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선수 부친 “아파도 훈련장에 가던 아들 좋은 결실 맺어 자랑스럽다”

조미덥 기자

본지 윤전국 이도원 부장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정수(22·단국대)의 아버지 이도원씨(49)는 “어려운 형편에도 불평 한 마디 없이 열심히 해준 아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아버지 이씨는 경향신문사 윤전국 윤전2팀 부장이다. 이씨는 이정수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며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키워냈다.

이정수의 아버지인 이도원 경향신문사 윤전국 부장(뒷줄 가운데) 등 가족들이 설날인 14일 경기 성남 분당구의 큰아버지 집에서 이정수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성남 | 연합뉴스

이정수의 아버지인 이도원 경향신문사 윤전국 부장(뒷줄 가운데) 등 가족들이 설날인 14일 경기 성남 분당구의 큰아버지 집에서 이정수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성남 | 연합뉴스

이정수가 처음 스케이트를 접한 것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선곡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옆에 광운대 아이스링크가 있어 특별활동으로 시작했다. 아버지는 평소 식성이 좋지 않은 아들이 더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가볍게 운동을 허락했다.

그런데 이정수를 가르쳐 본 코치가 소질이 있다며 선수의 길을 추천했다. 마침 학교에 빙상부가 생겼고 이정수는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이정수의 누나도 피겨스케이팅을 하고 있었다. 코치 강습료와 장비 구입료, 장소 대관료까지 한 달에 200만원이 넘게 들어가는 지원비로 부모는 허리가 휠 지경이었다.

모아놓았던 돈은 동이 났고, 시골의 논도 다 팔아야 했다. 급기야 살고 있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다.

다행히 이정수는 씩씩하게 스케이트를 탔다. 아버지의 신문사 근무는 새벽에야 끝났다. 비번인 날에는 훈련장에 데려다줬지만 그렇지 않은 날엔 목동과 안양에 있는 링크에서 집까지 혼자 돌아왔다. 아픈 날에도 훈련장에 가서 쉬면 쉬었지 빠지는 날이 없었다. 이씨는 “다른 부모들은 매일 데려다주고 데려오는데, 우리는 맞벌이를 하느라 그러지 못해 미안했다”며 “정수는 무거운 장비를 들고 다니면서도 한 번도 하기 싫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정수의 노력은 서서히 빛을 발했다.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주목을 받았다. 2008년엔 단국대에 입학하고 국가대표에 뽑히면서 아버지의 근심을 덜었다.

이씨는 “그동안 고생한 게 이번 올림픽에서 결실을 맺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남은 1000m와 5000m계주에서도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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