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환 챔프 등극 → 16강 달성 → 평창 유치… ‘더반의 행운’ 이어가길

더반 | 조미덥 기자

‘운명의 땅’ 더반을 ‘약속의 땅’으로 만들자.

1974년 홍수환의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등극,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세 가지 스포츠 이슈를 하나로 묶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남아공 더반을 운명의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오전 3시30분 더반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갈린다.

20일 결전지 더반에 입성한 대표팀에 36년 전 홍수환의 투혼이 그대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수환은 74년 7월 더반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 아널드 테일러를 물리치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3년 뒤 카라스키야를 꺾고 4전5기 신화로 WBA 주니어페더급 초대챔피언에 오르기 전의 일. 김기수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세계챔피언이 된 홍수환은 당시 생중계 화면을 통해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외쳤고, 어머니 황농선씨는 “그래 장하다. 대한국민 만세다”라고 화답해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홍수환의 당시 쾌거는 36년을 건너뛰어 태극마크를 단 축구대표팀에 기분 좋은 예감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 축구도 당시 열세로 예상됐던 홍수환이 이변을 일으킨 것처럼 또 한 번의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월드컵 개막전 베팅업체들이 B조에서 16강 진출 가능성이 가장 낮은 국가로 지목했던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나이지리아전을 마치고 국제전화를 걸어 “엄마, 우리 16강 올랐어”라고 환호하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남아공 메일]홍수환 챔프 등극 → 16강 달성 → 평창 유치… ‘더반의 행운’ 이어가길

월드컵 16강의 기운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이어진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년 7월6일 더반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한다.

평창의 도전은 3번째로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16강길을 뚫어 ‘한국 스포츠, 더반에서는 무조건 된다’는 기분좋은 전통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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