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가수들 뿌리내렸다

박경은 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혹은 후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이돌 중심으로 획일화됐다는 비판을 받던 가요계에 이들은 자신만의 개성과 실력으로 무장한 음악을 선보이며 가요팬들의 음악적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한때 무용론이 나왔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요계를 다양화하는 젖줄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개성과 실력’ 오디션 출신 가수 약진

올해 가요계에선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좋은 성적을 얻었다. 통합차트인 가온차트 주간 집계를 보면 톱 10에 자신의 곡 5곡을 올리는, 소위 ‘줄 세우기’를 기록한 가수는 모두 8팀이었으며 이 중 2팀이 오디션 출신인 장범준과 악동뮤지션이었다. 아이돌그룹 엑소를 제외하고는 토이, 김동률, 에픽하이 등 오랜 연륜을 자랑하는 싱어송라이터 그룹이었다. 주간 1위를 차지했던 가수 34팀 중에서 아이돌그룹은 9팀, 오디션 출신은 6팀이었다. 오디션 출신이 포함됐거나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에 뒤늦게 빛을 본 곡까지 포함한다면 오디션과 연관된 1위 팀은 모두 9팀으로 늘어난다.

가수의 꿈을 안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온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기량 역시 주류 가요계에 뒤처지지 않는다. 는 방송 4주 만에 4곡의 히트곡을 내놨다. ‘시간아 멈춰라’를 비롯해 이설아의 ‘엄마로 산다는 것은’, 정승환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 이진아의 ‘마음대로’ 등이다.

이진아(왼쪽), 정승환.

이진아(왼쪽), 정승환.

물론 예전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됐던 곡이 차트를 장악한 적은 있었다. 악동뮤지션과 로이킴, 정준영 등이 배출됐던 2012년 하반기와 버스커버스커, 울랄라세션 등이 탄생했던 2011년 하반기에도 차트 상위권에 이들의 이름이 올랐다.

악동뮤지션

악동뮤지션

가요계 관계자들은 “당시에는 극소수의 참가자에게 관심이 집중됐다면 요즘은 다양성이 훨씬 커졌을 뿐 아니라 당장 가요계에서 활동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는 참가자들이 많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정형화된 가요계에 다양성의 활력

얼마전까지만 해도 오디션에서 인기를 얻는 곡은 이벤트성 반짝 곡으로 폄하됐다. 화제를 모았던 출연자에 대해서도 주류 무대에선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실제 몇년간 가요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오디션이 관심을 받게 된 것은 2012년 초 버스커버스커가 데뷔 앨범을 내놓으면서다. 이 앨범은 당시 아이돌 음악 일변도인 가요계를 뒤흔들었고 싱어송라이터가 만드는 음악으로 대중적 관심이 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초창기만 해도 내지르는 가창력을 가진 보컬리스트나 아이돌 발굴에 맞춰졌던 콘셉트가 바뀐 것이다. 뮤지션 유희열이 심사위원으로 합류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부채질했다.

로이킴, 정준영, 장범준(사진 왼쪽부터)

로이킴, 정준영, 장범준(사진 왼쪽부터)

그전까지 신인 가수 출구는 기획사에 들어가는 것 외에 홍대 인디신에서 활동하는 것밖에 없었다. 이런 환경에서 오디션은 자작 능력을 갖춘 싱어송라이터들이 주류 가요계에 데뷔하는 창구가 된 셈이다.

음악평론가 강태규씨는 “주력 미디어와 제도권에서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을 통해 뮤지션이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요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온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가요계에서 오디션 출신들이 차지하는 지분이 꾸준히 늘어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면서 “오디션 출신 가수들은 획일화되고 정형화된 가요계에 다양성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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