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한류 콘텐츠 진화 이끌 가창력·연주… ‘새로운 DNA’들이 떴다

하경헌·박효재 기자

8월23일 시상식·연주회 정동 경향아트힐서 열려

경향신문사가 주최하는 제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가 10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최종 입상자를 선정했다. 보컬부문 고등부 1위는 이일송씨(21)가 차지했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에 출연했던 이정미양(18)은 호원대 총장 특별상을 받았다. 악기부문은 고등부 1위 수상자를 내지 못했고 드럼을 친 김정훈군(18)이 2위를 차지했다. 중등부 1위는 색소폰을 연주한 김지수양(15)이 선정됐다. 올해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50% 정도 늘어 1000여명이었다. 보컬과 악기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된 이번 대회는 지난 17~24일 예선이, 25~26일 본선이 서울 성내동 호원대 호원아트센터에서 펼쳐졌다. 시상식과 연주회는 8월23일 서울 정동 경향아트힐에서 열린다.

■ 보컬부문 - 고등부 1위 이일송·특별상 이정미
4수생과 K팝스타 출연자 “더 큰 꿈 위해 한걸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보컬부문 입상자인 이일송씨(왼쪽)와 이정미양이 28일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홍도은 기자

경향실용음악콩쿠르 보컬부문 입상자인 이일송씨(왼쪽)와 이정미양이 28일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홍도은 기자

제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보컬 부문 고등부 1위를 차지한 이일송씨(21)와 특별상을 받은 이정미양(18)은 상기된 얼굴이었다. 두 사람 모두 본선에서 스스로 미심쩍은 부분이 남아 낙담했다고 한다. 하지만 상은 빼어난 기량의 두 사람을 택했다.


이일송씨는 실용음악과 진학을 목표로 공부 중인 수험생이다. 원하는 곳에 진학하려고 4수를 하면서 노래 연마에 집중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제쳐놓고 대회에 매달렸다. 이씨는 “심사위원들이 가요를 1분을 듣고, 팝도 30초밖에 듣지 않아 탈락을 예감했다”며 “지인에게 수상 소식을 전해듣는 순간 희망을 느꼈다”고 기뻐했다. 이씨는 본선에서 팝은 미국 보컬그룹 보이즈투맨의 ‘소 어메이징’을, 가요는 김민기 노래를 정인이 다시 부른 ‘새벽길’을 택했다.


이정미양은 2011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첫 시즌에 나와 이미 유명세를 얻었다. 당시 우승자 박지민과 이미쉘, 이승주 등 다른 참가자와 함께 그룹 ‘수펄스’를 결성해 환상적인 하모니를 보여줬다. 대회 이후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했던 그는 현재 회사를 나와 진학을 준비 중이다. 이양은 “실용음악과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오디션 무대보다는 콩쿠르 무대가 익숙했다. 심사위원분들이 웃어주셔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솔 가수 아레사 프랭클린의 ‘싱크(Think)’와 산울림의 노래를 알리가 다시 부른 ‘내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 거야’를 선보였다.

두 사람은 실용음악과 진학 후 더 큰 포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일송씨는 “다양한 밴드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했고, 이정미양은 “보컬리스트로서뿐 아니라 작곡 능력도 갖춰 뮤지션으로 자라나겠다”고 말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 악기부문 - 중등부 1위 김지수·특별상 서보경·고등부 2위 김정훈
색소폰 잡은 10대 소녀들 “싱어송라이터가 목표”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악기부문 입상자인 김지수양·김정훈군·서보경양(왼쪽부터). | 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악기부문 입상자인 김지수양·김정훈군·서보경양(왼쪽부터). | 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지수는 상을 받을 줄 알았어요. 톤이 상당히 특이했고, 이 나이 대에 여학생이 색소폰을 부는 경우는 별로 없거든요.”

제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에서 테너 색소폰 연주로 악기부문 호원대총장 특별상을 받은 서보경양(18)은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중등부 1위를 한 김지수양(15) 칭찬부터 했다. 알토 색소폰으로 1위를 한 김양은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떨어질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큰 상을 받아서 기분이 얼떨떨하다”고 대답했다.


서보경양은 “세션을 해준 친구들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같은 반”이라며 “3년을 같이 지내면서 합주를 오래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양은 당초 보컬로 입시를 준비해서 고등학교에 들어왔다. 전공을 바꾼 것은 지난해 5월 우연히 본 스티비 원더 공연 때문이다. ‘스페인’이란 곡에서 테너 색소폰의 솔로 부문에 매료돼 바로 악기를 구입해 독학했다. 지금은 색소폰으로 대학입시를 준비 중이다. 최종 목표는 모든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싱어송라이터다.


고등부 2위를 한 김정훈군(18)도 드럼을 늦게 시작했다. 중학생 때 교회를 같이 다니는 형 연주를 보고 반해 3년 전 드럼 스틱을 잡았다. 두 달을 준비해 고등학교에 실용음악과 전공으로 입학했다. 김군은 “처음에는 악보도 볼 줄 몰라 선생님이 ‘여기서 하이 햇을 치고, 저기서 심벌즈를 치라’고 하면 그냥 따라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커스 밀러 밴드의 드러머 루이스 카토처럼 울림이 있는 소리를 내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수상자 중 가장 어린 김지수양은 아버지가 색소폰 연주를 가르치는 실용음악 학원장인 덕분에 자연스레 악기와 친해졌다. 보고 듣는 것과 연습은 달랐다고 한다. 김양은 “많이 외로웠다. 실용음악 학원에는 제 나이 또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에 친구들이 호기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스승의 날에는 ‘스승의 은혜’를 연주해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스타가 됐다. 김양은 “대니 정처럼 자기가 연주하는 곡에 빠져 들고, 보는 사람들도 그 열중하는 모습에 감동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 보컬부문 심사평 - 참가자들 선곡 다양했으면

[제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한류 콘텐츠 진화 이끌 가창력·연주… ‘새로운 DNA’들이 떴다

7회를 맞이한 경향실용 음악콩쿠르 심사를 보면서 일취월장한 참가자들의 실력에 귀를 쫑긋 세우게 되었다.

이번 콩쿠르에는 음악의 의미를 한번쯤 생각해 본 참가자들이 많았다.

참가자들 선곡이 비슷한 점은 아쉬웠다. 실용 음악을 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곡이라도 있는 듯, 똑같은 곡을 좋아하고 선택했다. 또 따라하기 식 표현 방법도 안타까웠다. 창조도 모방에서 시작되지만 모방만 한다면 창조가 아닌 유사품에 그칠 뿐이다.

본인 기량이 미치지 않는 어려운 곡을 힘겹게 부르는 참가자들도 많았다.

노래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보는 사람도 즐거울 수 있다. 어려운 곡을 억지로 선택하기보다 잘 소화할 수 있는 노래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고등부 1위인 이일송씨는 무리한 선곡을 하지 않았고, 성량이나 발성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타고난 소리 질감을 갖고 있었고, 무대 매너가 단정했다. 앞으로 가능성에 많은 무게를 둘 수 있는 참가자였다.

특별상을 받은 이정미양의 무대는 에너지가 넘치고 담대했다. 일부 발성에 부족한 점이 있었으나 보완을 해가면 가능성이 있다. 무대를 즐길 줄 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가자들이 무대를 평가받는 장소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공연이라고 생각한다면 심사위원을 자신의 관객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신연아 | 호원대 교수>

■ 악기부문 심사평 - 음악 편식하는 습관 아쉬워

[제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한류 콘텐츠 진화 이끌 가창력·연주… ‘새로운 DNA’들이 떴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등부 1위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기본기 없는 화려한 연주에만 집착하고 힘이 들어가 좋은 소리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고등부 2위, 중등부 1위가 선정됐다. 드럼으로 고등부 2위를 수상한 김정훈군은 편안한 자세에서 가장 튼튼한 리듬감을 들려줬다. 올해는 중등부 콩쿠르가 신설돼 어린 참가자가 많이 출전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

색소폰으로 중등부 1위를 한 김지수양은 어린 나이에도 상당한 기량을 선보여 향후 발전에 큰 기대를 갖게 했다. 또 색소폰으로 3위와 특별상을 수상한 서보경양은 특유의 톤과 음역대를 잘 표현했다. 준비한 곡을 마치고 연주한 블루스가 많은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참가자들 연주에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미숙한 튜닝, 불안정한 음정, 흔들리는 리듬감을 보이고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기본기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

자신이 연주하는 곡의 작곡자, 연주자, 발표 앨범 등 배경을 전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음악을 편식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특정 장르에 지나친 충성도를 보이다가 간혹 불균형한 모습의 음악가가 될 수도 있다. 음악사에 대한 ‘큰 그림’을 이해한 상태에서 다양한 장르에 스스로를 과감히 노출시킬 필요가 있다.

<김창현 | 단국대 교수>


[제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한류 콘텐츠 진화 이끌 가창력·연주… ‘새로운 DNA’들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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