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워크맨’, 33년 만에 역사 속으로

홍재원 기자

내년부터 생산 않기로

일본 전자산업의 대표 제품인 소니 ‘워크맨’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소니 관계자는 11일 “내년부터 카세트테이프 재생용 워크맨 제품은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979년 처음 등장한 뒤 33년 만에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 셈이다.

워크맨은 2차대전에서 패한 일본의 부활을 세계 속에 알린 대표적인 제품이다. 주머니에 넣거나 허리에 차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휴대성이 뛰어나 1980~1990년대 큰 인기를 모았고, 당시엔 현재 애플 아이폰 이상의 혁신제품으로 여겨졌다. 1999년엔 워크맨으로만 9000억엔(약 11조7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소니와 일본 경제의 효자제품 노릇을 했다. 일본인들도 “전쟁에선 패했지만 워크맨으로 미 본토를 점령했다”는 말로 자부심을 드러내곤 했다.

11일 서울 청계7가 풍물시장에서 한 상인이 카세트테이프를 이용해 음악이나 외국어 교재를 듣는 소니 ‘워크맨’을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11일 서울 청계7가 풍물시장에서 한 상인이 카세트테이프를 이용해 음악이나 외국어 교재를 듣는 소니 ‘워크맨’을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CD플레이어, MP3플레이어가 등장하며 쇄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카세트테이프 자체가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졌다.

소니 측은 “어학용 등 일부 수요가 남아 있어 올해까지 소량이지만 생산을 해왔던 것”이라며 “시장성이 크게 악화돼 결국 생산을 중단하지만, 워크맨이란 브랜드는 MP3플레이어 등으로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TV에서도 세계 1위던 소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밀려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워크맨 퇴출은 소니와 일본 전자산업의 후퇴를 상징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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