소와 현토’ 28일 학술발표

황경상 기자

조선시대의 한 노인이 다음과 같은 유서를 남겼다. “七十生子其非吾子家産傳之女壻他人勿犯(칠십생자기비오자가산전지여서타인물범).” 노인의 사위는 이렇게 토를 달아 해석했다. “七十生子하니 其非吾子라 家産傳之女壻요 他人勿犯이라(70에 아들을 낳았으니 그는 내 자식이 아니다. 가산을 사위에게 전하고 타인이 범하지 말게 하라).” 그러나 노인 아들의 해석은 달랐다. “七十生子라도 其非吾子리오 家産傳之하노니 女壻他人이니 勿犯이라(70에 자식을 낳았다 하더라도 어찌 나의 자식이 아니겠는가. 가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노니, 사위는 타인이니 범하지 말라).”

이처럼 한문은 같은 문장을 놓고 어떻게 끊어 읽고 현토를 붙이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한문을 끊어 읽고 현토하는 데 기준은 없는 것일까.

전통문화연구회(회장 이계황)는 2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십삼경주소 및 현토 연구’를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갖는다. 과거 한문 해석에서 가장 중시되었던 현토의 방법과 필요성을 검토하는 자리다.

이날 발표에서는 조종업 충남대 명예교수와 한학자 성백효 해동경사연구소 소장이 각각 ‘한문의 허사와 우리의 토’와 ‘현토에 대해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이어 심경호 고려대 교수가 ‘한문문헌의 단구와 언해’를, 이상하 한국고전번역원 교수는 ‘한문고전 정리 번역에 있어서 현토의 필요성’을, 전호근 경희대 교수는 ‘십삼경주소의 경학사적 의의와 번역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한다.

‘십삼경주소’는 중국 유가의 13경전의 옛 주석에 새 주석을 붙인 책이며 ‘현토(懸吐)’는 한문을 구절 단위로 끊어 우리말 조사나 어미 등을 붙여 읽는 것을 말한다. 한문 번역·교육기관인 전통문화연구회는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 현재 십삼경주소를 번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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