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주중 北대사관에 “고향 보내달라”

남측에 정착한 지 11년째인 새터민(탈북자)이 중국 베이징의 북한대사관 영사부를 찾아가 북측에 두고온 가족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던 사실이 19일 뒤늦게 밝혀졌다.

새터민 김형덕씨가 지난 5일 베이징 중국대사관 영사부를 방문하고 난 뒤 영사부 현판 앞에서 포즈를 잡았다./김형덕씨 제공

새터민 김형덕씨가 지난 5일 베이징 중국대사관 영사부를 방문하고 난 뒤 영사부 현판 앞에서 포즈를 잡았다./김형덕씨 제공

김형덕씨(32·서울 양천구 신정동)는 “지난 5일 베이징 북한대사관 영사부를 찾아가 탈북자도 합법적으로 북측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당과 정부에 건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처음에 신분을 밝히자 북측 사람 특유의 거친 말을 하기는 했지만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오히려 건의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사부 직원에게 자기소개서와 방북요청서 및 자신의 e메일 주소를 건넨 뒤 “남조선 내 실향민이 고향을 방문하면 북측 가족들을 경제적으로 돕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측이 허용만 한다면 방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간큰 행동’을 결심하게 된 데 대해 “일단 문이라도 두드려보자는 생각에서였다”면서 “앞으로도 베이징 영사부를 다시 접촉, 고향방문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씨의 방북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새터민 신분으로 처음으로 부인 유성희씨(28)와 두딸 성주(5)·영주(4)와 함께 금강산 관광을 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에도 금강산호텔 인근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북측 종업원에게 ‘북쪽에서 남으로 간 사람’이라고 신분을 밝혀 ‘민족반역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평안남도 개천 출신인 그는 1993년 10월 탈북한 뒤 중국 등지를 떠돌다 94년 9월 입국했으며 김성호 전 의원의 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김진호기자 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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