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학자그룹 ‘홍장표가 핵인싸’…‘서·경·박’ 그들만의 리그

황경상·조형국·김유진·이수민 기자

학자 네트워크 154명 분석

지난달 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Inclusive Korea 2021’ 국제콘퍼런스 참석자 22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대엽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왼쪽에서 열한번째),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장(두번째),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장(오른쪽에서 여섯번째) 등 국책연구기관·대통령 직속 위원회 수장들로, 현 정부 싱크탱크 일원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지난달 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Inclusive Korea 2021’ 국제콘퍼런스 참석자 22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대엽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왼쪽에서 열한번째),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장(두번째),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장(오른쪽에서 여섯번째) 등 국책연구기관·대통령 직속 위원회 수장들로, 현 정부 싱크탱크 일원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공동 저술, 위원회·캠프 참여 등
학연이 공직 회전문 인사로 연결
청와대·장관·연구기관장에 포진
4년 평가 콘퍼런스서 ‘자화자찬’

인터랙티브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문재인 정부 싱크탱크(https://news.khan.co.kr/kh_storytelling/2021/network)’에서는 더 풍부한 콘텐츠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Inclusive Korea 2021’ 국제 콘퍼런스에는 문재인 정부의 요직을 번갈아 맡은 ‘핵심 브레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과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을 지낸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비롯해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 출신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장,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조대엽 정책기획위원장,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등 주요 인사 22명이 나란히 섰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전부터 저술 및 대선 캠프 참여 등으로 끈끈한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자 중 11명은 저술을 공저한 이력이 있었다. 10명은 서울대 그중 6명은 경제학과를 나왔다. 6명은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 출신이었다.

참석자들은 “문재인 정부는 (위기마다) 놀라운 대응 능력을 보여왔다”(조 위원장) “우리는 코로나19 상황도 빠르게 진정시키고 경제도 빠르게 회복시켰다”(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평가를 내놨다. 이 같은 ‘후한 평가’는 문재인 정부의 브레인으로 꼽히는 이들이 만들어낸 ‘그들만의 리그’의 결과가 아닐까. 학연 등으로 얽힌 이들의 공직 대거 진출, 반복돼온 ‘회전문 인사’. 칭찬 일색으로 가득 찬 콘퍼런스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경향신문은 학자 출신 전·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장관, 26곳의 국책연구기관장 등 70명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에 참여한 학자들의 네트워크를 그렸다. 국립중앙도서관, 네이버 학술정보에서 수집한 70명의 저술 2217개에서 공저자 4101명을 파악했다. 이 중 대통령 직속 정책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참가 경력이 있는 인물에 공동 저술이 있는 경우, 학부와 박사 출신 학교·전공이 같은 경우, 같은 학회·단체 활동 경력, 18~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하거나 지지선언을 한 경우 각각 가중치를 부여했다(공동 저술 빈도가 적거나 관계가 미미한 경우, 5명 이하 무리가 형성되는 경우는 제외).

그 결과 154명의 연결망이 나타났다. 함께 논문·책을 썼거나, 대학 동문이거나, 대선 캠프에 참가하는 등 공직 진출 전부터 관계를 맺어온 이들이 문재인 정부 요소요소에 포진한 규모다. 154명 중 무작위로 고른 두 사람이 같은 책을 썼거나 같은 단체에서 활동하는 등 친분이 있을 확률(클러스터링 계수)은 66%였다.

복잡한 그물망 속에서도 두드러지는 주요 포인트가 확인됐다. 가장 두드러지는 그룹은 홍 원장이 주도하는 서울대 경제학 박사 그룹이었다. 홍 원장과 황 원장, 류장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강신욱 전 통계청장, 박복영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이 포함된다.

[단독]문재인 정부 학자그룹 ‘홍장표가 핵인싸’…‘서·경·박’ 그들만의 리그

■홍장표가 ‘핵인싸’…박능후·김상조는 복지·경제 분야 중심

[단독]문재인 정부 학자그룹 ‘홍장표가 핵인싸’…‘서·경·박’ 그들만의 리그

김연명·조대엽·이태수 등도 ‘소주성’·공정경제 정책 주도
국책연구기관 보고서에 ‘노동·최저임금·분배’ 키워드 줄어

조성재 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 이병희 선임연구위원 등 한국노동연구원 인사들도 눈에 띈다.

또 다른 그룹은 박 전 장관, 조 위원장, 조흥식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김연명 전 청와대 사회수석,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포진한 그룹이다. 18~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거나 캠프에 참여한 이들로, 사회·복지 분야 인물들과 국토·도시계획 전문가들이 섞여 있다.

이 두 그룹 사이에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한 재정·금융 경제학자들이 흩어져 있다.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 정세은 충남대 교수 등 개혁 성향이 뚜렷한 학자들이 확인된다.

홍 원장은 각 인물의 중요도를 측정하는 페이지랭크(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에 쓰이는 네트워크 분석 방법), 고유벡터 중심성(중요인물과 연결 정도) 등 5가지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핵인싸(핵+인사이더)’였다. 김상조 전 실장은 매개 중심성을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2위, 박능후 전 장관은 3개 지표에서 3위를 기록했다.

김연명 전 청와대 사회수석, 조대엽 위원장, 이태수 원장도 순위권에 들었다. 주로 경제·사회 분야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경제·노동 정책의 조타수 역할을 해온 인물들이다.

‘노동·경제·사회’로 뭉친 싱크탱크에서는 역설적으로 노동·최저임금·분배 등에 관한 연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발간된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국토연구원 등의 연구보고서 1857건의 제목·초록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노동’은 2017년 146회에서 2020년 48회로, ‘분배’는 40회에서 1회로 줄었다. ‘최저임금’은 2017년 47회, 2018년 62회 언급됐던 것이 2020년에는 1회로 감소했다.

문재인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노동·경제 정책이 취지와 달리 역효과 논란으로 이어진 탓에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분석 결과 문재인 정부의 싱크탱크는 ‘포용’으로 시작해 ‘우리끼리’로 끝나가고 있었다. 지난달 6일 콘퍼런스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랜들 존스 미국 컬럼비아대 일본경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한국의 소득불평등과 상대적 빈곤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으며, 불평등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 인사들의 평가와는 정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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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문재인 정부 학자그룹 ‘홍장표가 핵인싸’…‘서·경·박’ 그들만의 리그

경향신문은 학자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 진출한 전·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 장관, 국책연구기관장 등 주요 공직자 70명의 저술 활동 2217개를 들여다봤습니다. 공저자 4101명 중 저술 수, 학력, 대선캠프 등 활동 경력과 각종 위원회 참가 경력을 따져 154명을 추렸습니다.

이들의 연결망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인터랙티브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문재인 정부 싱크탱크(https://news.khan.co.kr/kh_storytelling/2021/network)’에서 확인할 수 있고 QR코드로 바로 접속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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