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효상
경향신문 기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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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7개월…응급실이 위급하다 [주간경향] 지난 8월 4일 오후 8시 40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2세 여아가 열을 동반한 경련 증상을 보였다. 신고를 받고 소방 구급대원이 나섰지만, 곧장 출발하지 못했다. 진료할 수 있는 응급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거듭된 전화 문의 끝에 신고 후 1시간이 지난 뒤에야 12번째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후 아이는 한 달째 의식불명 상태라고 한다. 지난 9월 1일에는 서울 강남구에 사는 40대 여성이 ‘안약과 착각해 눈에 순간접착제를 넣었다’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신고가 소방에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원이 20곳이 넘는 병원에 전화를 돌렸지만,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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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들은 왜 폭염의 표적이 됐을까 지난 8월 2일 경북 포항시 북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장 확장 작업을 하던 노동자 A씨(35)가 쓰러졌다. 오전 11시 50분쯤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당시 포항시의 낮 최고기온은 37.7도였다. 일주일 뒤인 지난 8월 9일, 전남 여수의 GS칼텍스 공장에서는 공장 정비 사전 작업을 하던 노동자 B씨(58)가 숨졌다. 일이 끝난 뒤에도 B씨가 보이지 않자 경찰이 출동했고 이날 오후 5시쯤 심정지 상태로 외딴곳에 쓰러져 있는 B씨를 발견했다. 이날 여수의 낮 최고기온은 33.2도였다. 나흘 뒤인 8월 13일에는 충남 예산군 오가면에서 감자 분류 작업을 하던 태국 국적의 노동자 C씨(49)가 쓰러졌다. 오후 4시쯤부터 기운이 없다며 쉬었는데, 이내 쓰러져 오후 4시 43분 동료가 119에 신고했다. 오후 5시쯤 소방대원이 도착했을 때 C씨의 체온은 40도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찾지 못했고 체온은 41.7도까지 올랐다.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지난 8월 18일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에 적힌 사인은 열사병이었다. C씨가 쓰러진 날 예산의 낮 최고기온은 34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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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일용직…폭염은 왜 약자들에게 더 가혹할까 [주간경향] 지난 8월 2일 경북 포항시 북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장 확장 작업을 하던 노동자 A씨(35)가 쓰러졌다. 오전 11시 50분쯤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당시 포항시의 낮 최고기온은 37.7도였다. 일주일 뒤인 지난 8월 9일, 전남 여수의 GS칼텍스 공장에서는 공장 정비 사전 작업을 하던 노동자 B씨(58)가 숨졌다. 일이 끝난 뒤에도 B씨가 보이지 않자 경찰이 출동했고 이날 오후 5시쯤 심정지 상태로 외딴곳에 쓰러져 있는 B씨를 발견했다. 이날 여수의 낮 최고기온은 33.2도였다. 나흘 뒤인 8월 13일에는 충남 예산군 오가면에서 감자 분류 작업을 하던 태국 국적의 노동자 C씨(49)가 쓰러졌다. 오후 4시쯤부터 기운이 없다며 쉬었는데, 이내 쓰러져 오후 4시 43분 동료가 119에 신고했다. 오후 5시쯤 소방대원이 도착했을 때 C씨의 체온은 40도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찾지 못했고 체온은 41.7도까지 올랐다.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지난 8월 18일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에 적힌 사인은 열사병이었다. C씨가 쓰러진 날 예산의 낮 최고기온은 34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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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쿠팡에만 관대한 수사 하고 있다” 쿠팡이 일부 노동자들의 물류센터 취업을 제한할 목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 지난 2월이다. 언론 보도가 이어졌고, 노조와 시민단체는 노동법 등을 위반했다며 쿠팡을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쿠팡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사이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들은 영업비밀을 누설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쿠팡에 고소당했고, 경찰의 자택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하나의 사안에서 비롯된 두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 수사기관은 최소한의 형평성도, 제보의 공익성에 대한 고려도 보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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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수사 않고, 제보자는 압수수색…“경찰 편파적 수사” [주간경향] 쿠팡이 일부 노동자들의 물류센터 취업을 제한할 목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 지난 2월이다. 언론 보도가 이어졌고, 노조와 시민단체는 노동법 등을 위반했다며 쿠팡을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쿠팡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사이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들은 영업비밀을 누설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쿠팡에 고소당했고, 경찰의 자택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하나의 사안에서 비롯된 두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 수사기관은 최소한의 형평성도, 제보의 공익성에 대한 고려도 보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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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후 한 달, 왜 재난은 끝나지 않나 “여기만 오면 머리가 아파요. 저걸 보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요. 살길이 막막하고 답답해요.” 대전 서구 정뱅이마을에 사는 이호열씨의 올해 농사는 사실상 끝났다. 지난 7월 10일 내린 큰비로 마을 앞 제방이 터졌고, 온 마을이 물에 잠겼다. 그가 남편과 함께 오이를 키우던 비닐하우스 8동 중 6동이 무너졌다. 그 전날까지만 해도 수확철이라 “신나게 오이를 땄는데” 그날 새벽 집중호우에 겨우 몸만 빠져나와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모습을 손 놓고 봐야 했다. 한 달이 지났지만 그때의 막막함은 그대로다. 지난 8월 12일 찾은 그의 비닐하우스는 여전히 무너진 상태였고, 그와 남편이 살던 농막에는 토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재민 대피소에서 지내면서 매일 마을로 와 조금씩 치우고 있지만, 무더운 날씨에 찜통이 된 비닐하우스는 손도 못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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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후 한 달…정뱅이 마을서 확인한 재난 행정의 현주소 [주간경향] “여기만 오면 머리가 아파요. 저걸 보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요. 살길이 막막하고 답답해요.” 대전 서구 정뱅이마을에 사는 이호열씨의 올해 농사는 사실상 끝났다. 지난 7월 10일 내린 큰비로 마을 앞 제방이 터졌고, 온 마을이 물에 잠겼다. 그가 남편과 함께 오이를 키우던 비닐하우스 8동 중 6동이 무너졌다. 그 전날까지만 해도 수확철이라 “신나게 오이를 땄는데” 그날 새벽 집중호우에 겨우 몸만 빠져나와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모습을 손 놓고 봐야 했다. 한 달이 지났지만 그때의 막막함은 그대로다. 지난 8월 12일 찾은 그의 비닐하우스는 여전히 무너진 상태였고, 그와 남편이 살던 농막에는 토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재민 대피소에서 지내면서 매일 마을로 와 조금씩 치우고 있지만, 무더운 날씨에 찜통이 된 비닐하우스는 손도 못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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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의 ‘친절한 서비스’는 혁신이었나 2018년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등장은 충격이었다. 가까운 거리도 승차 거부 없이 탈 수 있었고, 기사들은 친절했으며, 부러 말을 걸어 고객의 평온을 깨지도 않았다. 충격을 받은 건 경쟁자인 택시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이내 갈등이 불거졌는데 타다 측이 보인 반응은 다소 격했다. 타다는 자신을 ‘혁신’이라 불렀고, 기존 시장 경쟁자들을 ‘기득권’이라 칭했으며, 중재와 타협, 양보와는 거리가 먼 태도를 보였다. 택시를 압도하는 타다의 서비스를 경험한 여론이 타다의 가치를 알아줄 거라 믿었기에 가능한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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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는 ‘혁신’이었을까 [주간경향] 2018년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등장은 충격이었다. 가까운 거리도 승차 거부 없이 탈 수 있었고, 기사들은 친절했으며, 부러 말을 걸어 고객의 평온을 깨지도 않았다. 충격을 받은 건 경쟁자인 택시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이내 갈등이 불거졌는데 타다 측이 보인 반응은 다소 격했다. 타다는 자신을 ‘혁신’이라 불렀고, 기존 시장 경쟁자들을 ‘기득권’이라 칭했으며, 중재와 타협, 양보와는 거리가 먼 태도를 보였다. 택시를 압도하는 타다의 서비스를 경험한 여론이 타다의 가치를 알아줄 거라 믿었기에 가능한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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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 배차 간격부터 바꿔야 “초등학교 졸업하고 3명이 이사 갔어요. 중학교 문제 때문에.”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 학교는 초등학교 하나만 있습니다. 이 초등학교 졸업생들은 인접한 읍·면에 있는 중학교에 다닙니다. 거리 자체가 엄청 멀다고 할 수는 없는데, 교통이 문제입니다. 버스 노선 자체가 많지 않고, 배차 간격도 깁니다. 이 지역 중학생들은 부모님 도움이 없으면 새벽같이 일어나 첫 버스를 타고 등교해야 합니다. 험난한 등하교에 10명 남짓의 졸업생 중 3명이 이사를 했다고 합니다. 지역 학생들의 등하교 문제를 작은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학교가 없다면, 등하교가 여의치 않다면 주민들은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있던 사람도 떠나는 판에 새로운 이웃이 모여들기를 기대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학생들의 등하교 문제를 방치한다면 지역소멸은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역소멸은 배차 간격을 바꾸고, 노선을 조정하는 작은 부분에서부터 해법을 찾아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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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1588호를 읽고 “기초연금에 여유, 든든”…노인빈곤 해소엔 한계 65세 이상이면 조건 따지지 말고 다 줘야 한다. 나이 먹어서도 일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소득 커트라인 걸려서 못 타 먹는다._네이버 12oc**** 70세인데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나 기초연금은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다. 어떻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 이런 차별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_네이버 choi**** 세금은 많이 뜯겼는데 혜택은 전혀 못 받는 계층, 열심히 노력했더니 벌 받는 정책. 이래서는 안 된다._네이버 qual**** 힘 받는 ‘트럼프 2.0’, 힘 빠지는 ‘전기차·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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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남매 시골엄마의 버거운 ‘귀갓길’ 초저출생 시대, 다자녀 가구는 어디서나 귀한 존재다. 하루가 다르게 인구가 줄고 있는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 관점에서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 사는 정은라씨(43)는 귀한 사람이다. 셋째 아이가 태어난 직후 다섯 가족이 홍성군으로 귀농했다. 홍성에 뿌리를 내린 뒤로는 두 아이가 더 태어나 일곱 가족이 됐다. 2021년 막내가 태어났을 때는 가족의 소식이 지역언론에 기사로 실리기도 했다. 당시 기사에는 “대단하네요. 다섯째는 홍성에서 집 한 채씩 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댓글도 달렸는데, 가족의 소식은 그만큼 지역주민들이 함께 기뻐할 만한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