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보기 바이러스 유행”읽음

정환보 기자

정몽준·김황식·오거돈 등 지방선거 출마 ‘할 듯 말 듯’

눈치 행보 ‘간잽이’ 비아냥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간보기 정치’가 확산되고 있다. ‘간보기 정치’는 지난 대선에서 지나치게 신중한 행보로 ‘간잽이’라는 별명을 얻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게서 비롯된 정치권 신조어다. 지방자치제에 대한 뚜렷한 사명이나 목표 의식 없이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스펙(경력) 쌓기’ ‘하도급 정치’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에서 최근 ‘간잽이’로 떠오른 인물에는 정몽준 의원(63)이 꼽힌다. 정 의원은 지난 3일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직접 후보가 되는 것보다 당의 능력 있는 후보들을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서울시장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확실히 써 달라”고까지 했다. 그러던 정 의원은 21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언론 재벌 출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만날 계획도 세웠다. 앞에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뒤에선 몸값을 올리며 ‘러브콜’을 기다렸다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정몽준·김황식·오거돈(왼쪽부터)

정몽준·김황식·오거돈(왼쪽부터)

김황식 전 국무총리(66)도 마찬가지다. 김 전 총리의 서울시장 불출마는 4월까지 미국에 머물기로 하면서 정리되는 듯했다. 그러다 잠시 귀국한 그는 언론에 “제안이 오면, 나도 여권 일원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사람인 만큼 대답할 것”이라고 했다. 그전까지 “선출직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던 것과는 분명 다른 뉘앙스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무소속 출마냐, 안철수 신당이냐로 고심 중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66)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무소속 시민후보’를 주창하던 오 전 장관은 20일 “(안 의원 측으로부터) 공식 제안이 온다면 진지하게 대화해 볼 용의가 있다”고 말해 뒷말을 낳았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벌써 당내에선 ‘간몽준’ ‘간황식’이라는 별명이 나온다. 간보기 바이러스가 유행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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