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첫 인선, 대통합과 정반대로 간 ‘윤창중 기용’

이지선 기자

“문재인 손 들어준 여권인사는 정치적 창녀” 칼럼 쓴 극우인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수석대변인에 극우 논객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를 임명해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야권 지지 인사들을 “정치적 창녀”라고 비난하는 등 거친 언사로 상대 진영을 공격해왔다. 당선인의 첫 인사부터 ‘100% 대한민국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보수’를 넘어 ‘극우’ 코드 인사 논란으로 번질 조짐이 보인다.

윤 수석대변인은 충남 논산 출신으로 고려대 졸업 후 KBS 기자, 세계일보 정치부장, 문화일보 논설실장을 거쳐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그는 노태우 정부 청와대 행정관과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의 언론담당 보좌역으로 일하다 언론계로 돌아왔다.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로 있다.

논란의 도화선은 그가 칼럼을 통해 여과없이 드러낸 색깔이다. 단순한 보수 논객이 아니라, 진보·야권 등 상대를 극우적 논리와 극언으로 증오·비하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18일자 극우 인터넷 매체 ‘뉴데일리’의 ‘문재인의 나라? ‘정치적 창녀’가 활개치는 나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정운찬 전 총리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 후보를 지지한 것을 두고 “자신이 재상(宰相)까지 지낸 MB(이명박 대통령) 정권을 심판한다고 맞붙고 있는 문재인의 손을 들어준다는 건 정치적 패륜의 극치. 권력만 주면 신발 벗겨진 것도 모르고 냅다 뛰어가는 수많은 ‘정치적 창녀’의 한 사람에 불과할 뿐”이라고 했다. 또 “나머지 ‘정치적 창녀’들-박근혜의 일급 정치참모였던 윤여준, 박근혜가 당 대표 할 때 원내대표 했던 김덕룡, YS(김영삼 전 대통령) 덕에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자리까지 지냈던 김현철”이라고 썼다.

대선 하루 뒤인 20일 칼럼에선 박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에 대한 적대감이 나타난다. 그는 “ ‘반박근혜 세력’이 국민의 절반이나 된다는 사실부터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MB가 (2008년) 쇠고기 시위 때 광화문에 명박산성 쌓고 ‘청와대 뒷산에 다시 올라가 아침이슬 불렀다. 나는 원래 진보’라고 물러터지게 턱도 아닌 소리 하는 순간 MB를 지지했던 전통적 지지 기반이 와르르 붕괴됐다”고 비판했다.

박근혜의 첫 인선, 대통합과 정반대로 간 ‘윤창중 기용’

지난 4월12일 자신의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는 “종북주의를 혁파하자”며 “건국 이래 가장 많은 숫자의 종북세력이 국민 혈세 받아 종북 활동하는 대한민국! 정말 대한민국에 어두운 그림자가 석양의 노을처럼 깊숙하고도 깊숙하게 깔려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인 2009년 5월28일 문화일보 오후여담에서 “노무현이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대통령 이명박에 맞서 벌인 사투는 대역전극으로 막을 내렸다. 김영삼·김대중의 깜짝쇼들은 이름도 댈 수 없게 됐다”고 썼다.

윤 수석대변인의 발탁을 놓고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상대방을 공격하고 자극하는 사람을 앉히는 게 대통합 콘셉트에 맞는 것이냐”(핵심 당직자),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데 첫 인사부터 강경 보수 우파를 쓰면 향후 인사는 안 봐도 비디오”(관계자) 등 자조와 우려가 나온다.

윤 수석대변인은 전날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인수위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모독이다. 윤봉길 의사에게 독립했으니 문화관광부 장관 하라는 거하고 똑같은 것”이라고 했다. 정작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는 “거절하려 했다”며 “박근혜 정권에 들어가 성공한 정권을 만드는 게 나의 책무다. 그게 애국”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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