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폰으로 찍은 사진? ‘스마트폰 사진 잘 찍는법’ 알려주는 사진기자

올댓아트 이윤정 allthat_art@naver.com
입력2019.07.01 14:18 입력시간 보기
수정2019.07.01 14:22

<권혁재의 핸드폰 사진관>에 실린 매미 사진

허물을 벗는 매미를 본 적 있나요. 길을 가다가 매미의 변신 순간을 맞닥뜨린다면 어떨까요. 찰나의 아름다움을 담고 싶은데 카메라가 없다면? 항상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는 이런 순간을 담을 수는 없을까요.

이 질문에 속시원하게 답해주는 사진기자가 있습니다. 바로 중앙일보 사진기자 권혁재입니다. 바로 위 사진은 그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것입니다. 퇴근길 숲에서 허물을 벗고 있는 매미를 마주친 권 기자는 자리를 지키고 매미를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취재현장에서 쓰는 고가의 카메라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습니다. 카메라 플래시를 켜고 매미의 환골탈태 현장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

책 <권혁재의 핸드폰 사진관>과 저자(오른쪽)|올댓아트 이윤정

권 기자가 휴대폰 사진 노하우를 담은 책을 펴냈습니다. 바로 <권혁재의 핸드폰 사진관>인데요. 저자는 오랜 기간 사진전문기자로 일해온 베테랑입니다. 그는 데카르트를 빌어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할 만큼 사진과 밀접하게 살아왔습니다.

최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저자를 만났습니다. 푸른 빛이 감도는 중절모에 편안한 티셔츠 티셔츠 차림의 그는 DSLR 카메라 대신, 핸드폰 카메라로 카페 구석구석을 담아냈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비롯한 요즘 사람들을 ‘사진 인류’라 부릅니다. 소셜미디어에 실시간으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 그 중심에 ‘사진’이 있기 때문이죠. 이제 ‘사진’은 찍는 행위를 넘어 ‘소통’의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저자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책 <권혁재의 핸드폰 사진관>

저자는 ‘사진 인류’에게 비싼 돈을 들여 장만한 무거운 장비보다 언제나 손쉽게 찍을 수 있는 ‘핸드폰 카메라’가 더 유용한 도구라고 설명합니다. 물론 ‘핸드폰 카메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계적인 성능은 전문가용 카메라보다 뒤떨어집니다. 그러나 재치와 노력을 통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하는데요.

책을 통해 저자는 주변 사물을 이용하는 방법, 포커스를 맞추는 방법, 찰나의 사진에 ‘시간을 담는’ 방법 등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을 기반으로 한 상세한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사진’이란 정확하고 깔끔해야 한다는 관념을 해체하고, 사진이라는 매체의 문법을 새롭게 써내려가는 실전압축매뉴얼인 셈입니다.

저자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책 <권혁재의 핸드폰 사진관>

사진전문가인 그에게도 ‘사알못(사진알지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994년 경향신문 사진기자로 입사하기 전까지 저자는 “사진에 대해 잘 몰랐다”고 말합니다. 20여 차례 낙방 끝에 ‘기자’가 됐지만, 현장에서 만난 사진은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선배들에게 혼나는 일상이 이어졌죠. 필름사진 시절이라 미리 자신의 사진을 확인할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저자는 밤에 홀로 남아 사진을 연구했습니다. 외국에서 사진 전문서적을 공수해 읽고, 선배들의 사진을 훔쳐보고, 밤에는 혼자 테스트를 했습니다. 6개월 수습 기간 매일 밤새다시피 연구한 사진은 지금 그의 피와 살이 됐습니다.

25년 동안 ‘사진전문가’로 살아온 그에게 핸드폰 카메라는 위기이자 도전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자 ‘신문의 위기’가 찾아왔고, 전문사진가들의 영역도 위축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독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누구나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신문에 ‘권혁재의 핸드폰 카메라’ 코너를 연재하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하기 시작했죠.

저자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책 <권혁재의 핸드폰 사진관>

저자는 ‘핸드폰 카메라’ 잘 찍는 방법은 따로 있다고 설명합니다.

1. 핸드폰의 액정을 너무 믿지 말 것.
: 반드시 컴퓨터에 옮겨 액정과 결과물의 차이를 인식하라고 설명합니다. 분명 액정에서는 잘 나온 것 같았지만, 실제로 컴퓨터에 옮겨 실물을 보면 포커스가 안 맞는 사진도 굉장히 많기 때문이죠.

2. 애플리케이션을 깔아서 수동으로 사진을 찍어볼 것.
: 현재 핸드폰 카메라는 자체적으로 ‘자동’모드가 탑재해 있습니다. 그래서 예쁘게(?) 찍히는 듯 보이는 사진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수동 모드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을 깔면 ‘수동’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수동 포커스만 잘 맞춰도 ‘아웃포커스’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3. 배경을 깔끔하게! (사진은 마이너스다)
: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든 ‘사진은 마이너스다’를 유념해야 합니다. 한 장의 사진 속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는 것보다 ‘하나의 이야기’가 있는 게 낫습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사진에서 ‘뺄셈’해보세요.

더 많은 노하우와 핸드폰 카메라 사진은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댓아트 이윤정 allthat_art@naver.com>

사진 기사 더보기

이런 기사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