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선 “덥다” 다른 쪽에선 “춥다” 지하철 냉방 민원 하루에만 700건

이혜인 기자

서울메트로, 계절별 표준 매뉴얼 제작 해결책 모색

낮 최고기온이 31.3도까지 치솟던 지난 1일. 오전 8시부터 서울 메트로 고객콜센터로 전화와 문자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출근 중이라는 한 승객은 전화로 “찜통이다, 빨리 지하철을 시원하게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서동탄행 1007호차 1번칸입니다. 육수(땀)가 줄줄 흘러요” “너무 더워서 화장이 다 지워지고 있어요” 같은 민원문자도 쉴 새 없이 접수됐다.

여름이 찾아오자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에 지하철 냉방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106년 만의 무더위를 기록한 지난 6월에 접수된 문자·전화 민원은 모두 2만745건으로 하루 평균 691건에 달했다.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난방을 둘러싼 민원은 서울메트로에 접수된 민원 중 64.6%에 달한다. 기후 변화 탓으로 냉난방 민원은 늘어나는 추세다. 올 1~6월 접수된 냉난방 상담건수는 5만39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8917건보다 5000여건 증가했다.

한쪽에선 “덥다” 다른 쪽에선 “춥다” 지하철 냉방 민원 하루에만 700건

그러나 빗발치는 냉방 민원을 해결하는 방법은 단순하지가 않다. 무조건 냉방 온도를 낮춘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온도를 낮추면 “너무 춥다”는 민원이 나온다. 실제 지난 6월 콜센터로 걸려온 전화 중 13%가량은 “전동차가 너무 춥다. 온도를 올려 달라”는 민원이었다.

치솟는 전기세도 냉방을 고집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서울메트로는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따라 지난해 6월보다 올해 같은 기간에 2만1945㎾의 전기를 절약했다. 그러나 전기세 상승으로 전기요금은 같은 기간 대비 26억2400만원이나 늘었다.

서울메트로는 결국 각종 ‘통계’까지 동원해 냉방 문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는 매년 호선별, 계절별, 구간별, 시간대별 온도 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뒤 ‘객실 냉방 취급 표준 매뉴얼’을 만들었다. 매뉴얼에 따라서 승객들이 몰리는 러시아워 시간대인 오전 7~9시, 오후 6~8시에는 냉방을 최대한으로 가동하고, 한산한 구간에서는 온도를 올리고 있다. 1량당 승차 정원인 160명을 넘으면 26도가 되도록 냉방기를 모두 가동한다. 필요시에는 송풍기까지 추가로 동원하고 있다.

또 추위를 타는 승객을 위해서 각 전동차의 4호차, 7호차 객실은 약냉방칸으로 두고 일반칸보다 2도 정도 높은 28도를 유지하고 있다. 기상청 주간예보 정보에 따라 한 주간 냉방수준을 어떻게 할 것인지 예고하는 ‘냉방수준 주간예고제’도 시행하고 있다. 전동차 냉방기 용량도 1994년 3만㎉/h/량에서 4만6000㎉/h/량으로 높였다.

용연상 서울메트로 홍보실장은 9일 “역 도착 후 30초 동안 출입문이 열리면 승강장의 높은 온도가 전동차 안으로 유입돼 승객들이 덥다고 느끼기도 한다”며 “좁은 공간이라 체감온도가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옷차림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다양한 조건에 맞춘 맞춤형 냉방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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