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수
편집인·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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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칼럼 ‘검찰짓’ 공수처, 이름 빼고 다 바꿔라 11월 첫날,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채 상병 순직사건 특검에 출두했다. 지난해 8월 소속 부장검사가 국회 위증으로 고발된 사건을 344일이나 대검에 늑장 통보해 수사를 지연시킨 혐의(직무유기)다. 갓 5년째, 그렇잖아도 신생 수사기관은 바람 잘 날 없었다. 수장까지 피의자로 소환된 사진 한컷이 묻는다. 도대체 이 벼랑에 서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가. 뭘 숨기고 있는가. -
이기수 칼럼 6·3 지방선거 얼굴, 이재명인가 정청래인가 단말마(斷末摩)인가. 보름 전, 김건희 특검 파견 검사들이 원대 복귀를 요청했다. 내란 특검 파견 검사들은 법정에서 검은 정장에 검정 넥타이를 맸다. 성명서도 상복시위도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에 맞선 집단행동이다. 전현직이 섞인 검찰동우회는 헌법소원도 하겠단다. 검찰개혁 첫 입법에 저마다 토한 마지막 항변·발악·비명이었다. -
이기수 칼럼 범의 눈으로 소처럼 가라 한국리서치·KBS 66%, 코리아리서치·MBC 63%, 국민지표조사(NBS) 62%, 갤럽 58%. 정기 여론조사 4건(전화면접)의 이재명 대통령 100일 국정지지율이다. 평균값은 62.3%, 대선 득표율 49.4%를 훌쩍 상회한다. 취임 전 2698이던 코스피 지수는 15일 3407을 찍었다. 상승률 26.3%, 어느 선진국·신흥국 주식시장보다 높다. 두 숫자처럼, 취임 100일 국정과 소통 리더십 지표는 대체로 후하다. 내란의 혼돈이 시나브로 걷히고, 대통령은 힘을 품었다. -
이기수 칼럼 김건희가 특검에 출두한다는 것 “제 처는 정치를 극도로 싫어한다.” 2021년 12월22일, 대선 후보 윤석열이 이런 ‘뻥’을 쳤다. 나흘 뒤, 김건희는 인생 속 20개 허위 학력·경력의 용서를 빌었다. “아내의 역할만 충실하겠다”고 했다. 그 역시 뻥이었다. 20일 뒤,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한 7시간 녹취록에서 그 가면이 벗겨졌다. “내가 정권을 잡으면…” “여기서 지시하면…” “(조국 구속을) 우리가…”라고 했다. 정치 대소사에 관여하는 1인칭 화법이었다. “나는 영적이라 도사들과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고도 했다. 베갯머리·무속 정치의 평지풍파를 예고한 김건희는 거침이 없었다. -
이기수 칼럼 김건희·검찰 탄 ‘윤석열차’ 기억하십니까 윤석열이 다시 갇혔다. 에어컨·술·유튜브가 없는 2평 독방이다. 신문·방송 논평은 인과응보·사필귀정·자업자득이란다. 헌정질서 흔든 대역죄인이고, 애초 풀려난 것부터 잘못됐고, 세상 활보로 국민 속 뒤집더니, 부하들 사지 몰며 혼자 살려다 재구속됐다고 썼다. 서초동 집 앞도, 서울구치소 앞도 ‘윤 어게인’ 떼창은 잦아들었다. 유튜브의 ‘윤석열 팔이’도 판을 걷었다. 수인번호 ‘3617’, 내란 수괴의 끝은 고립무원이다. -
이기수 칼럼 주류의 교체, 그 무거움에 대하여(2) 선거는 온 천지를 당겼다 놓는다. 들었다 메친다. 그 정점이 대통령 선거다. 이긴 쪽은 세상 바뀌는 뉴스가 반갑고 쏜살같다. 진 쪽은 하루가 한 달처럼 길고 느리다. 그 속도감뿐인가. 이재명표 국무회의는 즉문즉답 토론으로 바뀌었다. 장관 뒤에 실무자 배석하게 하고, 어떤 발상·의견도 달라고 대통령 휴대폰 번호를 알렸다. 김밥 먹으며 220분 한 첫 국무회의, 그 긴장·치열함이 공직사회를 강타했다. 그날로부터다. 내란·김건희·채 해병 특검이 출범했다. 남북 접경지 확성기가 멈췄고, 30조 추경안이 시동 걸었다. 주가는 3000을 찍고, 어젠 ‘불통의 요새’ 한남동 관저에서 대통령과 여야가 마주 앉았다. 6·3 대선 후 3주, 내란 터졌던 나라에 새 리더십 서고, 대한민국은 격동을 시작했다. -
이기수 칼럼 큰 정치는 국민이 한다 대선이 3일 본투표만 남았다. 긴장은 그다지 높지 않다. 사흘 전에는 “판세 예측이 가능한 예외적 선거”라는 조선일보 편집국장의 사내 공지 글이 화제가 됐다. 보수의 본산, 조선일보도 1강(이재명)-1중(김문수)-1약(이준석)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명박·박근혜·윤석열이 대승한 낙동강(PK)이 지금은 최대 격전지다. 22일의 공식선거운동 말미, 김문수는 가는 곳마다 ‘큰절 사과’ 하고, 이준석이 잠 줄여 ‘무박(無泊) 선거’ 해도, 이따금 들려오는 판세는 떨림이 없다. -
이기수 칼럼 소년공이 쏘아올린 ‘국민통합’ 욕하면서 보면, 막장 드라마다. 어이 없어 웃프면, 블랙 코미디다. 둘 다일 게다. 환멸스런 정치 참극이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대선후보 등록 첫날, 국민의힘이 새벽 1시 김문수를 폐위하고, 3시 재선출 공고하고, 그 30분 후 입당한 한덕수를 옹립했다. 헌법 8조(정당민주주의)와 엇간 정당판 쿠데타였다. 그 막장극은 당원들이 그날 세우고, 새벽에 쫓겨난 김문수는 오밤중에 생환했다. 기자로만 8번 치른 대선, 이런 꽃가마도 자폭도 처음이다. -
이기수 칼럼 모두 이재명을 본다 늦게 핀 벚꽃이 바로 졌다. 긴 꽃샘추위로, 매화·목련·벚꽃이 함께 핀 ‘4월의 요지경’도 잠시, 며칠 몰아친 비·돌풍·눈·우박에 후두둑 다 떨어졌다. 그새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주권자인 국민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한” 죄였다. 3년 못간 윤석열 정권과 1주일 화려했다 사그라진 저 벚꽃이 닮았다. 윤석열은 철면피다. 관저 나오며 “새 길을 찾겠다” 했고, 사저 들어가면서는 “다 이기고 돌아왔다”고 했다. 이런 정신승리가 없다. 아직 다 무너지지 않았다는 자기최면일 게다. 막후정치 해보겠다는 복심일 게다. 그러고보면 기는 꺾였어도, 한때의 집권당 친윤 지도부도, 그 ‘쌍권(권영세·권성동) 위 쌍전(전광훈·전한길)’의 극우집회도, 그를 탈옥시켜준 형사 재판부와 심우정 검찰도 그대로다. 한덕수가 윤석열의 ‘집사 변호사’ 이완규를 대통령몫 헌법재판관에 지명한 평지풍파도 일어났다. 내란의 잔불은 꺼지지 않았다. -
이기수 칼럼 하느님 보우하사, 저 법비들을 벌하소서 숨넘어간다는 이 많다. 떨려서 뉴스 못 보고, 열불 나서 잠 못 든다는 전화도 잦다. 대통령이 12·3 친위쿠데타 도발한 지 105일째, 그 윤석열을 탄핵소추한 지 94일째, 세상의 눈과 귀는 헌법재판소에 꽂혀 있다. 선고는 오늘도 임박한 징후뿐이다. 짓밟힌 헌법·민심·국격을 보면 당연지사 ‘8 대 0 파면’인데, 침이 마른다. “법비(法匪)는 불리하다 싶으면 순간 법추(法鰍)가 된다.” 2016년 12월 당시 조국(서울대 교수)이 종적 감춘 우병우(민정수석)를 쏘아붙인 말이다. 법비는 법을 악용하는 도적, 법추는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법기술자를 뜻한다. 중국말 법비는 1990년대 이 땅에 등장했다. 해방정국 경찰, 박정희·전두환 시대 중정(안기부)·방첩사(보안사) 지나 사정권력을 검찰이 쥐었을 때다. 민주화 산물이자 수혜자, 그 검찰에서 내란 수괴가 나왔다. -
이기수 칼럼 이재명은 이재명과 싸워야 한다 대통령 윤석열이 무너지고 있다. 비상계엄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던 국회는 특전사가 전기를 끊었다. “지시한 적 없다”던 체포 명단이 방첩사에서 나왔고, 야구방망이 든 정보사는 “선관위 점검 간” 게 아니었다. 내란 수괴 궤변을 수하의 계엄군이 다 탄핵했다. 그 증거 촘촘한 검찰 공소장 향해 윤석열이 “달그림자 쫓는다” 했다. 술 고픈 감방에서 달밤에 허깨비라도 본 건가. 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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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칼럼 이재명은 이재명과 싸워야 한다 대통령 윤석열이 무너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던 국회는 특전사가 전기를 끊었다. “지시한 적 없다”던 체포 명단이 방첩사에서 나왔고, 야구방망이 든 정보사는 “선관위 점검 나간” 게 아니었다. 내란 수괴 궤변을 수하의 계엄군이 다 탄핵했다. 그 증거 촘촘한 검찰 공소장을 향해 윤석열이 “달 그림자 쫓는다” 했다. 술 고픈 감방에서 달밤에 허깨비라도 본 건가. 웃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