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경비정 ‘위험한 대치’

한·일 경비정이 일본측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우리 어선을 서로 예인하기 위해 어선에 밧줄을 묶은 채 대치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나포과정에서 일본 보안관들이 갑판장을 폭행해 외교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韓·日 경비정 ‘위험한 대치’

1일 울산해경에 따르면 해경 함정과 일본 순시선이 오전 2시부터 77t급 장어잡이 통발어선 신풍호(선장 정욱현·38)를 서로 끌고 가기 위해 밧줄로 배를 묶은 채 공해상에서 오후 12시 현재 22시간째 대치하며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국은 이날 밤 각각 3,000t급 경비함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 한국 6척, 일본 7척을 포진시켰다.

양측은 초기에 각각 경비정 3척씩을 신풍호에 ‘굴비두름’하듯 묶어 신경전을 펴다가 김승수 울산해양경찰서장과 일본측 해상보안담당관이 함상협상을 갖고 오후 5시쯤 1척씩만 남긴 뒤 나머지는 결박을 풀었다. 신풍호에 억류돼 있던 선원 8명도 우리측 경비정에 옮겨탔다.

김서장은 “우리 어민 보호차원에서 일본의 어선 나포를 두고 볼 수 없다”며 “우리 해역에서 어선을 검거한 만큼 죄가 있더라도 우리가 조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측은 “일본 순시선 요원을 2명이나 태우고 정지명령을 무시한 채 도주한 것은 범죄행위”라며 “일본으로 나포해 선원들을 조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신풍호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8분쯤 일본 EEZ를 3마일가량 침범한 혐의로 일본 순시선에 쫓기다 울산 간절곶 동방 16마일 해상에서 울산해경 경비함에 검거됐다.

이에 앞서 일본측 보안관이 신풍호 선원 황욱현씨를 10여분 동안 전자봉 등으로 마구 때려 부상을 입혔다. 한편 반기문 외교부장관은 이날 대책회의를 갖고 일본측에 즉각 순시선을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일본 해상보안청은 “한국측이 피의자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해 당장 철수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울산|김한태·박영환기자 kh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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