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구글 ‘안드로이드’에 종속읽음

홍재원 기자

독자 운영체제 없는 삼성·LG, 불안한 세계시장 1위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 2억1300만대, 세계시장 점유율 30% 돌파.

지난해 삼성전자가 거둔 성적표는 어떤 경쟁업체보다 화려하다. 넘어설 수 없을 것 같던 애플을 누르고 스마트폰 세계 1위 회사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단말기 외에 소프트웨어인 운영체제(OS)도 존재한다. 스마트폰 기기 자체도 소비자의 선택사항이지만, 어떤 운영체제를 사용하느냐도 중요한 선택기준 중 하나다.

▲ OS 시장 지각변동 땐 타격… 애플의 자체 iOS와 대조
‘타이젠’ 개발…‘탈구글’ 시도

[도전받는 한국 스마트폰](중) 구글 ‘안드로이드’에 종속

화려한 단말기 성적과 달리 삼성전자의 자체 운영체제인 ‘바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집계를 보면 지난해 0.9%의 점유율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바다를 적용한 웨이브 시리즈 등 일부 보급형 폰을 판매하고 있지만 갤럭시S 시리즈나 갤럭시노트 등 주력 제품에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OS가 아예 없고 전 제품에 안드로이드를 적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5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체 운영체제가 아닌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어 외부 의존도가 높고 ‘종속’ 현상까지 발생한다”며 “운영체제 지각변동이 온다면 삼성 등 국내 수위권 업체들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OS는 모바일 기업의 흥망까지 좌우한다. 휴대폰 판매 세계 1위 업체였던 핀란드 노키아는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심비안이 실패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도 시원치 않아 최근 본사까지 매각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에서 밀려났다.

발빠른 안드로이드 선택은 국내 스마트폰 업계의 초기 성장에 주요 동력이 됐다. ‘삼성전자-구글’ 동맹은 겉으로는 애플을 능가하는 안정적인 협력으로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이 같은 협력에 어떤 변화가 올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구글 의존형 운영체계는 국내 업체들의 잠재적 불안요소로 꼽힌다.

구글이 지난해 스마트폰 제조사인 모토로라를 인수하자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가 들썩거린 게 단적인 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통해 최신 안드로이드를 발표하는 등 자회사 육성책을 들고 나온다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편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진화했지만 결국 자회사인 모토로라를 키우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업계는 당장 구글과의 협력 강화에 혈안이 돼 있다. 구글이 최신 운영체제를 발표하는 스마트폰인 넥서스 시리즈를 함께 출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또 제작사들은 젤리빈 같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 사용권을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자체 운영체제인 iOS를 운영하고 있는 애플과는 대조적이다. 애플은 시계 형태의 모바일 기기인 ‘스마트워치’나 iTV에도 iOS를 적용해 아이폰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바꿔 말하면, 자체 운영체제가 없거나 점유율이 미미한 삼성과 LG 등은 현재의 스마트폰 마케팅은 물론 향후 새로운 기기를 개발해 보급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업계도 ‘탈구글’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텔 등과 손잡고 새 운영체제 ‘타이젠’을 개발, 하반기에 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세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도 미국 모질라재단이 내놓은 운영체제 ‘파이어폭스’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인다. 다만 이 같은 운영체제 다변화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중국 업체 등이 이를 활용해 기존 스마트폰 시장에 거센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실제 중국 ZTE는 파이어폭스가 적용된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새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거센 추격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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