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새누리 불법 ‘댓글 알바’ 검찰 고발

강병한·조미덥 기자

사무실 비용 박 캠프 측이 부담

박 후보 임명장 등 증거물품 제시

검 “컴퓨터만 8대, 수사 한 달 걸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미등록 선거사무실을 차려놓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 달기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선대위 관계자 윤정훈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씨는) 올해 9월 말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모 오피스텔에 소셜미디어 회사를 차려놓고, 직원 7명을 고용해 박 후보에게 유리하고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글을 트위터에 게시하고 리트윗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후보 선대위 조직총괄부로부터 박 후보 명의 임명장 700~800여장을 전달받아 우편발송하는 등 박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윤씨에 대해 “새누리당 SNS 컨설팅 업무를 주로 맡아오던 사람으로, 현재 박 후보 선대위 국정홍보대책위원회 총괄팀장 겸 국민편익위원회 SNS미디어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14일 미등록 선거사무실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 달기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윤정훈씨를 고발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kyunghyang.com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14일 미등록 선거사무실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 달기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윤정훈씨를 고발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kyunghyang.com

앞서 서울시선관위 특별기동조사팀 19명은 전날인 13일 오후 6시 문제의 미등록 사무실을 급습해 박 후보 명의 임명장 2박스, 박 후보의 일정, SNS미디어본부 활동상황 보고서, 컴퓨터 8대 등 증거물품 51종을 수거하고 관련자 8명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데려가 밤샘 조사했다.

선관위 조사 결과 윤씨는 리트윗 활동실적을 ‘박 후보를 위한 가계부채특별위원회 SNS 활동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해 e메일 등으로 안상수 가계부채특별위원장(선대위 공동의장)에게 수시로 보고하고, 직원 1명에게는 선거 후 월 150만~2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안 의장은 “그런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불법 선거운동에 이용된 사무실 임차비용도 박 후보 선대위 국정홍보대책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이 부담했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임대차계약서상 임차인이 두 사람 중 한 명의 이름으로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안형환 대변인은 “윤씨와 국정홍보대책위원장 권모씨는 오랫동안 알아온 사업 파트너로, 윤씨가 SNS 사업을 시작할 때 공동출자해 권씨가 사무실 임차용으로 2000만원을 낸 것”이라며 “당 선거운동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건을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수권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검찰은 선관위의 고발 내용을 검토한 뒤 문제가 되는 컴퓨터부터 확보해 분석할 계획이다. 검찰 수사의 핵심은 박 후보 캠프 내 ‘윗선’의 공모 여부와 사무실 비용의 출처다.

검찰 관계자는 “컴퓨터가 8대나 되기 때문에 인터넷 주소(IP)를 파악해 일일이 분석하려면 적어도 한 달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후보 측 이정현 공보단장은 “선관위가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고 하는 자체가 위법”이라며 “검찰에서 정식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내용들을 얘기하는 것을 보면 광의의 의미에서 피의사실 공표죄”라고 선관위를 비판했다.


Today`s HOT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사해 근처 사막에 있는 탄도미사일 잔해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구의 날 맞아 쓰레기 줍는 봉사자들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한국에 1-0으로 패한 일본 폭우 내린 중국 광둥성 교내에 시위 텐트 친 컬럼비아대학 학생들 황폐해진 칸 유니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