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리
경향신문 기자
가장 보통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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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득뽀득, 쓱싹쓱싹’···하쁠리가 들려주는 ‘편안’의 소리들 [주간경향] “12월 3일 밤 10시 30분 윤석놈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차 계엄은 실패로 돌아갔으나 (…) 모두가 잠든 새벽, 기습적인 2차 계엄 선포. 계엄군과 시민군의 전국적인 내전이 발발했다. 오늘은 내전 발발 7일째 되는 날이다.” 쿵쿵쿵, 군홧발 소리가 이어지더니 한 여성이 부스럭 소리를 내며 텐트를 열고 등장한다. “이마에 피가 너무 많이 나요.” 슥슥, 슥슥 거즈로 당신의 얼굴을 닦아준다. 이어폰에서 들리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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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판사 “조희대 대법원, 국민에게 해명하라” 대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 회부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0년 가까이 법관으로 재직하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경험한 한 현직 변호사가 이번 대법원 판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글을 주간경향에 보내왔다. 필자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글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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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정치 한국 교회는 왜 반동성애 중심에 섰을까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의 핵심 주장은 ‘반동성애’다. 일부 보수성향 시민단체와 목회자들이 반동성애 활동을 한 지는 꽤 오래됐다. 문제는 최근 ‘한국 교회’가 그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 앞 광장 일대에서 열린 ‘한국 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는 한국 교회가 반동성애 활동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손 목사와 서울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등 교회들이 직접 연합예배를 조직했고, 각 교단 총회가 참여를 결의했다. 모인 사람은 경찰 추산 23만명, 주최 측 추산 110만명. 규모도 사상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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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정치-주간기획 종교인가, 정치인가…반동성애 중심에 선 한국교회 [주간경향]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의 핵심 주장은 ‘반동성애’다. 일부 보수성향 시민단체와 목회자들이 반동성애 활동을 한 지는 꽤 오래됐다. 문제는 최근 ‘한국 교회’가 그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 앞 광장 일대에서 열린 ‘한국 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는 한국 교회가 반동성애 활동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손 목사와 서울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등 교회들이 직접 연합예배를 조직했고, 각 교단 총회가 참여를 결의했다. 모인 사람은 경찰 추산 23만명, 주최 측 추산 110만명. 규모도 사상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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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 “폭력도 하나의 언어” 지난해 11월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를 찾았다.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하며 투쟁하는 학생들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본관 건물 1층 유리문은 대자보 등으로 가려져 있었다. 틈새로 안쪽을 들여다보니 십수명의 학생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학생들의 말을 많이 들을 수는 없었다. 이들이 취재를 거절했다. 캠퍼스를 오가던 학생들도 인터뷰를 주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는 반여성주의 단체와 유튜버, 일부 언론과 정치인이 학생들을 폭도로 규정하고 비판·비난을 쏟아내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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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 연구자들은 왜 ‘여성학과 지키기’ 나섰나 최근 10년간 페미니즘은 한국사회의 가장 뜨거운 화두다. ‘페미니즘 리부트(재부흥)’라고 할 정도로 페미니즘에 대한 2030 여성들의 관심이 컸다. 여성 혐오 범죄, 권력형 성폭력, 불법 촬영 등 의제도 많았다. 그러나 동시에 백래시(반동)도 심했다. 대학도 그 백래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총여학생회가 줄줄이 폐지됐고, 여성학 강의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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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외로웠던 투쟁…계엄 후 모두의 연대로 동덕여대 학생들이 학교 측의 남녀 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하며 투쟁을 벌인 지 5개월이 지났다. 지난해 11월 학생들은 여전히 여자대학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라고 요구했다. 학교 건물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수업을 거부하며, 캠퍼스에 대자보를 붙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주장은 좀처럼 공론화되지 못했다. 일부 누리꾼, 정치인, 언론이 ‘폭도’·‘젠더 갈등’ 프레임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학생들은 점점 고립돼갔다. 학생들은 혹여나 공격을 당할까 싶어 바깥에 말 한마디를 쉽게 할 수 없었고, 학교를 오갈 때 마스크를 써 얼굴을 가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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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외로웠던 투쟁, 계엄 후 모두의 연대로…“민주동덕에 봄은 올까요?” [주간경향] 동덕여대 학생들이 학교 측의 남녀 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하며 투쟁을 벌인 지 5개월이 지났다. 지난해 11월 학생들은 여전히 여자대학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라고 요구했다. 학교 건물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수업을 거부하며, 캠퍼스에 대자보를 붙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주장은 좀처럼 공론화되지 못했다. 일부 누리꾼, 정치인, 언론이 ‘폭도’·‘젠더 갈등’ 프레임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학생들은 점점 고립돼갔다. 학생들은 혹여나 공격을 당할까 싶어 바깥에 말 한마디를 쉽게 할 수 없었고, 학교를 오갈 때 마스크를 써 얼굴을 가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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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여성학 연구자들은 왜, ‘여성학과 지키기’ 투쟁에 나섰나 [주간경향] 최근 10년간 페미니즘은 한국사회의 가장 뜨거운 화두다. ‘페미니즘 리부트(재부흥)’라고 할 정도로 페미니즘에 대한 2030 여성들의 관심이 컸다. 여성 혐오 범죄, 권력형 성폭력, 불법 촬영 등 의제도 많았다. 그러나 동시에 백래시(반동)도 심했다. 대학도 그 백래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총여학생회가 줄줄이 폐지됐고, 여성학 강의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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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으로 본 ‘대통령의 자격’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은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확인하고 대통령직을 박탈해 헌법질서를 회복한 의미가 있다. 동시에 이 결정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할 때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어떤 것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다. 이는 계엄 이후 선출될 대통령의 자격이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뜻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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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윤석열 파면으로 본 ‘대통령의 자격’ [주간경향]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은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확인하고 대통령직을 박탈해 헌법질서를 회복한 의미가 있다. 동시에 이 결정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할 때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어떤 것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다. 이는 계엄 이후 선출될 대통령의 자격이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뜻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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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 광장에서 묻는 성별 취재할 때 사람의 성별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배웠다. 기사에는 으레 성별이 기재됐다. 예전엔 기사에 등장하는 사람 중 여성에만 성별을 표기했다고 한다. 남성은 ‘김모씨(28)’로 쓰지만, 여성은 ‘김모씨(28·여)’라고 쓰는 것이다. 여직원, 여판사, 여의사 식으로 직업 앞에 ‘여’를 붙이기도 했다. 남성을 기본값으로, 여성을 특별한 사례로 보는 성차별적 인식이 언론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