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난세의 풍운녀’로 돌아오다

-16년만에 TV드라마 출연…강수연-

영화배우 강수연(35)이 16년 만에 TV 드라마에 출연한다. 그가 밤잠을 설치며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한 드라마는 SBS 대하사극 ‘여인천하’. 강수연은 관비의 딸로 자라나 정경부인이 된 난세의 풍운녀 ‘정난정’을 연기한다. 2월5일부터 방송될 50부작으로 연출은 KBS 대하사극 ‘용의 눈물’의 김재형 PD가 맡았다.

지난 15일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강수연은 다이어트 때문에 혼자 점심을 굶었다. 황토색 정장에 간단하게 묶은 머리스타일이 단정했다.

“이 자리가 제 결혼발표자리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사실 저로서는 결혼발표만큼이나 중요한 결정이었어요. 잠못이룰 만큼 고민을 많이 했고 스트레스도 받았죠. ‘정난정’을 맡는 것 때문이 아니라 TV출연 자체를 결정해야 했거든요”

강수연은 1986년 단막극 ‘이화에 월백하고’를 끝으로 영화출연만을 고집해왔다. 최근작은 99년도 영화 ‘송어’. 그러나 KBS에서 준비중인 ‘명성황후’를 비롯해 방송사로부터 끊임없는 캐스팅 제의를 받아왔다.

“며칠전 6회까지 대본을 읽고 결정했어요. 흔히 ‘정난정’을 두고 ‘악녀’ ‘요녀’라고 평하지만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가진 환경에서 처절하게 열심히 잘 산 여자였죠”

대중과 좀 더 친근해지기 위해 ‘TV행’을 결심했다는 강수연은 ‘정난정’을 통해 자신도 대리만족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수연은 고액의 출연료 외에 ‘영화 같은 제작환경’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인물조명에서부터 카메라, 최고급의 의상·분장 등을 요구했다.

사극 ‘여인천하’는 ‘임진왜란’ ‘세종대왕’ 등의 역사소설을 써온 월탄 박종화 선생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중종·인종·명종까지의 정사에 바탕을 두고 ‘정난정’을 중심으로 한 야사를 조화시킨 내용이 담겨질 예정이다. ‘정난정’은 왕족 핏줄이라는 출생의 비밀을 모른 채 서녀로 성장, 우여곡절 끝에 기생이 된다. 그 뒤 실세 윤원형의 첩이 되고 나중에는 정경부인이 된 후 20년간 권세를 누리다 몰락하는 인물이다. 야망을 위해 온갖 음모와 모략으로 정적을 제거하며 윤원형의 정실까지 암살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정난정’에 대한 기록은 단 두줄에 불과하다.

김재형 PD는 “강수연은 가슴에 화산을 품고 있는 배우지만 아직 폭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서 “‘용의 눈물’ 연출 당시에도 이방원의 처 역을 몇번이나 제의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낚싯대를 던지자마자 고기가 덥석 물린 기분”이라며 만족해했다.

▲‘여인천하’이모저모

‘여인천하’ 이모저모지난해부터 기획, 준비돼온 ‘여인천하’에는 이덕화·전인화·박상민·김정은·박주미·이보희·안연홍 등 30여명의 극중 주요 인물 외에 60여명이 출연한다. 이들을 위해 극중 캐릭터에 맞는 의상 1,000여벌이 새로이 제작됐다.

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전인화는 중종의 세번째 왕비로 난정의 막강한 후원자인 ‘문정왕후’를 맡았다. 광대출신으로 사랑하는 난정의 충복이 되는 ‘길상’ 역에는 박상민이 나온다. 박상민은 “13년전 ‘장군의 아들’ 배우공모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강수연 선배와 연인 사이로 출연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길상을 사이에 두고 난정과 연적관계인 ‘능금’은 김정은, 난정의 어린시절 친구로 후에 장안의 최고 명기가 되는 ‘옥매향’역에는 박주미가 출연한다. 난정의 남편인 ‘윤원형’ 역에는 강수연과 나란히 모스크바 영화제 수상자이기도 한 이덕화가 등장한다.

〈김희연기자 eggh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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