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IMT-2000 효용성·대중성이 ‘성공열쇠’

‘이동단말기 보조금을 통한 무차별적 마케팅 전쟁, 사업자간 품질논쟁’. 1997년 PCS 서비스의 등장으로 1999년 말까지 국내 이동통신업계가 2년여 벌여온 피나는 전쟁의 일단이다. 현재는 그 상황이 전쟁터를 IMT-2000 서비스로 옮겨 속편 전쟁을 치르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IMT-2000 서비스는 음성뿐만 아니라 데이터, 이미지, 영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이다. IMT-2000 서비스는 우리 생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서비스가 시장에서 널리 보급되려면 소비자들의 첨단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학습이 필요하다.

IMT-2000의 중요 서비스중 하나로 화상 이동전화서비스가 부각되고 있다. 화상 전화서비스는 이미 1960년대 말 미국에서 시도된 적이 있는 실패한 서비스이다. 기술의 진보에 따라 개발된 서비스였지만, 소비자의 진정한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서비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1998년 11월 시작된 이리듐 서비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10여년의 준비와 50억달러를 투자한 위성을 이용한 서비스는 시작 1년 만에 파산하였다. 이리듐 서비스의 실패요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되나 경쟁 서비스인 이동전화서비스의 급격한 기술적 발전에 따른 서비스 매력도의 감소, 고객의 선호도 판단 착오로 인한 수요예측의 오류로 볼 수 있다.

두 통신서비스 실패의 예에서 보듯이, 통신서비스는 효용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수익성이 보장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이동 음성통신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는 높은 효용성과,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사용하여 공통된 욕구를 쉽게 충족시켜 주는 대중성을 지님으로써 크게 성공하였다.

IMT-2000 서비스는 효용성이 높은 첨단 서비스이지만 대중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IMT-2000과 같은 첨단 서비스가 수익을 올리려면 일반 대중들이 손쉽게 쓸 수 있는 대중적인 서비스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유럽의 이동통신기업의 경우 IMT-2000 사업권 취득에 따른 과다한 경매비용에 대한 우려로 사업권 취득 후 오히려 주가가 내려가는 현상을 보게 된다.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업중 하나가 될 차세대 이동통신사업의 수익성을 현재 시점에서 정확히 예상한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다만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과 투자의 위험관리가 없는 무분별한 경쟁은 서비스의 실패와 자원배분의 심각한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IMT-2000 사업권 획득에 초점을 맞춘 경쟁논리와 냉철한 사업성 분석에 따른 합리성이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

〈안재형/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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